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모먼트' : AI가 신기한 장난감에서 돈이 되는 무언가로
앞전의 글 <시장이 걱정의 벽을 세우고 있습니다>에서 필자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 바가 있다.
시장은 타고 오를 걱정의 벽을 세우고 있다
주식시장을 둘러싼 격언 중에는 "강세장은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Bull markets climb a wall of worry)"는 유명한 말이 있다. 평온하게만 올라가는 시장은 없다. 시장은 작년 4월부터 '트럼프의 관세'라는 걱정의 벽을 타고 올랐으며, 상당히 많이 올라왔기에 더 타고 오를 걱정의 벽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시장은 지난 몇 년간 기술주와 비 기술주의 forward P/E가 비슷해지는 지점에서 상승 전환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줘 왔다. 따라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최근의 시장을 둘러싼 여러 가지 우려들에 크게 동요하지 말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근의 변동성을 훌륭한 추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앤트로픽발 충격으로 미국 증시가 하락장(고점 대비 15% 넘게 하락)을 진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으며, 오히려 시장은 기대치를 낮추는 과정을 통해 더 높이 타고 오를 걱정의 벽을 쌓고 있다고 주장했다(물론 아주 낮은 가능성으로 하락장을 진행하게 된다면, 이에 대응하는 내용의 글을 써볼 생각이다). 그러나 필자는 앞전의 글에서 앤트로픽이 미국 증시에 가져올 수 있는 엄청난 긍정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앤트로픽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에 충격을 준 방식
몇몇 전문가들은 앤트로픽발 충격 당시에 방송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기업들이 앤트로픽의 AI 서비스를 이용하면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기가 쉬워지기 때문에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한 것입니다." 아주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지만, 이는 반쪽짜리 답변이다.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익 모델이다.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에게 직원의 숫자만큼 과금을 했다. 쉽게 말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의 직원이 100명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00명분에 해당하는 요금을 기업에게 과금했다. 그런데 앤트로픽이 새로 내놓은 AI 서비스는 사무직 직원의 숫자를 줄일 수 있을만한 상당히 충격적이고 신선한 것이었다. 이전까지의 AI 서비스가 사용자가 입력하고 출력물을 받아내는 단순한 방식이었다면, 앤트로픽이 내놓은 새로운 AI 서비스는 마치 사람처럼 알아서 마우스를 움직여서 작업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기업들이 사무직 직원들을 줄여도 된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신선한 AI 서비스였다. 결과적으로 직원의 수대로 과금을 하며 이전의 비즈니스 모델로 꿀을 빨던 소프트웨어 기업들 입장에서는 매출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공포감이 형성된 것이었기에 소프트웨어 기업들 위주로 큰 폭의 하락이 나왔으며 미국 증시는 흔들렸다.
앤트로픽의 긍정성
그러나 필자는 앤트로픽이 새로 내놓은 AI 서비스를 보면서 유레카를 외쳤다. 이것이 바로 2022년 말부터 2026년 초까지 풍부하게 존재했던 " AI 서비스가 돈이 되냐? "라는 회의론을 잠식시키는 시발점이 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2022년 말부터 이제까지 적지 않은 사람들은 AI 서비스가 정말 돈이 되는지를 의심했다. 물론 AI 서비스의 유료 버전이 있긴 했지만 그것의 본질을 따져보면 인터넷 시대의 일반적인 '구독 서비스'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이전의 AI 서비스는 인터넷 시대의 연장선에서 나온 극한의 고급 서비스처럼 여겨졌으며, 큰돈이 될 가능성을 사람들에게 가시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앤트로픽이 이번에 내놓은 AI 서비스는 사람들의 인식을 점차 바꿀만한 신선한 것이었다. 기업에서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는 노동자들을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의 AI 서비스는 사람들에게 AI 서비스가 돈을 못 버는 것이 아니라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각인시키기 시작한 상징적인 AI 서비스인 것이다.
'앤트로픽 모먼트'가 미국 증시에 미칠 영향
그렇다면 '앤트로픽 모먼트'는 미국 증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앤트로픽 모먼트 이후에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사람들의 기대감은 점점 강해질 것이다. 이와 함께 사람들의 집단적인 심리는 '도취감'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AI 버블이 자라나는 속도는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다.
왜 이렇게 되는 것일까? 바로 앤트로픽의 AI 서비스가 'AI 서비스가 돈이 되냐'는 회의론을 가시적인 증명을 통해 박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뉴턴의 머리 위에서>에서 계속 이야기해오고 있지만, 사람들은 원래 새로운 세상에 대해 정신줄을 놓지만 기술 혁명이 정말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면서 큰돈을 버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쉽사리 정신줄을 놓지 않는다. 그러나 기술 혁명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면서 큰돈을 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점점 새로운 세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정신줄을 놓게 되며 집단적인 심리는 도취감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버블은 정점을 향해 자라난다. '앤트로픽 모먼트' 이후의 AI 서비스는 바로 이 가시적인 증명을 통해 사람들의 회의론을 제거할 것이기에 사람들의 집단적인 심리는 도취감을 향해 점점 이동하게 되고 버블이 정점을 향해 자라나는 속도는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게 된다.
닷컴 버블 당시에도 '앤트로픽 모먼트'와 같은 사건이 있었다. 바로 '넷스케이프 모먼트'였다. 넷스케이프의 상장(1995년)을 전후로 해서 사람들은 인터넷이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광고를 통해'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해' '글로벌 시장 개척을 통해' '24시간 작동을 통해' 큰돈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넷스케이프 모먼트' 이후에 '인터넷이 돈이 되냐?'는 사람들의 회의론은 점점 사라졌으며 사람들의 집단적인 심리는 도취감으로 이동했다. 필자는 닷컴 버블을 가속화시켰던 '넷스케이프 모먼트'처럼, '앤트로픽 모먼트'도 AI 버블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판단한다.
앤트로픽은 독이 아니라 보약이다
이번 주에 글로벌하게 많은 사람들이 앤트로픽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파괴하는 것을 걱정했다. 그리고 몇몇 만성 비관론자들은 미국 증시를 상승시켜 온 AI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개콘이 따로 없다.) 그러나 필자는 앤트로픽을 미국 증시를 폭락시킬 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버블이 자라나는 속도를 가속화시킬 보약으로 보고 싶다. 앤트로픽의 AI 서비스는 'AI가 돈이 되냐?'라는 회의론을 가시적인 증명을 통해 잠식시키기 시작한 상징적인 AI 서비스인 것이기 때문이다.
* 본 콘텐츠는 필자의 미국 증시에 대한 견해를 공유하기 위한 교육적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특정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행위를 권유하거나 자문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투자에는 위험이 수반되며, 투자 판단 및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