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에 앞서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인지 그것부터 찾아야 하는데, 성공의 정의를 내리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 또한 나의 특성인 것 같다.
한때 나에게 성공이란 ‘이름’이었다.
인쇄된 내 이름.
번역가로 [OOO 옮김] [옮긴이 OOO] [자막 OOO]하고 증표의 문자를 남기고 싶었다.
그것이 나를 근사하게 꾸며줄 것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이 명품 백을 메는 심리처럼, 나는 내 이름으로 나를 메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한때는 멋있는 이름에 대한 탐도 컸다.
번역 일을 했지만 내 이름이 붙어 나간 일은 없었다.
다만 한동안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되는 번역을 한 적이 있는데, 나중에서야 그 나름대로 멋진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과는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 엄마가 나에게 한 말 중에 기억나는 건 하고 싶은 일 하고 ‘결혼은 늦게 하라’는 것이었다.
단둘이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 동안 엄마가 한 말인데, 고단한 결혼생활에서 나온 사골같이 깊은 한마디였다.
분명 엄마가 나에게 바란 건 성공은 아니었고, 그저 나로서 잘 살길 바랬다고 생각한다.
아빠는 장사도 잘하고 돈도 잘 벌었지만 돈에 대해 알려준다거나 혹은 장사는 힘드니 대학 나와서 책상에 앉아하는 일을 해라든지, 어떤 말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
아빠의 큰 목소리가 무서워 거의 피해 다녔기 때문에 내가 듣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아빠 자신이 평생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굳이 알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내 파트너에게 성공이란 돈이다. 어릴 적부터 가난의 불편함을 겪은지라 진로 선택의 나침반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었다.
돈으로서 좋은 차를 사고 안락한 생활을 얻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베풀어 그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나에게 성공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이 유독 어려운 것은 왜일까.
성공이란 단어의 이미지가 너무 돈 떼가 묻은 것 같고 물질적 요소가 강하게 느껴진다.
돈만 많아서는 성공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폭싹 속았수다>의 부상길이 돈은 많이 벌었겠지만 그의 삶이 성공했다는 생각은 안 든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 필요성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느끼고 돈이 만드는 풍요로움을 향유하고 싶다. 그런데도 돈만 많아서는 무언가가 부족하다고 여겨진다.
우주선 발사가 성공했다.
실험이 성공했다.
제작에 성공했다.
이런 예시들은 긍정적 인상을 준다.
이 예시의 공통점은 결과 앞에 노력과 고통이 쌓여있다는 것이다.
부의 획득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그렇다.
그런 노력과 고통을 견디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계속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
조용하지만 단단한 어떤 삶의 방식,
그 삶의 방식을 완수해 내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성공일까?
그런데 애초에 개인의 삶에 성공이란 가치를 꼭 결부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다 같이 성공의 중요도를 낮췄으면 하는 게 나의 개인적 바람이다.
당신에게 성공은 얼마나 중요합니까?
당신의 부모님에게는 성공은 어떤 의미였나요?
당신의 동료들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타인이 바라는 성공과 자신이 바라는 성공, 그 둘 사이의 연관성이 있나요?
<에니어그램의 지혜. 3유형 연습문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