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N개의 공론장⑭] N개의 기후해법 공론장 기록
일시: 2020년 11월 20일
장소: 온라인
주최: 녹색전환연구소 · 1.5도 클럽 · 청년허브
기록: 전소영
‘기후해법'를 하나의 나무 형태로 상상해본다면, 문제의 가짓수에 따라 줄기를 뻗어 나가는 나무의 모습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부나 기관에서 제안하는 해법의 효력은 제도적 실천보다도 개인의 선의에 의존한 탓에 다소 막연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이번 ‘1.5도클럽'의 공론장은 기후 관련 문제 중 ‘탄소흡수원 조성 및 생태계 보전'에 중점을 두고 전문가의 발제를 들은 뒤, 참여자들이 발언권을 갖고 선택한 주제(기후 변화와 산림생태계, 산림과 산촌, 도시와 공원녹지, 개발과 갈등관리)에 해당하는 토론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탄소흡수원, 생태계 보전과 관련된 큰 주제는 위에서 나열한 토론 주제를 하위 카테고리 삼아 문제의 가지로 뻗어 나가는 동시에, 기후변화를 둘러싼 다른 줄기들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이번 공론장에서 이야기한 다양한 해법을 통해 또 다른 문제의 해법을 발견하고 해법 간의 연결 지점을 찾으면서 우리가 상상하는 ‘기후해법'의 나무가 보다 건강하게 줄기와 가지를 뻗어 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오늘 주제에 맞추어 탄소순환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이것은(좌측 GIF 이미지) 탄소 순환추적시스템을 통해 365일 동안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보통 우리가 탄소흡수원이라고 하면 아열대 숲과 같이 광합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지역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높은 강수량에 따라 그 나무 아래에서는 잎이 썩으면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아열대 지역은 탄소를 흡수하기보단 흡수와 발생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상쇄가 되는 지역입니다. 오히려 북반구의 아한대 지역이 탄소흡수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중 86%가 인간의 화석연료 이용에서 유발된다면, 나머지 14%는 산불에서 발생합니다. 여기에는 자연발생 산불과 의도적인 화전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대기에서 44%, 생태계에서 29%, 바다에서 23%가량 흡수됩니다. 이 중 바다의 경우 이산화탄소를 지속적으로 흡수함에 따라 해양이 산성화 되고, 해양생태계가 붕괴됩니다. 실질적으로 생태계의 이산화탄소 흡수 비율이 늘어날 때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대기의 경우 이산화탄소가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결국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면서 기온이 상승하게 됩니다.
지난 15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의 변화를 살펴봤을 때, 우측 그래프의 중간까지가 관측값이라면 그 이후는 앞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온 변화입니다. 우리가 2200년도까지 안정적으로 2도 정도를 낮춘다면 위와 같은 것이고 (옅은 붉은색), 극단적으로 4, 5도가량 올라간다면 아래와 같이 (짙은 붉은색) 될 것입니다.
즉 기후변화라는 것은 자연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어떤 세상을 만드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한대 숲이 산불 등으로 망가지면 탄소흡수원을 읽게 됩니다. 탄소로 이루어진 시베리아와 캐나다 북쪽의 동토지대가 녹을 경우, 탄소가 공기를 만나면 이산화탄소로 그렇지 않으면 메탄이라 하는 이산화탄소보다 30배 강력한 온실가스가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전까지 탄소흡수원이었던 싱크가 온실가스 발생 지역이 되어 지구는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위험은 인류가 지금까지 극복하지 못했던 위기입니다. 만약 현재 배출 수준을 유지한다면 금세기 중반에 평균 기온이 2도가량 상승할 것이고, 지구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될 것입니다. 지금 세대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세대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미래 세대의 생존을 짓밟게 되는 최초의 세대가 될 것입니다.
