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도 황희두 Oct 16. 2019

[황희두의 청터뷰(43)] 청년 '신경환' 편

"광고를 통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난 청터뷰 모아보기 : https://brunch.co.kr/magazine/youthterview


이번 주인공은 오늘날 청년들이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거 같다고 말한다. 과거 본인도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운동을 통해 극복한 후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광고를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이번 주인공 청년 '신경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한 카페로 향했다.


타인의 눈치에서 벗어난 후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청년 '신경환' 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2학년이고요. 작년에 1년 휴학을 했고 지금은 청년문화포럼 마케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지금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처음에 광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중학생 때였어요. 그때 교과서에서 '당신이 쓰는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라면서 키보드와 손을 치아 모양으로 배치한 지면 광고를 봤어요. 꽤 유명한 광고였는데 그걸 보면서 저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막연히 광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대학생 때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작년에 1년을 휴학했어요(웃음). 저희 학교 광고홍보학과는 기업 중심의 교육을 하는 학교라서, 영리 기업의 광고를 만들고, 광고는 돈을 벌 수 있어야 하고, 광고인은 언제나 을이고, 광고주에게 잘 보여야 하고 이런 이야기를 많은 교수님들께서 하세요. 저는 회사 자체 존립의 이유가 돈이 목적일 수 있지만 돈을 벌게 해 준 사회에 환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건 기업 존립의 목적은 '수입 창출'이며 그것이 아닌 이상 기업이 있을 필요가 없다. 기업이 있기에 광고가 있고, 그렇기에 광고는 철저하게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는 걸 대학에 와서 배우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공익 광고도 결국 자본주의에 휘둘리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생각이 많아지셨을 거 같네요. 

"당시 '이 사회에서 좋은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내 꿈이 실현될 수 있나?' 이런 의문을 많이 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광고에 흥미를 잃었어요. 휴학을 하고 청년문화포럼 마케팅위원회에 들어오게 된 건, 청년문화포럼이 비영리 단체잖아요. 제가 1학년 때 배운 광고나 마케팅은 영리 위주의 자본주의의 산물인데, 비영리단체의 마케팅은 뭘까 궁금했어요. '내가 생각했던 걸 실현할 수 있는 단체인가?'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제가 들어오기 전에 했던 위안부 크라우드 펀딩을 보면서 이런 게 내가 생각했던 마케팅, 광고가 아닌가 생각해서 들어온 거죠. 사실 복학 전 까지만 해도 자퇴나 전과를 생각했는데 마케팅위원회에 들어온 게 복학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해요. 마케팅위원회에서 영리와 비영리가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어떻게 보면 광고나 마케팅이 영리의 산물이지만 '목적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애초에 제가 광고를 하고 싶었던 목적은 '좋은 영향을 사회에 주고 싶다'라는 거였는데, ‘내가 그 생각을 계속 유지하고 무엇인가를 만들고 활동하면 누군가에겐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어느 정도 들고나니 다시 복학할 마음이 들었어요. 덕분에 지금 얌전히 학교를 잘 다니고 있습니다(웃음)."


광고 마케팅 분야의 장/단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일단 어떤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광고나 마케팅은 제가 뭔가 기획을 하거나 만들어낸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그게 영리 목적이든 비영리 목적이든 그 사람들의 생각이나 인식에 변화를 준다는 거잖아요. 제 인생에 있어서 그런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쾌감이나 즐거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이라면 언제나 '을'이라는 점이에요. 우리나라는 공익 광고를 만드는 데가 kobako 하나밖에 없어요. 외국은 자유롭게 만드는 반면 우리나라는 국가 소속의 공익광고협의회에 들어가도 정부라는 갑이 있고, 광고 회사를 들어가든 마케팅 회사를 들어가든 부서 소속이든 광고인이나 마케터는 시키는 대로 해야 하죠. 제품이나 상품이나 기업의 요구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그 사람들과 합이 맞아야 역량을 표출할 수 있는 거라고 봐요."


