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북쪽 사람얼굴을 한 북쪽 도시의 첫인상

The feeling of small Midwestern towns

by 후루츠캔디

출발하자마자 위기를 만났다.


영상 10도, 깨끗하던 고속도로가 순식간에 폭설과 폭풍에 휩싸였다. 바람이 문제라 우리 차 앞과 뒤가 눈보라에 전혀보이지 않는다. 북미 프레리 지역의 고속도로는 빅릭이 많다. 우리차 약 50 미터 앞을 달리던 커다란 컨테이너 트럭의 맨 위 모서리 한 켠 만을 의존해 2시간여를 달렸다. 눈보라 속에서, 그것이 유일한 길잡이였다. 나는 눈바람이 부는 북쪽이 아닌, 반대편 남쪽으로 달리고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걸었다.

앞차와의 간격만 유지하면 된다.
옆 차선에는 차도 거의 없다.
앞 트럭의 끝 꼭지...저것만 보며 달리자.
뒤에서 오는 차는 어쩔 수가 없다.
그저 정속보다 조금만 아주 살짝만 느리게 달리자.


우리는 과연 온전하게 목적지에 다다를수 있을까?...



2시간쯤 지났을까, 하늘의 도움으로 날이 개었다.
마침내 매니토바 최남단 캐나다 국경에 도착하게 되었다.

요즘 들어 경비가 삼엄하다고 소문난 미국 국경을 별 탈없이 통과해, 그랜드폭스, 파고를 지나 미네아폴리스에 도착하는 동안 다행히도 날씨가 개였고, 중간 중간에 긴장도도 낮추고, 몸도 스트레칭하며 약 7시간의 주행이 지속되었던 것 같다.


미국에 갈 때 마다 느끼는 놀라운 사실은, 말이 통하는 나라라는 것이다. 하하. 캐나다와 미국의 공용어는 모두 영어이다. 한국에서 살던 사람이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면 가장 처음 느끼는 것이 바로 언어장벽, 그로 인한 일상 속 고립감과 좌절감인데 반해, 어딜가도 나의 언어가 통한다는 사실은 미국 방문때마다 느끼는 감동적 상황이다. 크고 작은 문화적 차이와 정치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옆 어디를 봐도 여행지의 언어가 내가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지역의 언어와 같다는 것은 내 지평을 자연스레 확장해준다. 영어에 능통하다는 것은, 어디에서든, 심지어 한국에서도 커다란 매리트로 작용한다. 애들에게 영어와 북미식 사고, 그리고 Common law에 기초한 사회구성을 가르친다는 것에 자부심이 발동하던 구간이다.

넓은 평야. 아무리 중부라도 미국은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중부의 너른 평야는 캐나다나 미국이나 똑 같다. 우리가족이 캐나다로 온 지 3년여쯤 지나 에드먼튼-사스카툰- 그리고 위니펙으로 연결된 중부 대평원을 횡단하는 자동차를 달리며 캐나다에 펼쳐진 평야를 보고 이 너른 광야에 놀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제는 그 때 만큼, 북미의 광활한 대륙이 그리 압도적일리는 없다. 인간의 감각은 영리하다. 한 번 놀란 풍경은 두 번째에는 더 이상 놀랍지 않다.




높은 건물들이 멀치감치 보이며, 미네아폴리스에 도착했다는 신호가 눈에 들어왔다. 미국도로는 캐나다도로와 다르게 킬로미터를 쓰지 않고, 마일을 쓰기 때문에 운전자입장에서 헷갈릴까, 나는 도로가 바뀔때마다 매번 마일을 킬로로 변경해 소요시간을 계산하며 도로를 달렸다. 다만, 언제부터 주행단위가 킬로미터에서 마일로 바뀌는 지, 혹은 마일에서 킬로미터로 바뀌는 지에 대한 단위표식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약속이라도 한 듯, 정속으로 달리는 도로 위 친구들이 '오, 그래?' 싶었다.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미 도시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이 있겠지만, 내가 볼 때, 도시는 생각보다도 조용했다. 그러나 이 조용함 뒤에는 놀라운 사실이 있다. 미네아폴리스는 미국 내에서 상당히 중요하면서도 특수한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시이다. 3M, Best Buy, Target 같은 미국 기업의 '본사'가 이 도시에서 태어났다. 산호세나 샌프란시스코처럼 밴처문화가 풍부해 화려하고 경쟁적이지는 않지만, 안정된 대기업과 학교, 전문직이 주측을 이뤄 중산층의 입지가 두텁고 안정적인 '조용조용히 부내나는 대도시' 중 하나이다. 서버번에 부자들이 몰려사는 미국의 타 대도시들과 달리, 이 곳은 애초에 계획하에 설계된 도시로서, 이너시티 안에도 부유층이 거주하며, 상업지구와 주택지구가 공존함에도 소득수준과 도시 쾌적도가 상당히 높다. 한인 사회에 소문이 나지는 않았지만 미국 북서쪽,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된 대기업과 학교, 전문직이 도시를 지탱하는 이 도시는 시끄럽지 않게 분명 잘 사는 도시였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이다.

미국에서는 대단히 북쪽에 속하는 도시인 미네아폴리스이지만, 캐나다사람인 내가 그 도시에 가니, 우리가 사는 캐나다보다 남쪽에 온 것이 분명함이, 체감기온이 약 10도정도 높았다. 내가 캐나다에 사는 동안 추위에 상당히 적응되어 있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영상 10도 안팎의 기온에는 아무리 찬바람이 불어도 반팔티셔츠 한장 혹은 오프숄더 티셔츠 한 장으로 강다리를 누비는데 별 무리가 없었으니...


높은 언덕위에 오래되었으나 고급 주택들이 있고,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져있으며, 공원이 도시 곳곳을 감싸고 있었다. 아주 화려하지는 않아도 적당히 단정하여, 반쯤 캐나다의 행정수도 오타와 같고, 반 쯤은 매니토바주의 제 2도시 브랜든 같은 곳.

그것이 내가 만난 미네아폴리스라는 친구의 첫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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