환경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2020 국가 인벤토리(1990~2018) 요약 자료
1964년 총 탄소배출량 0.2억 톤
1993년 총 탄소배출량 3.5억 톤
2020년 총 탄소배출량 7.0억 톤
2030년 목표, 절반 감축
2050년 목표, 탄소 중립
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 60년 동안 발전 과정을 통해 증가한 탄소배출량을 30년 안에 되돌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온실가스 인벤토리 자료에 따르면 탄소 배출원과 흡수원이 있는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중 국내 국토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산림은 효과적으로 탄소흡수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산림청은 물론이고 국제기구 중에서도 보수적이고 어쩌면 기후위기에 일조해온 세계경제기구(World Econimic Forum) 같은 곳도 산림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희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나누어보자면, 우선 국내 산림의 구조적 다양성 확보가 필요합니다.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 생태계 교란과 병충해 등의 문제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산불과 병충해에 약한 소나무를 중요시하는 문화 때문에 국내 산림은 다양성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국내 재해 위험지 관리 또한 중요합니다. 국토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져서 개발 활동이 점차 산지로 이동할 수밖에 없지만, 이것을 어떻게 제어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다음으로 산림전용 외주화를 억제할 필요 있습니다. 외국에 있는 원시림을 베어내면서까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 이 문제에 있어서 지역 기반 바이오매스는 최소한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목재를 이용한 목조건축의 활성화입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철근과 콘크리트가 배출하는 탄소량을 줄일 수 있는 자재로 목재가 제시되었습니다. 동시에 이런 대안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앞서 말씀드렸던 산림의 외주화를 억제화하기 위해 지역 기반의 바이오매스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기후는 온대와 한대가 만나는 지역으로 생물 다양성이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화분'이 작아 ‘뿌리'가 크지 않아 바이오매스를 보장하기 힘든 환경입니다. 토양 자체가 얇아 나무가 집단적으로 고사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성체는 한 번 뿌리를 내리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하지만 어린나무의 경우 그렇지 않기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숲에서의 탄소순환을 설명드리자면,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고, 또한 동식물의 호흡과 통해 이를 방출하고, 다양한 활동(수간, 수관, 근계 / 낙역, 낙지, 토양유기물)을 통해 저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토양의 유기물 분해와 미생물 호흡, 산물로 다시 방출되면서 벌채를 통해 저장, 이동, 방출되기도 합니다. 대형 고사목 역시 탄소를 저장, 방출하고요. 물 또한 탄소순환 중 이동에 영향을 끼칩니다. 이렇게 다양한 이벤트에 따라 정확한 관측은 어렵습니다.
2014년 홍릉의 풍경 사진을 보시면, 기후위기의 증거로 벚꽃, 개나리, 진달래가 함께 피어있습니다. 이 당시 급격한 기온 변화로 나방이 마을을 습격하는 사건이 있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지속적으로 관찰,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계방산의 신갈나무의 변화를 보면 저지대보다는 고지대가 기후위기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후위기에 따라 병해충과 산불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예측 모형에 대해 설명드리자면, 실험실에서 광합성 실험을 할 때 실제 기후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기계 안에 농도를 맞추어 이산화탄소를 주입합니다. 20년 전과 현재를 비교했을 때 13배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에서 소나무의 사례를 살펴보면, 자연스러운 천이 과정에 따라 소나무의 분포는 이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고, 북쪽으로 올라갈 확률이 높습니다. 신갈나무의 사례를 봐도 지금과 같은 기온, 강수량 변화에 따르면 신갈나무의 분포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편백나무 역시 현재는 남쪽에 분포되어 있지만 점차 북상할 확률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서 직관적이고 경험적인 판단보다는 숲이라는 복잡계에 대해 실제로 수집된 정부에 근거한 논리적인 추론이 필요합니다. 소나무가 없어지는 걸 걱정하기보단 탄소저감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더 적절한 방향일 것입니다. 그리고 해외에서는 활성화되었지만 국내에서는 낯선 커뮤니티 이콜로지(Community Ecology), 시민참여 산림생태계 모니터링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시민들이 주변에 보존해야 하는 자원을 파악하고 관찰하는 활동입니다. 식물-곤충-새로 이어지는 생태 환경을 시민들이 관찰하면서 기후위기에 대해 파악하는 것입니다. 저는 진정한 빅데이터는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산림을 탄소흡수원으로 잘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 가지 해법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1) 산림 경영: 영급과 경급구조개선, 수종갱신
