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돼지우리

by 후루츠캔디

2022년 5월, 우리 집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다. 팬트리는 뒤엉켜 있고, 아이들 방과 거실, 주방 선반은 물건들로 터질 듯 넘쳐났다. 그야말로 돼지우리.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 속에서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아마도 이 꼬라지야말로 진짜 ‘사람 사는 집’의 흔적일지 모른다. 정리되지 않은 공간이 오히려 나를 숨 쉬게 했다. 실금실금 웃음도 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