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도 황희두 Jul 10. 2019

[황희두의 청터뷰(42)] 청년 '서윤아' 편

"혐오와 차별없는 유튜브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지난 청터뷰 모아보기 : https://brunch.co.kr/magazine/youthterview


요즘 우리는 '1인 크리에이터의 시대'를 살아가는 중이다. '박막례 할머니'부터 '띠예'까지 거의 전 연령대의 크리에이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이점은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만연한 가짜 뉴스와 혐오, 차별 콘텐츠들이 바로 그것이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너무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들은 많지만 여기에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번 주인공은 혐오와 차별 없는 유튜브 세상을 꿈꾸며 직접 방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청년 '서윤아'님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대구로 향했다.



ⓒ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청년 '서윤아' 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하면서 유튜브를 하고 있는 26살 서윤아입니다."


어쩌다 지금의 길을 걷게 되었고 콘텐츠는 어떤 걸 올리시는지

"제가 어릴 때부터 사람들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고 상담해주는 것도 좋아했어요. 누군가를 관찰하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래서 늦었다면 늦은 나이지만 심리학 자격증이 따고 싶어 졌고, 국가 자격증을 따려면 심리학 학사 졸업장이 필요하다고 해서 부모님과 상의 후 직장을 그만두고 심리학 공부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 혐오 단어가 많아지기 시작했잖아요. 최근에는 더 심해졌고요. 그런 걸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어린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졌고, 전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채널 이름은 달빛 Radio입니다."


사실 지금 혐오, 차별 콘텐츠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그들에 맞선다는 게 참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인터넷에서 그 사람들이 저를 욕한다 해도 무섭지 않은 이유는, 어차피 현실에 나가면 대부분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작은 전자기기 안에서 저를 욕한다고 해도 그렇게 신경 쓰이진 않아요. 저는 얼굴을 드러내고 영상을 올리는 사람이고 자극적이기만 한 영상을 올리는 사람이 아니라서 현실에서 당당할 사람은 저잖아요. 제가 똑똑한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혐오, 자극적인 콘텐츠로 조회수를 올리려는 사람보다는 좋은 영향을 주는 거 같아요. 제가 영상을 올리자마자 피드백해주시는 게 어머니예요. 가족 포함해서 많은 친척들과 친구들까지 모두 제 영상을 보기 때문에 영상 올리기가 조심스러워요. 그래서 제가 틀린 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익명 뒤에서만 숨어있는 그들의 찌질한 모습에 기죽을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제가 하는 말들이 오랫동안 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모 크리에이터한테 저격을 당했다고 알고 있는데 신경은 안 쓰이는지

"솔직히 재미있어요(웃음).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 영상을 보라고 했는데, 그 사람 썸네일 자체가 대부분 비판이 아니라 '비난'만 가득한 동영상이잖아요. 그래서 대부분 보기 싫어하더라고요. 사회생활에 바쁜 사람들은 유익한 영상만 보려고 하지 혐오만 가득한 동영상은 제목과 썸네일부터 거르잖아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해주는 말이, 그들은 스스로 '자멸'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해요. 본인들 흑역사 본인이 유튜브에 박제하는 거잖아요.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저격당하는 걸 보니 내가 맞는 말을 했고, 그 사람이 나한테 열등감 느껴서 그러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왕 저격할 거면 닉네임을 거론했으면 좋겠어요."


유튜브를 시작하고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심리 공부하면서 느낀 건 아이들에게 가정환경, 그러니까 부모님의 보살핌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어릴 때는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그리고 사람들이 '영화는 영화로 봐라. 예능은 예능으로 봐라.'라고 하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그게 영화로만, 예능으로만 보기에는 어린아이들에게 영향이 많이 간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언행이라든지, 특히나 누구나 쉽게 접하는 유튜브에 있는 자극적이고 혐오스러운 콘텐츠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아주 어린 사촌 동생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도 유튜브를 자주 하거든요."


ⓒ 누구나 쉽하게 접하는 유튜브에 자극적이고 혐오스러운 콘텐츠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한다


살면서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이나 경험이 있다면.

