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과 복

by 김영웅

평범과 복


가장 멀리하고 싶은 사람은 자기 객관화가 전혀 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자기가 중심에 있다는 확신에 차 있는 자이다. 자기의 생각과 판단과 말을 마치 진리인 것처럼 믿는 이들은 세상의 모든 이치를 터득한 것처럼 행세한다. 놀라운 것은 흔히들 지식인이라고 분류되는 자들 중에도 은근히 많다는 사실이다. 직장에서 이런 이들을 만나면 정중하고 깍듯하게 공적으로 대하는 것으로 관계를 마무리하면 된다. 사적인 영역에서는 노땡큐다.


이들의 특징은 공부를 하지 않거나, 한다고 해도 자기의 주관적인 관점을 강화시키는 매체만을 집중한다는 것인데, 전자의 경우를 무식/무지하다고 볼 때, 후자는 지식의 사유화를 일삼고 점점 더 확증편향에 갇혀 자기 만의 세상 안에 틀어박히는 결과를 낸다.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자들 중 후자의 기여도가 높겠지만, 전자도 돈이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경우 마찬가지 효과를 낸다. 어쨌거나 자기 객관화는 지식의 정도와 상관없이 중요한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대단하다는 걸 알 텐데 스스로 자기가 대단하다는 걸 떠벌리는 자들은 자기 상을 걷어차는 것과 같다. 인정욕구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들은 애정결핍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주로 어느 정도 성공한 자들에게서 이런 사례가 빈번한데,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요한 양식은 타자의 인정과 숭배인 것 같다. 문제는 이들은 점점 더 객관성을 잃어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간신배들만 옆에 득실댈 것이다.


적당하게 먹고살 만한 수준의 경제가 된다면, 주위에서 자기보다 더 성공한 자들이 많은 상황에 놓인 자가 어쩌면 가장 복을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범하기 쉽지 않은 인생에서 가장 평범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 자기만의 목소리로 아름다운 노래를 하면서 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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