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수건에서 물끼가 나올 만큼 꽉 짜 봐

by 이제이

살다 보면 한두 번 큰 일을 겪을 때가 있다.
수능처럼 큰 시험을 치르는 일, 결혼, 출산, 취업, 내 집 마련 등…
어디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이겠는가.

그럴 때는 잠이 부족해도, 쓰러질 것 같아도,
견디고 참고 버티며 그 고비를 넘으려 한다.
정말이지 마른 수건에서 물끼가 나올 만큼 꽉 짜내듯,
안의 모든 에너지, 아니 영혼까지 갈아 넣는 듯한 노력을 기울이는 순간이 온다.

모두에게 19세는 찾아오지만, 모두가 수능을 치르지는 안 듯 태어나고 죽는 건 같으나 그 사이 마주하는 장벽의 크기와 높이는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험준한 에베레스트를 넘어야 하고,
누군가는 단 한 번의 넓이뛰기만으로도
뜻밖의 큰 행운을 거머쥐기도 한다.

이렇듯 답도 없고, 형평성도 어긋난 세상에서
단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후회하지 않기 위해,
또 기왕이면 더 잘 살고 싶기에
말라가는 마음에 한 줄기 감성을 적셔 넣으며
오늘을 버텨낸다.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아마도 아래에서 언급할 세 가지 아닐까가 싶다.

첫째, 해낼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

보이지 않지만

아직 내 안에 힘이 남아 있을 거라 믿고

다시 앞으로 걸어 나가는 용기

둘째, 쓰러지지 않고 버티는 힘.
마른 수건이 마지막 한 방울을 내어줄 수 있는 건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한 방울의 수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내 안에 살아 있는 생명력은
끝내 한 발짝 더 앞으로 내딛게 한다.

셋째, 내게 주어진 길이니까 지켜야 한다는 책임과 묵묵한 헌신.
삶은 공평하지 않지만,
각자에게 맡겨진 길만큼은 책임지고 끝까지 걸어내야 한다는 다짐
그것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삶은 결코 쉽지도, 공평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오늘을 살아내는 이유는 단순하다.

믿음을 붙들고, 버팀으로 하루를 견디며,
묵묵한 헌신으로 길을 지켜내는 것.

그렇게 오늘도 마른 수건에서 물끼가 나올 만큼 꽉 짜내며
마음을 쥐어짜고, 내일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딛는다.

그러니 어서 걸음을 옮겨,
메마른 마음을 적셔줄 그 집으로 가자!

밥. 집밥 있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