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나를 위해 글을 써본다. 그동안 이사도 하고 아이는 돌도 지났다. 내내 커갈수록 나에게 다가오는 아이를 맞이하고 또 맞이하느라 바쁘고 여력이 없었다. 돌 지나서 받은 영유아검진엔 의사가 아이의 발달이 느리다며 나에게 훌륭한 엄마되기를 꾸짖었고 조리원동기 모임만 가면 우리 딸이 모든 행동에 늦어 걱정이 앞섰다.
엄마는 항상 가해자가 될 뿐이었다.
내 그림들은 이것저것 여러 시립미술관과 특별 전시에 걸렸지만 한번도 나는 가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얼마간 가보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우리 딸은 걷는다. 왜이렇게 걸음이 늦냐며 오만 소리를 듣다가 이제서야 잘 걸어다닌다. 얼마나 고되고 피곤할까. 내 삶도 너무 고되다. 그래서 이렇게 선택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도대체 생각할 시간조차 없는 나에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