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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by 김영웅

기원


2024년은 그 어느 해보다 망설이거나 머뭇거리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사실이 나에게는 깊은 만족감을 준다. 달라진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살아온 지 십 년이 되었기 때문일까. 성취감도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만큼 후회도 많이 사그라졌다. 다만 무뎌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단단하면서도 예민한 사람이고 싶다. 2025년도 나는 이렇게 모순되는 듯한 기원을 하며 시작한다. 도스토옙스키에게서 배운 모순과 이율배반, 헤세에게서 배운 성찰과 분열과 합일, 이 둘을 모두 하나로 구부려 다중 화음을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 가지 더. 어제 책을 읽고 묵상하며 내 마음에 깊숙이 침투했던 한 가지 희망사항은 '행복을 추구하는 대신 기쁨과 소망을 잃지 않는 것'이었다. 2025년 그렇게 살아내면 좋겠다.


모두에게 만족이 늘고 후회가 줄어드는 2025년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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