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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루츠캔디 Mar 26. 2024

체스는 최고의 장난감

#캐나다이민,#캐나다영주권,#육아,#캐나다,#교육

또 다시 작은 아들 이야기 이다.

큰 아들도 곧잘하지만 작은아들은 체스를 잘 둔다.

5살 때 한번 룰을 알려주니 곧장 6살이 되던 해에 왠만한 성인을 마셔버리고, 7-8살이 되면서 플레이가 상당히 고급으로 변하더라. 9살인 지금, 솔직히 일반대상 누구와 겨뤄도 이길 수 있는 아이이다. 500조각 퍼즐도 앉은자리에서 한번에 무섭게 다 맞춰버린다.


재.

아들은 솔직히 스스로의 특성을 인지하고 있다.


3살때 데이케어에 가서 보아도 한번도 가르쳐준적 없는 소근육활동을 정교하게 할 때, 캐나다의 우리 선생님은 나에게 아이의 싹쑤를 알아본다 말해 주셨고, 나는 뭐 그러거나 말거나 건강하게만 커다오 했었다. 여기는 캐나다이고 캐나다에서 한국아이들은 모두 천재일거야라고 한편 생각하기도했다

 물론 안다, 아이가 별난 것. 그러나 머리가 뛰어난것은 어디에 가도 장점이 될리 분명하니 어린시절만큼은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려 노는 것을 더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고 또래관계에 힘썼다. 어른이 되면 이런 사람은 여차하면 외로와질테니.


또래 아이들도 모두 안다. 내 아들에 대해 알고 그들의 말을 그들의 엄마를 통해 전해듣는다. 어쩜 그렇게 너희 아들은 잘하냐며.  자신들이 풀수 없는 문제를 모두 다 가뿐히 풀고, 놀이할 때도 저 아이랑 놀면 복잡해지고 재미있어진다는 걸. 그래서 모두 그 아이와 함께 놀고 싶어한다. 인종이나 부모출신과도 아이의 사회성이나 자신감은 아무 상관없음을 내 둘째 아들을 보며 배운다.


하지만 이제 4학년, 조금 머리를 쓰려고한다.

스스로도 경험을 통해 아는거다.

상대의 헛점이 무엇이고 간파한 상황을 어떻게 내 것으로 돌릴지를...

머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쓸수 있도록 부모가 가이드를 잘 해줘야하는 건 알고 있는데, 내가 부모에게 가이드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뛰어난 아이를 어떻게 끌고 가야할지 혹은 밀어줘야할지 잘 모르겟다는 것이 솔직한 입장이다.


나의 어린시절 경험을 떠올린다.

유치원 그리고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우리는 아이큐검사를 비롯한 상당한 검사라는 것을 해마다 거듭한 그런 세대이다. 각 학년마다 선생님은 나에 대해 우리엄마와 의논하길 원했고, 엄마는 항상 사실을 부정했다. 모두 장삿속이며 그런거 저런거 다 들어줄 필요없다고. 냉정하게 깍뚝짤라 결론부터 말하면 엄마 말이 맞다. 분명 나를 예쁘다며 발레시키려던 선생님도 장삿속이었고, 아이큐검사를 징검다리로 특수교육을 제안하던 센터도 장삿속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엄마의 직감과 인투이션을 닮은 것같다.다른 엄마들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햇을까. 주변을 보니 자신의 아이가 혹시라도 갖고 있을 천재성의 발견과 입시만을 위해서라도 주변의 검사란 검사는 속속들이 받아주고 날마다 차 뒷자리에 태어 이 센터 저 센터 돌아다니던데 우리엄마는 왜 모든 것을 극구부정햇을까. 내가 튀는 꼴을 불편해했다. 나르시시스트라 자신보다 내가 돋보이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너무 모르고 서포트해줄 시간과 에너지가 없어 내가 제발 무난하기만을 바랬던 나의 엄마.


그리고 내게 니가 내 딸이라는게 항상 신통방통하다던,

늘 미안하고 고맙다며 말하던 젊었던 내 엄마...


그때 사람들의 제안에 이리 휘청 저리 휘청대며 갈피를 못잡지만 그 모든것이 나에게는 솔찬한 기회가 되 어린시절부터 내가 정규교육이외에 자기계발의 기회를 가졌더라면 지금의 나와는 다른,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알고 맘껏 펼쳐갈 수 있는 내가 되지는 않았을까


그때의 내 엄마처럼, 나는 둘째 아들의 또 그 우수한 성적표를 어김없이 이번학기도 마주하게 될 까 한편으로는 걱정이다. 내가 뭘 해줘야 아이를 위해 도움이 될까


아동학 전공자 이기도 한 나로서도 남들과 조금 다른  아이를 가이드해주는건 사실 부담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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