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2009/08/27 13:39

by Hong Sukwoo


델리스파이스 1집에 챠우챠우라는 노래가 나왔을 때, 분명 실시간으로 알고 있었지만 아직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한국 인디 힙합에 더 빠져 있었다. 내가 산 첫 외국 음반이 나스 Nas 1집이었고 지금도 가지고 있는 걸 보면, 누구도 보여주지 않은 공책에 랩과 라임 같은 것을 끼적이고 있던 것을 보면, 분명 그때는 힙합이었다.

챠우챠우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좋아했다.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고 해도 들리는 너의 목소리. 단순한 기타 루프와 몇 마디 가사 반복일 뿐인데 이리 사람의 마음을 흔들다니. 그 노래를 다음에 어디서 들었던가, 조승우와 이나영 주연의 영화 <후아유>였나. 이나영은 참 좋아하는 배우다. 조승우도 그렇지만. 그 영화를 보고 그들의 젊음을 본 기분이어서, 이십 대에 막 들어선 나의 마음도 두근거렸다.

누군가 그랬다. 챠우챠우는 사랑 노래가 아니라고. 평론가들의 개소리에 대한 노래라고. 아무리 막아보려고 해도 들리는 것은 연인 혹은 옛 연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평론가들의 소음이라면서. 사랑 얘기로 들었던 이들을, 슬며시 비웃었다.

그러면 어때. 델리스파이스가 진짜로 평론가들에게 얘기한 거라고 해서 뭐가 다르냐고. 나에게 이 노래는 그렇게 들리지 않는다. 설령 그게 맞더라도, 노래가 생명을 얻는 것은 부르는 사람의 목소리가 듣는 사람의 귀로 들어와 머릿속에 박히는 순간까지다.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반복된 가사는 들을 때마다 휑한 마음에 생채기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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