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의 말

by 윤김

눈동자에 모든 말을 담지 말아줘요

조금은 빈틈을 보여줘요

그 빈틈 사이로 이야기를 채워 줄게요


가릴 수 없는 순수의 빛

눈동자가 건네 오는 깨끗한 호기심

아무리 가려도 당신의 눈동자는 검은색


얇은 눈꺼풀로는 눈동자의 말을

무거워 버틸 수가 없네요


스르르 감겨버리는 두 눈

눈을 감아도 당신은 새어 나오네요


옅은 보조개로

오물조물한 입술로


오늘은 당신의 말들을

나의 눈동자에 담아 놓을게요

다음에 찾아오세요


봄비가 그치기 전에

내 눈을 바라봐 주세요



눈은 마음의 거울이라고 합니다. 특히 맑은 눈, 맑은 눈동자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심성이 깨끗하며 곧고 정직합니다. 어제, 오랜만에 맑은 눈동자를 가진 사람을 만났습니다. 눈이 좋지 않아 비록 렌즈를 꼈지만 그 사람이 주는 깨끗한 눈빛은 진실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눈을 볼 때면 저 또한 마음의 깨끗해지고 편안해짐을 느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그렇게 많은 말이 필요할까요? 수많은 단어들을 골라 선택하고 본인이 내뱉은 말의 무게를 감당하고 그것이 악용이 되어 거짓말을 하게 되고. 말은 분명히 필요한 것이나 생각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필요한 말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봅니다. 눈이 주는 언어, 눈동자에 담긴 말들이 우리의 감정을 대신 말해주기도 하니까요. 논리적인 생각이나 의견, 이론 사이에서도 눈을 섞어 말하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전달이 잘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상대방과 깊은 교감을 하고 있다면 눈빛만 봐도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겠죠.


어제의 그 사람도 눈에 많은 말을 담은 사람이었습니다. 의도하지 않아도 감정이 눈에 드러나며 자신에게 있어 꾸밈없이 드러낼 수 있는 사람.


가장 자연스러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당신의 눈동자를 듣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