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치 미츠루 최신작들의 아쉬움

2010/09/21 13:52

by Hong Sukwoo


어제 <크로스 게임 Cross Game> 완결편을 봤다. 단행본 기준 보통 20권이 넘는 아다치 미츠루 Adachi Mitsurus 작품 특성상, 서둘러 마무리 지은 느낌이 들었다. 요즘 그의 작품이 인기가 없다는 방증일까. 예쁜(그러나 어릴 때 죽은) 소꿉친구, 겉보기엔 남자답지 못하며 야구 재능은 감춘 남자 주인공, 재능도 있고 다혈질이고 알게 모르게 남자 주인공을 좋아하는 소꿉친구의 여동생. 그의 캐릭터가 비슷한 건 수십 년째 그렇지만, 그 캐릭터들로 다른 스포츠 만화에 없는 여백과 성장을 그린 게 아다치 미츠루인데. 2000년대 들어 그의 최근작들을 보면 <에이치투 H2>로 정점을 찍고, 점점 내림세를 그리는 모습이 선명하다.

아다치 미츠루 만화는 <터치 TOUCH>에서 뼈대를 잡고 <러프 ROUGH>에서 한층 발전한 다음 <에이치투>에서 완성되었다, 고 생각한다. <터치> 이전 작품에서 보기 어렵던 여백의 미가 <러프>와 <H2>에선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들어갔다. 그 후 권투만화 <카츠 KATSU!>는 <H2>의 벽을 넘기 벅찬 작품이었고 그 연장선의 최신작, <크로스 게임>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았다. <에이치투> 시대를 겪지 않은 어린 독자를 의식해서일까? 고시엔(갑자원)이 등장하는 야구만화 특성상 등장인물들은 고등학생이지만 중학생처럼 그렸다. 기존 작품 페이스보다 빠른 전개가 늘었지만, 그만큼 여백의 미는 줄고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기 어렵다.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만화를 즐기는 팬이라면, 진작 다른 만화를 찾았을 것이다.

최근 그의 작품에 이 분위기 - 줄어든 여백의 미와 아다치답지 않은 빠른 전개, 얼렁뚱땅하고 개연성 부족한 결말 - 가 지속한다는 것은 우려스럽다. 얼마 전 첫 단행본이 나온 <큐 앤드 에이 Q and A>는 솔직히 반쯤 보다 말았다. 90년대부터 그의 만화를 봤다면 '올드팬'이라고 하기엔 어린 편이겠지만, 다시 <H2> 시절 그의 만화가 주는 느낌을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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