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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도 황희두 Aug 21. 2021

박태웅 <눈 떠보니 선진국> 솔직 후기


불필요한 대목 없이 중요한 내용 위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기에 바쁘신 분들께도 마음 편하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일정상 후기는 많이 늦었지만 아직 고민 중이신 분들은 제 간략한 후기를 보신 후 직접 구매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책의 핵심은 크게 '선진국의 조건, 고장 난 한국 사회, AI의 시대'로 나뉘어 있습니다.


디테일하게는 신뢰 자본, 고장 난 인센티브 시스템과 현실, 한국 교육의 치명적인 결핍과 AI 교육, 보이텔스바흐 협약과 대한민국, 코로나 시대의 재정 정책, 컴퓨팅적 사고 능력의 시대 등 오늘날 사회에 중요한 내용들이 '아주 쉽고 간략하게' 담겨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정부에 CIO, CDO를 두자는 제안이나 데이터 공개 정부 등 일부 의견은 최근 추미애 후보가 공약 발표를 통해 적극 받아들이기도 했네요. 여러 알찬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는데 그중에서 평소 제 가장 큰 관심사인 '한국형 교육'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여 그중 일부분만 전해드리려 합니다.


한국의 공교육은 여전히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는 유교풍의 근면 혹은 "민족중흥" 같은 산업사회의 구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 80p


-> 기술 발전과 이로 인해 환경이 급속도로 변한 만큼 당연히 교육 시스템도 변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공교육은 '과거'에 머물러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빠르게 전환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AI 교육이라고 하지만 초중학교에서 AI 교육은 곧 소프트웨어 교육, 더 정확히 말하면 컴퓨팅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것이 될 것이다. 문제를 의식하고 되짚어 중요한 오류를 찾는 것(디버깅), 상대의 요구를 듣고 관찰해 세밀하게 이해하는 것(요구사항명세), 있는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해 그려보는 것(사용자 시나리오), 반복되는 일들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알고리듬)들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말하자면 AI 교육의 핵심이 된다. - 83p


-> 디버깅, 요구사항명세, 사용자 시나리오, 알고리듬을 보며 프로게이머 시절 전략/전술을 연구하던 당시가 떠올랐습니다. 오히려 학창 시절과는 전혀 다르게 프로게이머 시절 하루 3~40게임을 위와 같은 패턴으로 무한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선 추후 박태웅 의장님을 직접 만나 게임 플레이와 컴퓨팅적 사고력을 접목시켜 다양한 사례를 통한 게임 인식 개선 방안을 여쭤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컴퓨팅적 사고능력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그중에서도 단답형이 아니라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 193P


컴퓨팅적 사고는 의학, 법, 경제, 정치, 예술 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필요한 핵심 능력이다. 컴퓨팅적 사고가 창의력과 분석력, 논리력 등 핵심 역량을 키워줄 수 있다.(...)한국의 교육이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적, 사고력, 즉 컴퓨팅적 사고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지기를 기원해 마지않는다.(...)주어진 문제에서 답을 찾으라는 사지선다형의 교육은 말 그대로 시대착오다. 문제를 판별하고 정의해내는 능력, 혼자서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참된 교육이다. - 195p


-> 기왕 프로게이머 시절을 언급한 김에 스타크래프트(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마추어는 고수의 빌드가 유행하면 그걸 시간대별로 쪼개서 암기한 후 그대로 따라 합니다. 하지만 외운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금세 깨닫게 되지요. 프로게이머들끼리 서로 약속된 플레이를 할지라도 사소한 차이가 점점 커져 무한대의 변수가 생기기에 같은 상황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빌드의 맥락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게 아니라 단순하게 '암기'하고 따라 한다면 결코 승리할 수 없을 뿐더러 나의 것으로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선 끝없는 사색, 이미지 트레이닝 등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합리적인 시민'은 암기와 강요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작년 여름 유스타즈라는 단체를 만든 이유도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놓치고 있는 '내면 탐구' 기회를 최대한 넓혀가려는 목적이었기에 책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베스트셀러에 오른 '눈 떠보니 선진국'은 이외로도 유익한 내용들이 많이 담긴 책이니 아직 안 읽어보신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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