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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국 Jan 30. 2024

뻘짓

날적이 일상

뻘짓의 사전적 의미는 '아무런 쓸모가 없이 헛되게 하는 짓'이다. 지난주부터 매달려있는 일이 그렇다. 순도 100프로의 뻘짓.


이 뻘짓을 지시한 상위기관은 더 위에서 애매모호한 지시를 받았고, 그 지시를 이행했다는 보고서를 쓰기 위해 뻘짓이 필요했다. 그래서 아랫 기관들을 모아 뻘짓을 해달라 지시를 하는데. 문제는 아무리 좋게 포장하려해도 그 일의 본질은 뻘짓이라는데 있다. 이 일에 연루된 모두가 이것이 뻘짓임을 알기 때문에 하기가 싫지만, 보고서를 채워야 하고, 이행 실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꾸역 꾸역 뭔가를 한다. 많은 이들은 이 일에 성의를 쏟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다.


그러나 윗선의 지시에 죽는 시늉이라도 하는 한 사람은 조금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책임감에 뻘짓을 부풀린다. 숫자와 수식어로 부풀려진 뻘짓은 겉보기에 그럴싸 하여 저쪽 위에 계신 분이 받아보는 보고서는 썩 맘에 든다. 그러나 실상은 뻘짓이기때문에 실행이 제대로 될 수 없다. 결국 계획은 거창하지만 결과는 보이지않는 뻘짓이 되는데, 그냥 잘 잊혀지는게 베스트다. 이 뻘짓 이거 어떻게 됐냐고 누군가 꺼내드는 순간 많은 이들이 다시 자괴감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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