광고를 통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신경환 씨


저도 자유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상명하복, 수직적인 구조'에 이미 익숙해진 한국인들이 많은 거 같아요. 각자 자발적으로 원하는 걸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다가 저도 실패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는 공산주의 자체는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똑같이 일을 하고 누군가의 강압 없이 우리부터 으쌰 으쌰 하면 좋은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이상적이고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누구나 편하고 싶고, 안 하고 싶고, 아무것도 안 해도 돈이 들어왔으면 좋겠고, 돈 많은 백수가 모두의 꿈이잖아요. 그런 모순을 생각해보면 자본주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있어요(웃음). 그런데 청문포가 처음에 추구했던 게 공산주의였던 거 같아요.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보자는 느낌이었는데, 김일성은 결국 자기가 이끌어나가고 독재를 해서 결국 오늘의 북한이 먹고살지만 희두 님은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 않았던 분이었고, 그렇기에 다 같이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던 건 당연한 결과 같아요. 저는 공동체에 어느 정도 누군가가 이끌어가는 최소한의 울타리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굳이 자본주의와 비교하자면) 벽이 엄청 높고 탄탄한 벽이 세워져 있는 느낌이라면, 저는 그 중간이 딱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군가는 넘나들 수 있는 울타리 정도의 느낌이요. 울타리 속에서 이게 '도덕이고, 윤리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하는 것이다'라는 걸 인지한 사람들은 그 울타리를 안 넘을 거고, 그럼에도 넘어갈 사람은 넘어가서 벌을 받겠죠. 국가라면 울타리는 어려울 수 있지만 ‘단체라면 가능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나 지나친 방목은 많은 부정적인 것들을 초래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이런 건 안 되고, 이런 건 되고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이런 울타리 정도는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포럼에도 정관이 있잖아요. 그런데 포럼인들은 그걸 잊고 살다가, 갑자기 정관 이야기가 나오면 그거에 얽매이는 거 같아요. 저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길 바라는 거지 하나하나 따지고 싶진 않아서 쓸데없는 정관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 울타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타협점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굉장히 많이 공감 가는 내용이네요. 평소에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결국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칠 때도 있을 거 같아요. 고민이 많을 거 같습니다.

"요즘 진로 고민을 하고 있긴 해요. 취업을 하게 되면 기성세대와의 부딪히게 될 텐데 저는 제 성향 자체가 기성세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웃음). 취직하면 머리가 하얘지는 게 아닌가 생각해서 창업을 하고 싶어요. 하지만 창업을 하려면 어느 정도 그 분야에 지식이 있어야 하고, 그러면 결국 취직을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더 고민이 많아요. 가능하다면 제가 그 사회를 만들어가면 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아직 기성세대의 힘이 세고 저처럼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제 주변에도 많지 않아요. 굳이 그거에 반해서 거슬러서 올라가려는 사람도 많지 않은 느낌. 마음 같아서는 일도 제 방식대로 하고 싶고,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수직적인 구조와 상관없이 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그 사람들이 비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다면 효율적인 방향으로 추구해보고 싶어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주체적으로' 바꿔 나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주변에서는 그렇게 하면 '너만 힘들다'라고 말해요. 결국 회사를 계속 옮기게 될 거고, 인간관계도 안 좋아지고, 그렇게 되면 30,40살이 되고 남는 게 없다는 식으로 부정적인 이야기만 듣다 보니까 이제는 내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아직은 취업을 안 하는 게 맞는 건지 부딪쳐보는 게 맞는 건지 여러모로 고민 중이에요. 아직 2학년이니까…(웃음)."


저와 굉장히 비슷한 성격이시네요(웃음). 살면서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이나 경험이 있다면.

