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앞전의 글에서도 여러 번 밝힌 바 있지만, 버블은 단지 완성되기에 무너진다. 버블은 가격이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비싸져서 지금 사면 가까운 미래에 비싸게 팔기 어렵겠다고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본능적으로 걱정할 때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기술 기업이 재무적으로 위험해져서 버블이 무너진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것은 버블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시각이다.
물론 필자는 이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에 대해 이해한다. 닷컴 버블 당시, 버블이 무너지기 시작할 즈음에 재무적으로 위험한 상태였던 기업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사람들이 걱정하는 바와 같이 당시에도 순환 출자가 유행했는데, 통신사와 통신 케이블을 설치해 주는 기업들 간의 순환 출자가 있었다. 한마디로 닷컴 버블이 무너지기 시작할 즈음에는 재무적으로 위험한 상태였던 기업들이 많았다.
그러나 재무적으로 위험해져서 버블이 무너진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인과 관계를 혼동하고 있다. 재무적으로 위험해지는 기업이 많아져서 버블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버블이 정점을 찍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이 강렬했으며 그것이 기업들을 무리하게 만들면서 재무적으로 위험하게 만들었던 것이 팩트인 것이기 때문이다. 독감에 걸리면 열이 나지만, 열이 난다고 해서 독감에 걸린 것은 아니다. 재무적 위험을 버블 붕괴와 연관 짓는 전문가들은 열이 난다고 해서 바이러스 검사도 해보지 않고 무조건 독감으로 진단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재무적으로 위험해진다고 해서 버블이 붕괴한다고 진단하는 것은 어리석다. 버블은 사람들의 집단적인 심리가 도취감에 이르면서 정점을 찍게 되는 광기인데, 광기는 일반적인 사고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많은 전문가들은 '건전한 재무 상태'라는 일반적인 사고로 이러한 광기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면 버블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다. 버블은 심리적인 현상이므로 재무가 아닌 심리로 진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