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의 순서

이별을 막을 수가 없었기에

by 윤김

달팽이가 느려도

거북이가 느려도

우리는 아무 말하지 않는다

느림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사랑이 늦게 왔다

덕분에 이별이 먼저 왔다


이별은 사랑을 비난했다

"네가 늦은 거야. 내가 빠른 게 아니야."


사랑은 무슨 말인지 몰랐다

이별이 먼저 온 것이 무관하다 느꼈다


사랑이 빨리 왔다면

이별이 늦게 왔다면

사랑은 혼나지 않았을까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나서야 사랑이었다 깨닫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내게 해줬던 말들, 눈빛, 몸짓 등이 뒤늦게서야 사랑으로 다가와 나를 한없이 흔들 때가 있습니다. 이미 그 사람은 내 옆을 떠나갔고 나는 잡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사랑보다 이별이 먼저 왔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먼저 왔고 이별이 늦게 왔다면 우리는 달라졌을까요? 우리는 결국 헤어졌고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이별이 먼저 와 마음 다해 사랑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할지라도 그래도 사랑이었는데. 우리가 헤어진 지금, 무엇이 우리에게 더 남았나요?


영원을 약속하자는 그 뻔한 말을 맹목적으로 믿으며 미래의 우리들의 모습을 그리며 우리들의 시간을 다독였던 그때와 그 사람의 진심마저 의심하게 되며 달콤한 거짓말을 믿은 나 자신을 뒤늦게 후회하는 지금의 모습이 무엇이 다른가요?


지금 내 옆에 네가 없는데.



죽을만큼 사랑한 내 자신이 바보였단 것을 안다.
분명히 후회없이 사랑하자 다짐하였는데 원망이 든다.
내게는 운명이었으나 너에게는 단순한 약속이었던 우리.


헤어지자,끝내자,그만하자
=
좋아해,사랑해,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