"저는 독립적인 사람이라서 영향을 받은 ‘사람’은 없는 거 같아요(웃음). 고집도 굉장히 세고 제 주장을 이야기했을 때 상대방이 그건 아니지 않냐고 하면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대야 받아들여요. 부모님 말씀도 잘 안 듣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사람보다는 책에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책을 고등학생 때 500권 넘게 읽었다고 자신할 수 있을 정도로 도서관에서 살았거든요. 쉬는 시간, 점심시간 내내 도서관에 가 있었어요. 친구들도 제가 없으면 저를 찾으러 도서관으로 바로 올 정도로 책을 엄청 좋아했어요. 지금도 좋아하고요. 특히 인문학 책을 읽으면서 가치관이 변했어요. 중학생 때만 하더라도 돈을 많이 버는 게 좋아 보였는데 고등학생 때 인문학 책을 접하면서 많이 변했어요. 인문학 책 중에 그런 내용들이 많아요. '니가 죽을 때 뭘 가지고 갈 거냐?’ 제가 읽었던 한 책에서 ‘당신이 죽으면 당신이 영향을 끼친 사람들만 남을 것이고, 당신의 생각만이 남을 것이다’라는 내용의 구절을 읽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아, 누군가가 내 영향을 받아서 변하고, 그 사람이 다른 곳에 영향을 주고, 그러면 내가 세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 같아요. 인문학 책을 통해서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영향을 받은 부분은 자존감이에요. 저는 어릴 적부터 공부를 곧잘 잘하는 편이었는데 그 이유가 부모님께 칭찬받고 싶어서였어요. 좋은 성적을 받으면 나한테 더 관심을 가지는 거 같고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수동적인 사람이었는데 고등학생 이후 책을 읽으면서 그게 다가 아닌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나를 위한 삶이 뭘까', ‘내가 남을 위해 살았을 때 나한테 남는 건 뭐지?’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동시에 내 행복이 결국 모두의 행복이 아닌가, 내 인생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건데 나는 나를 저버리고 주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게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됐어요. 점은 나에게 찍혀 있어야 하는데 남에게 무수히 많이 찍혀 있다는 걸 느꼈고, 그 후로 저를 중심으로 살면서 자존감도 많이 올라갔어요. 그 전에는 상대방의 한 마디에 일주일이나 생각할 정도로 상처를 받았는데, 지금은 남들이 무슨 말을 하든 다 까먹어요. 심지어 제가 한 말도 기억을 못 해요(웃음). 그 정도로 많이 변한 데에는 책 영향이 컸죠. 그래서 주변에 책을 많이 권하는 편이에요."


추천할만한 책 혹은 영화가 있나요.

"박웅현 작가님의 <여덟 단어>라는 책을 추천드려요. 그 책이 점을 저에게 찍어야 한다는 걸 알려준 책이에요. 강연 관련 책이라 쉽게 읽히고, 그분의 강연 관련된 책이 4~5권이 있는데 최고입니다. 오늘은 헤르만 헤세 <데미안>을 읽었는데 너무 감명 깊어서 또 읽고 싶어요. 만물이 인간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상, 선과 악이 공존한다는 사상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요즘 인문학 책은 다 똑같은 말만 해요. 고등학생 때 500권 중 100권 이상이 인문학 책이었을 텐데, 그래서 요즘 인문학에 더 질려 있는 상태예요. 아무튼 <데미안>은 요즘 인문학 책과는 너무나 다른 새로운 영향을 준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했더니 반응이 별로더라고요. 저는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남들이 뭐라 해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요즘 일상에는 만족하시는지

