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라는 사람들 중에는 데이터와 정보를 위주로 미국 증시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이들이 이렇게 하고자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의사결정이라는 것을 명료하고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해서 하고 싶기 때문이다. 게다가 명료하고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해서 내린 의사 결정은 고객에게 설명할 때도 수월하다. 그래서인지 몇몇 전문가들은 데이터와 정보를 위주로 미국 증시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올 초에 나타난 폭락장 때에도 필자 주변의 몇몇 사람들은 필자가 V자 반등의 시작 전후부터 완성까지 '역사적인 운율'을 이야기했는데도 데이터와 정보가 빈약하다며 계속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들의 반응은 지극히 합리적인 반응이다. 투자에 대해서 깊이 이해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누군가가 깊은 이해를 통해 느껴본 '역사적인 운율'을 이야기할 때 '단순한 개인의 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입장 바꿔서 생각해 봐도 누군가가 역사적인 운율을 이야기하는데 필자가 단 한 번이라도 고민해 본 적이 없는 분야와 내용이라면 필자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증시를 판단할 때 데이터와 정보를 위주로 판단하면 안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투자자는 시장에 질질 끌려다니게 된다. 생각해 보자. 미국 증시는 심리적인 곳이며 역사적인 운율에 따라 작동한다. 그런데, 이런 미국 증시에서 데이터와 정보를 위주로 판단하는 투자자에게 충분한 데이터와 정보가 적시에 들어올까? 그럴 리가 없다. 누군가가 먼저 얻은 데이터와 정보는 대부분의 경우 '뒤늦게' 충분하게 알려진다. 이와 같은 이유로 미국 증시를 판단할 때 '역사적인 운율'이 아니라 데이터와 정보를 위주로 판단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반드시 시장에 질질 끌려다니게 된다.
미국 증시를 판단할 때에는 데이터와 정보를 위주로 판단하면 안 된다. 미국 증시는 역사적인 운율에 따라 움직이고 '구체적인 이유'라는 것은 언제나 '나중에' '뒤늦게' 알려지기 때문이다. 번개가 먼저 치고 천둥은 언제나 뒤늦게 몰려온다. 그리고 미국 증시의 움직임은 역사적인 운율에 따라 움직이는 번개와 같기에 투자자는 천둥에 근거해서 거래할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번개를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