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보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관계를 줄이고 나를 돌보며 깨닫는 인간관계의 본질.

by 유심희

외향적인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었다. 모임의 중심에 서서 사람들을 웃게 하고, 대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그래서 그런 사람이 되려고 애쓰기도 했다. 내성적이면 어딘가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지던 시절이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게 곧 ‘사회성’이고, 그것이 곧 ‘능력’이라 여겼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그런 노력들이 조금 버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회식 자리에 끝까지 남았고,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 내 생각과 다른 의견에도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맞장구를 쳤다. 누군가의 뒷담화가 오갈 때도 어색한 공기를 피하려 괜히 웃으며 호응했다. 절친하지 않은 사람의 경조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하며 ‘성의 있는 사람’이 되려 했다. 그렇게 타인을 중심에 두고 살다 보니,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점점 비어갔다.


요즘은 세상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한때는 인간관계를 잘 쌓는 것을 능력이라 여겼지만, 이제는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이 더 높이 평가된다. 예전엔 다수의 의견에 거스르지 않으려 애쓰거나, 그 다수를 이끌려는 사람이 ‘리더’라 불렸지만, 이제는 혼자서도 자신만의 속도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존중받는다. 나 역시 그 변화를 겪으며 깨달았다.


외향적인 사람을 부러워하던 이유는 ‘나답게 사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결국 인간의 삶의 목적은 행복이며, 외향적인 사람은 외향대로, 내향적인 사람은 내향대로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간다. 중요한 것은 타인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어울리는 균형을 찾는 일이다.


요즘 ‘시절인연’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떤 인연은 그 시기엔 깊고 뜨겁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서서히 멀어지기도 한다. 억지로 붙잡으려 애쓰기보다, 그 순간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면 충분하다. 결국 인생의 길은 나 혼자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 길 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마음을 빼앗기기보다, 내가 지금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지, 내 마음은 어떤 상태인지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 세상의 요구와 목소리 속에서도 나만의 중심을 지키는 시간, 그 시간이 진짜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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