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stay in Minneapolis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오래 고민한 것은 호텔이었다. 섬세한 성향의 유부녀가 호텔방을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않다.
먼저, 숙소를 선택하기 전, 예약사이트의 작은 칸에 숙박 인원을 차례대로 입력했다. 성인 2명, 어린이 2명. 그리고 어린이 둘의 나이...
그 숫자 몇 개 뒤에는 사실 꽤 복잡한 가족의 성향이 숨어 있다.
먼저, 가족의 성향을 말하기 전에, 여행을 떠난 자가 숙소에 묵을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하는 사항은 바로 '여행자의 동선'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여행 첫 날, 우리의 목적지는 Bloomington 지역이었으므로, 도착일과 그 다음일을 위해 이 지역에서 먼저 2박을 예약하기로 폭을 좁혔다. 여행 3일 차 일정은 다운타운 근처였으니까 3박째에는 다운타운 근처에 예약을 하기로 했다. 예상치 못한 도로 위 눈보라때문에 하룻밤이 더 늘어나 결국 네 밤의 숙박이 완성되었다.
여행 중, 호텔을 옮겨다니지 않는, 한 곳에서의 4일간의 숙박이 여타 예약조건을 고려해 편리할 것 같지만, 이는 예약하는 그 순간에만 국한된다. 왜냐하면 막상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동선 상의 비효율성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호텔이 예상치 못한 리노베이션 중이라던지, 너무 낡았다든지 얼마든 변수가 존재할 수 있음을 고려해서이다. 어차피 차로 다니는 여행이라지만, 동선을 관리하지못하면 시간과 에너지가 허투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큰 도시에 관광을 가면, 숙소가 다운타운에 근접할 수록 Parking fees 를 따로 받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 확인할 중요한 점은, 호텔 비즈니스의 로케이션 상, 대로 옆에 위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방음에 신경쓰고 있는 지를 예약 시, 혹은, 짐 풀기 전 확인하는 것이다. 북미의 호텔들은 대형 체인이 동네 허름한 모텔 혹은 호텔을 개조해 리노베이션 해서 손님에게 방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된 집을 소유한 적 있는 사람은 모두 알다시피, 방음과 냉난방 유지에는 항상 창문틀이 변수이다. 밤에 자동차 소리가 얼마나 올라오는 지 여부가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만큼, 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소음이 심하다면, 다른 방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나는 청각자극 그리고 촉각 자극에 예민하며, 아이들 역시 작은 자극에도 쉽게 피로해진다. 큰 아이의 경우, 나처럼 소리에 민감해 작은 소음에 한번 깨면, 다시 잠에 들기 힘들어하며, 촉각에 민감한 작은 아이는 이불의 감각, 건조함에 깊은 잠을 자는 것을 힘들어한다. 남편은 시각적인 환경에 예민하다. 그리고 우리 넷은 모두 청결하고 깨끗한 , 편안한 침대와 욕실을 원한다.
여행이라는 것은 낮 동안에는 세상을 향해 열려있지만 밤이 되면 결국 잠자리라는 작은 공간으로 수렴된다. 그 작은 공간이 편안하지않으면 다음날의 여행도 조용히 망가지기 쉽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나와 남편은 호텔을 고르는 데 꽤 많은 시간을 썼다.
여행에서 호텔이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밖에서 하루종일 걷고, 낯선 도시를 지나며 쌓인 피로와 긴장은 밤이 되면 조용히 한 곳에 모인다. 그 때 방이 불편하면 그 피로는 다음날까지 남는다. 그리고 그 작은 불편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사람의 기분을 터뜨리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가족의 성향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편이다.
청결해야하고, 방음이 잘 되어야하고, 아침식사가 괜찮은 호텔이어야한다. 그 정도의 준비만 되어 있다면 낮동안은 얼마든지 많이 걸어도 괜찮다.
호캉스를 목적으로 하는 여행이라면 화려한 호텔을 고르는 것이 즐거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족 여행이 목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북미의 중소도시에는 대도시처럼 눈부신 호텔이 많지 않다.
'감성을 이해하는 실리주의자' 정도 되는 나의 성향과 이 곳의 특성을 고려, 별 3개 반 정도 되는 페밀리 호텔 혹은 4개 정도 되는 조용한 비즈니스 호텔을 선택했다. 그 정도의 호텔이면, 대체로 청결하고, 조식이 제공되고, 잠자리가 무난하기 때문이다. 페밀리호텔의 경우에는, 조식제공이 빵빵한 반면 수영장이나 짐 등 부대시설이 다소 위축되어있고, 비즈니스 호텔의 경우 그 반대이므로 여행 계획에 따라 섞어 예약하면 벌써부터 만족스런 여행이 예감된다. 물론 같은 별의 호텔이라도 지점마다 리노베이션여부에 체감 만족도는 크게 달라진다. 어떤 곳은 주차비가 포함되지 않은 곳도 있었고, 아침식사비용을 내야 가능한 곳도 있으니, 비용면에서도 꼼꼼히 따지는 과정을 감행했다.
잠자리 다음으로 내가 고려했던 사항은 조식구성이었다. 저녁 식사는 거의 하지 않지만 아침은 풍성히 먹는 내 평소 에너지 대사에 맞춘 계획이었다. 아침 테이블에서 와플과 팬케이크, 따뜻하게 데워진 번과 스튜, 머핀 그리고 과일들과 소시지와 베이컨, 쥬스와 요거트를 접시에 가득 담아 몸에 열을 채우기로 계획했다. 여행 중 식단은 그 날의 기분을 결정하기도 한다.
예민보스 가족들이 함께 떠난 여행이니만큼 로케이션, 호텔의 품질 (청결, 소음관리, 그리고 부대시설), 아침식사... 이 세 가지 요소가 지켜진다면 낮선 도시에서도 꽤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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