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Sinclair
어떤 알고리즘의 연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난주 유튜브에서 만난 하나의 영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영상은 1주일 내내 제 머리와 가슴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려대학교 응원단의 응원영상입니다.
응원 전체 영상도 아니고 2분 남짓한 짧은 응원의 모습인데 너무나 큰 울림과 감동으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몇일을 이 영상에 빠져있다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왜 나의 가슴이 이토록 뜨거워졌는지…
그것은 화려한 응원 퍼포먼스도 웅장한 응원곡의 멜로디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응원곡의 가사였습니다.
1. “우리의 함성은 신화가 되리라”
[들어라 보아라 그리고 기억하라]
기억하라 우리의 붉은 함성을
들어라 보아라 그리고 기억하라
들어라 그대여 보아라 그대여
기억하라 우리의 붉은 함성을
아아아~ 외쳐라 하늘이 듣도록
아아아~ 뛰어라 땅이 울리도록
단순하지만 힘이 있고 조용하지만 강렬한 단어들입니다.
화려하지 않고 절제된 단어들이 함께 결합하여 뜨거운 힘을 만듭니다.
하늘이 듣도록 외치고, 땅이 울리도록 뛰라는 메시지!
현명하고 스마트해보이기 보다는 단순하고 무식해보이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청춘에게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외치고 뛰려면 얼마나 간절하고 벅차오르는 가슴이 필요할까요?
아쉽게도 해를 거듭할수록 작아지는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뜨거움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말이었습니다.
2. “잊고 있었던 가치”
또 하나의 응원곡인 ‘민족의 아리아’에는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민족의 아리아]
타오르는 자유
나아가는 정의
솟구치는 진리
민족의 힘으로
자~지축을 박차고
자~포효하라 그대
조국의 영원한 고동이 되어라
‘자유’, ‘정의’, ‘진리’, ‘포효’ 이 얼마나 아름다운 단어들입니까?
하지만 요즘은 이런 표현을 잘 쓰지도 듣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야하는 이들에게는 비현실적이고 실용적이지 못한 개념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더욱 서글픕니다. 대학 시절이야말로 충분히 이런 가치들을 공부하고 토론하고 가슴에 심을 수 있는 때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대학생들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어른들, 선배들의 잘못입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미디어를 가득 채운 부정적인 뉴스들 틈에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보석같은 가치를 만났습니다. 잠시 잊고 있었을 뿐 사라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식은 가슴을 다시 뜨겁게 할 수 있는 저만의 방법을 만났으니까요.
잊지 맙시다.
우리의 가슴이 뜨거웠던 때를,
그리고 언제든 다시 뜨거워질 수 있다는 것을!
From. Your Dem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