"솔직히 저는 남에게 영향을 받는 사람은 아니에요. 20대 초반에 우울증이 한 번 온 적이 있었는데, 3개월 동안 집 앞 슈퍼도 안 나갔어요. 그걸 극복하고 난 후에는 행복이라는 게 먼 것도 아니고, 행복의 기준을 크게 잡지 않아도 된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뭐든지 긍정적이게 생각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아직 어린데 또래에 비해 여러 질병과 사고를 경험했고, 그러면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걸 느꼈거든요. 영향을 받았던 경험은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사이가 많이 멀어졌던 경험이에요. 물론 지금도 연락 안 하고요. 오해로 인한 싸움이었어요. 그때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저를 이해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아무리 설명하고 설득해도 이해를 안 하더라고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요. 오해라고 설명을 해줘도 믿지를 않았어요. 아예 들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상황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물을 대상, 비난할 대상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 경험 덕분에 지금은 제 말을 들어주지 않는 사람에게 스트레스 받아가며 설명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러면 저만 손해거든요. 그냥 '그래 너는 그렇게 생각하렴~'하고 넘어가요. 물론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면 그 사람이 틀린 행동을 한다면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해줘요. 내 소중한 사람이 어디 가서 비난받는 건 싫으니까요. 사실 그래서 일부 혐오 영상만 찍어대는 유튜버들이 짠해요. 그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걸 말해주는 주변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거잖아요.


요즘 일상에는 만족하시는지

"네 정말 만족해요.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와 유튜브를 한다면 몸과 마음이 다 힘들 텐데, 부모님께서 제가 하고 싶은 걸 지원해주실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직장이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고 저를 억압하지 않은 채로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저희 가족은 항상 저를 믿고 기다려주거든요. 심리 공부하는 것도 배우면 배울수록 재밌고, 유튜브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청년들이 힘들어하는 이유

"청년들이 힘든 이유를 한 가지 단어로 말하기는 정말 힘든 거 같아요. 여러 가지 제가 모르는 요소들도 많을 테니까요. 현재 사는 것,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까지 모든 게 다 '일'이라고 생각되는 거 같아요. 안타까워요. 아까도 말했지만 행복이라는 걸 너무 멀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소한 것도 행복이 될 수 있는데 말이죠. 방송이나 sns를 보며 그들과 본인을 비교하지 말고 본인만의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삶이 화려하다고 해서 모두 행복할 거라는 보장은 없고, 그들의 삶이 풍족하다고 해서 덜 풍족한 우리가 열등한 건 아니니까요."


ⓒ 방송이나 SNS를 통해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본인만의 행복'을 찾길 바란다는 청년 서윤아님


소확행이란 말도 등장한 거 같은데 혹시 추천할만한 책 혹은 영화가 있나요.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추천해요. 살다 보면 좋은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 영화가 그걸 제일 잘 나타내 주는 거 같아요. 주인공이 정말 순수해서 그 순수함으로 저를 씻는 느낌도 들고요. 되게 잔잔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라서 보면서 마음이 치유가 되고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본인의 장단점 하나씩 꼽아보자면.

"장점은 긍정적인 성격인 거 같아요. 긍정을 본인의 장점이라고 꼽는 사람이 많겠지만 저는 누구보다 긍정적이라 생각해요. 얼마 전에 화상 수술도 했고, 허리 디스크 수술, 꼬리뼈 금이 가기도 했고, 교통사고도 당해봤고, 어디 담에서 떨어져서 얼굴 반도 갈려봤고, 엄청 많이 다쳐봤어요(웃음). 돌아보니 다 지나가는 일이더라고요. 자연스레 제 자신이 긍정적으로 변하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면 민망하긴 한데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단점은 계획을 안 세워놓으면 불안한 성격이에요. 그래서 뭘 할 땐 계획을 반드시 세워야 하는 성격이에요. 계획한 것을 다 이루지는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무엇을 하기 전에 무조건 계획을 세워서 피곤하기도 해요."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저보다 어린 친구들한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아직까지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걸 많은 사람에게 증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사실 유튜브를 통해서도 그렇지만 하고 싶은 말은 딱 2가지가 있어요. 세상은 좋은 사람이 더 많다는 것과, 행복의 기준을 너무 크게 잡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올릴 영상이기도 한데 좋은 사람이랑 맛있는 밥 한 끼 먹는 거 자체가 엄청 큰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인터넷에서는 남녀가 서로 혐오하지만 당장 집 앞에만 나가도 연인이 손을 잡고 있고, 여자와 남자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잖아요? 인터넷만 보고 혐오가 가득한 사회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윤아>


- 유튜브 : 달빛 Radio

- Instagram : moonlight_radio_

 

(좌) 서윤아 / (우) 필자


※ 청터뷰는 특정 정치, 종교, 기업 홍보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물론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분은 나올 수 있지만, 절대 홍보 목적은 아닙니다) 평범한 대학생부터 각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한 청년까지 구분 없이 '모든 청년'의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그렇기에 개인 프로필을 인터뷰 하단에 배치하였다는 점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각 분야에 있는 청년들이 어떤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있는 그대로의 청년 문화를 들여다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