"제 인생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시기예요. 왜냐하면 원래 우울증과 불면증을 달고 사는 사람이었거든요. 고등학생 때는 우울증이 정말 심했거든요. 그런데 남 눈치 안 보면서 살기 시작하니까 확실히 편하더라고요. 최근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건 운동이에요. 열심히 운동하고 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 같은 근자감이 생겨요(웃음). 뭘 하든 재미있고 그러더라고요. 친구 만나는 거도 재미있고 혼자 있어도 재미있어요. 과거엔 억지로 하는 일이 많았다면 지금은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정말 많아요. 청년문화포럼도 제가 하고 싶은 거고 학교 행사도 광고 관련된 일인데 그것도 광고 스펙을 쌓기보다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했어요. 그 과정에서 정말 좋은 동료들을 얻었고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된 게 정말 좋아요. 수업도 창업과 관련된 것들을 듣는데, 거의 대부분 실습 위주고 교수님들도 열정이 있으세요. 학생 창업이 쉽지 않은 일이다 보니 서포트를 많이 해주고 싶어 하시거든요. 그런 열정을 보니까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확실히 하고 싶지 않은 공부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게 정말 큰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오늘날 청년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는 거요. 사실 취업도, 스펙도 남을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힘든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지금 하는 학교 행사도, 청년문화포럼도 스펙일 수는 있어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스펙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하고 싶지 않은 걸 하면서 스펙을 쌓으려고 해요. '그걸 왜 해?'라는 질문을 했을 때 '다들 그렇게 하니까'라고 답변을 많이 듣는 거 같아요. 그러다 보면 ‘누가 어디 회사 취직했대, 이런 스펙이 도움이 됐대’라는 말들을 듣다 보니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 거 같아요. 물론 저도 그런 시기를 겪었고요. 그래서 청년들이 힘들어하는 건 그런 이유 같아요. 저는 '하고 싶은 걸 해서 그걸로 결과물을 냈을 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 저도 주변 사람들에게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하는 편이에요. 스스로에 대한 깊이를 만들다 보면 그건 누구에게나 눈에 띌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주변 압박이 심하니까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게 보여서 마음이 아프죠. 윗사람들, 부모님, 주변 친구들, 교수님 눈치까지 보게 되는 거요. 저는 그게 피곤하다고 생각해서 애써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 말라고 주변에 많이 이야기하는데 깨우치는 친구도 있고, 끝까지 얽매여 사는 사람들도 있어요. 결국 남 눈치를 봐서 힘든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진부한 답일 수 있지만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말을 책에서 본 적이 있어요.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에 행복이 잡히지 않는 거라는 말이요. 저는 옛날부터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우울증이 있었기 때문에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 행복이 뭔데? 그게 하루 종일 들떠있는 상태야?’라고 물었더니 그건 조증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나니 ‘그럼 행복한 건 뭔데? 모든 게 만족스러운 거야?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라는 질문이 꼬리를 물었죠. 아직도 답은 찾지 못했는데, 어쨌든 행복을 찾으려면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걸 버려야 할 것 같아요. 언젠가는 버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죠."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서로에게 관심을 끄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이것도 역설적인데 각자 자기가 잘 살면 좋은 사회라고 생각하거든요. 뭐 그렇게 남 사는 거에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한테 너무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젊은 세대는 남들 눈치를 너무 많이 안 봤으면 좋겠고. 남들이 한다고 다 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면 나만의 빛이 나는 거고, 그걸 기성세대들은 존중해줬으면 좋겠는 거죠. 저는 어른들이 하는 가르침 말고, 그들이 살아온 지혜가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 주변 어른들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게 참 아쉬워요. 어른들이랑 1대 1로 깊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끔 그런 지혜를 듣는 경우가 있는데, 대화 속에서 제가 찾아내야 해요. (고정관념인지는 몰라도) 어른들은 뭘 자꾸 알려주고 싶어 하고 가르쳐주고 싶어 해요. 배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나 봐요. 그런데 사실 어린 사람 입장에선 어른들이 진솔한 본인 이야기를 할 때 많은 걸 배운다고 생각하거든요.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 더 깨닫는 게 많은데 그러지 않다 보니 '꼰대', '진부한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되는 거 같아요. 그런 점에서 어른들이 조금 더 솔직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이야기, 가르칠 거리만 이야기하지 말고 조금 더 자신의 이야기를 청년들에게 들려주는 그런 거요. 그래서 인문학 중에서도 강연 관련된 책이 좋았던 게 그냥 책으로 쓴 이야기는 다 똑같잖아요. 그 이유인 거 같아요. 책도 가르침 있는 것만 전달하려는 것이요. 강연은 자기 에피소드도 이야기하다 보니 조금 더 쉽게 확 와 닿는 게 같은 맥락에서 그런 것 같아요."



<신경환>

-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 청년문화포럼 마케팅위원장

@instagram : 0404_hoans


(좌) 필자 / (우) 신경환


※ 청터뷰는 특정 정치, 종교, 기업 홍보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물론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분은 나올 수 있지만, 절대 홍보 목적은 아닙니다) 평범한 대학생부터 각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한 청년까지 구분 없이 '모든 청년'의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그렇기에 개인 프로필을 인터뷰 하단에 배치하였다는 점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각 분야에 있는 청년들이 어떤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있는 그대로의 청년 문화를 들여다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