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음향 관련 일들을 한다.
언제부턴가 그게 뭐든 잘 잊어버리는 편인 나는
지난번 작업을 기억해 내며 눈 감고도 할 수 있다는 표정과 손놀림으로 진행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습관처럼 긴장이 옆에 앉는다.
일종의 척이니까.
김사월의 업떤 라이브 촬영은 소리에 매우 섬세한 귀를 가진
뮤지션의 걱정에서 시작하여 감사 인사로 끝이 났다.
앤티크 한 가구들과 오브제들로 채워진 작고 예쁜 촬영장은
전에 그곳에 살았을 누군가를 상상하게 했다.
촬영을 준비하는 과정과 라이브를 시작하기 전 호흡을 가다듬으며
집중하는 김사월의 모습이 꾀나 인상적이었다.
최낙타의 촬영 장소는 햇살이 환하게 들이치는 스튜디오.
밝고 넓고 적당한 온도와 습도의 집에서 느껴지는 어색함.
두 번째 만나는 촬영팀과 약간의 친분에서 느껴지는 조금의 편안함.
최선을 다하고 적당한 끝을 잘 알고 있는 최낙타.
글 만으로는 참 심플한 작업처럼 느껴지지만
현장에서 원테이크 라이브로 연주를 하는 뮤지션도
보기 좋은 순간을 영상으로 담아야 하는 촬영 스태프들도
그 소리를 실수 없이 녹음해야 하는 나도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현장에서 많은 전문가들과 작업하다 보면 초라해지기 일쑤다.
내가 아는 것 들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나만의 속도를 생각한다.
by koo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