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저는 '승부', '전략/전술'이란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시영&김계환 작가의 '위너는 어떻게 결정되는가'라는 책을 읽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큰 틀은 '달라진 시대, 새로운 정치', '민심을 움직이는 과학, 선거', '이기는 선거, 이기는 캠페인', '제20대 대통령'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디테일하게는 시대정신(안전, 격차 해소, 공정), 포스트 코로나 시대(세컨드 라이프, 디지털 경제, 교육 혁명, 한국형 복지 시스템 등), 여론 조사와 예측 시스템, 대중 인식과 프레임 전쟁, 호감도 여부, 유리한 전선과 차별화 전략, 슬로건과 메시지의 중요성 등이 담겨있습니다.
최근 교육에 대해선 간략하게 언급했기에 또 다른 관심사인 '오늘날 여론은 주로 어디서 형성되고,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와 연관된 내용 일부를 요약해봤습니다.
1. 대중(여론)을 아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핵심은 대중이다. 대중을 알아야 하고 대중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 자신이 발 딛고 있는 현실 속에서 대중과 함께하는 정치만이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중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 정치와 선거는 대중의 인식과 함께해야 한다. 대중의 마음을 얻느냐가 관건이다. '대중은 항상 옳다'는 믿음으로 대중이 바라는 정견이나 정책, 메시지를 끊임없이 대중에게 보내야 한다. 대중을 수신자로 두는 정치가 승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 254~256p
-> 가끔 주위 정치인(및 지망생)들을 보면 대중을 설득하려는 건지 아니면 가르치려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시대착오적인 사람들이 보입니다. 어지간한 정보는 검색만 해도 전부 다 나오는 시대에 대중을 가르침의 대상으로 생각한다거나 우습게 여겨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반 발짝만 앞서 나가야 한다"라던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아직까지도 철 지난 엘리트주의를 외치는 분들을 보면 진심으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2. 전략이 모든 것이다.
전략은 인생의 깊이에서 우러나온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삶의 곳곳에서 전략적 판단을 한다.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수이다. (...) 뛰어난 전략가는 늘 전략적 사고를 견지한다. 세상에 끌려다니지 않고 세상을 이끌려면 상대와 맞서 이겨야 한다. 상대와 맞서는데 전략을 모른다면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 (...) 전략은 단순히 경쟁에서 앞서거나 게임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도구가 아니다. 자신의 삶이나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루는 길에 필요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 256p
-> 전략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다만 현실에서 각자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보는데요. 예를 들어 게임할 때 전략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할지라도 전투에서 한두 차례 이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기나긴 전쟁에서 승리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책에도 나와있듯이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전략 없이 한두 차례 성공을 맛본 경우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매번 원하는 걸 달성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살면서 매 사안마다의 단/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습니다.
3. 인생은 타이밍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라는 말을 금과옥조로 삼고 있다. 메시지와 행보의 타이밍을 간파하고 결단을 내리는 것에 따라 정치인의 운명과 정당의 운명이 갈린다. 기다려야 할 때와 추진해야 할 때를 알고,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알면서 진퇴를 결정짓는 정치인이 진짜 정치인이다. 성패는 그 타이밍에 달려 있다. - 259p
-> 가령 스타에서 '뽕뽑기 러시'를 할 때는 타이밍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뽕뽑기를 준비하다말고 후반을 도모하면 이도 저도 안 되고 폭망하듯이 각종 개혁은 물론이고 인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막강한 힘을 가지고도 개혁안을 질질 끌다 어떻게 흐지부지되는지 최근 사례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깨닫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타이밍이 중요한 겁니다.
4. 스토리텔러에게 매력을 느낀다.
정치는 근본적으로 말과의 싸움이고 이야기와의 대결이다. 같은 뜻의 말이라도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는가에 따라 대중의 선호가 갈린다. (...) 정치인에게 스토리텔링이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스토리에 입혀서 텔링하는 과정이다. (...) 스토리텔러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해주는 차원을 넘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담긴 가치와 신념을 전하는 사람이다. (...) 대중은 스토리텔러에게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 위대한 리더들은 이야기를 통해 메시지를 던지고 교훈과 꿈을 심어준다. 이기고 싶다면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한다. - 226~269p
-> 최근 주위에서 무작정 홍보 요청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스토리와 맥락에 대해 말씀을 드리곤 했는데요. 여러 이유로 상업적 홍보는 전부 거절하지만, 제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종종 홍보를 도와드리는 편입니다. 그때도 나름의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시사 크리에이터인데 갑자기 무슨 아이돌이나 프로게이머를 소개한다거나, 게임 크리에이터가 뜬금포로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경우엔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옵니다. 그렇기에 저는 기존 구독자들 사이의 맥락과 제 삶의 스토리가 맞아떨어지는 연결점을 최대한 찾아가고, 만약 그게 불가능한 경우에는 정중히 거절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분을 앞세우며 다짜고짜 홍보 요구를 하다가 거절하면 험담을 하고 다니는 경우를 참 많이 봤는데요. 어차피 무작정 홍보를 해봤자 저에게도, 구독자에게도, 심지어 본인에게도 전부 다 마이너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맥락이든 스토리든 '껍데기'만 그럴듯하게 씌우는 건 언젠가는 한계에 봉착한다고 보는데 이런 차원에서 뜬금없는 행보를 보이는 정치인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이외로도 공격이 최상의 방어, 승부수, 심리전과 프레임의 중요성 등 재미있고 중요한 내용들이 참 많지만 내용이 너무 길어지면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오기에 이 정도만 소개하겠습니다.
위 언급된 내용들만 보더라도 잘 아시겠지만 정치인은 두말할 것 없고, 해당 분야 종사자들, 사회 문제에 적극 관심을 가진 시민들, 저처럼 평소 전략/승부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더 넓은 시야로 탄탄한 미래를 그려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 '위너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