2) 순환 경제: 탄소통조림 목재, 산림자원 체인화
3) 거버넌스: 민관산학 협치, 사회적 경제
‘부가가치-일자리-삶-숲'의 선순환 구조
산림순환경제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국립산림과학원에서도 관심을 기울이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백년숲 프로젝트’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활동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이제 막 시작한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관련된 활동을 시작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산은 많지만 임업은 없다고들 이야기합니다. 왜 그러한지 이유를 살펴보면 산촌에서의 삶과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지는 부가가치 문제가 숲으로도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법인화된 저희는 연구와 활동을 진행하면서 사회적 경제를 활용한 산림일자리 모델화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중앙정부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지역까지 닿고 있지는 못한 실정이고, 부서 간 벽이 높은 실정입니다. 반대로 지역은 일종의 용광로처럼 거버넌스를 구성하기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위해 저희가 일자리 모델로 ‘울주형 그린뉴딜' 정책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숲을 핵심가치로 두고, 기후위기 극복과 생태순환 경제 그리고 상생형 경제주체를 위해 (1차~3차 산업에 걸친) 다양한 주체들과 숲을 지키고 일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울주에서 산림이 중요한 만큼 산림과보다도 일자리 관련 부서에서 숲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도시숲을 조성한다고 했을 때, 세 가지 질문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첫째, 도시숲은 단지 탄소 흡수원으로만 기능하는가? 두 번째, 도시숲을 통해 보존하려는 생태계는 어떤 생태계인가? 세 번째, “인구 당 녹지공간 1평 마련”을 통한 도시숲의 양적 확장은 곧바로 기후위기 대응으로 이어지는가?
위 질문의 대답으로 첫 번째 사례로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숲을 설명드리겠습니다. 35만 평 규모로 조성 기간도 길었고, 약 2천억 원 이상의 조성 비용이 들었습니다. 서울숲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시민들이 굉장히 많은 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마포구에서 용산구로 이어지는 경의선 숲길 공원입니다. 총 6.3km의 철길을 400여 억 원의 비용으로 조성된 공간입니다.
앞서 세 질문 중 첫 번째에 답변드리자면, 도시숲은 단순히 탄소흡수원으로 기능하지만은 않습니다. 부동산 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끼쳐서 ‘숲세권 프리미엄'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우리가 인간을 배제하고 비인간 생물 종으로만 이루어진 생태계를 조성한 뒤 그것을 보존하는 게 아니라면, 도대체 도시 생태계를 보존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도시를 하나의 생태계로 생각한다면 생활 습관과 양식, 에너지 및 생산-소비 시스템이 모두 복합적으로 엮여 있고, 여기서 우리가 무엇을 보존하고 혹은 보존하지 않을지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로, 도시숲은 분명 탄소흡수원으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해당 면적이 숲이 아니라 다른 시설이었다면 오히려 탄소를 배출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잠재적 탄소 배출 감축 효과도 갖고 있습니다. 다만 도시숲을 둘러싼 개발 욕망과 생태 젠트리피케이션, 성장과 축적의 수단이자 도시 소비 규모의 가파른 증가로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도시숲의 ‘양적' 확대는 곧바로 기후위기 대응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다른 숲과 차이를 보이는 도시숲 고유의 작동 방식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도시 생태계를 탈바꿈하는 과정으로서 공원녹지를 바라보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이 상상력에 대해 좀 더 말씀드리자면, 저는 도시숲이 도시를 최대한 느리게 흐르도록 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도시숲 조성과 함께 진행되는 개발 사업(역사 개발, 지하 개발 등)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기후위기 문제를 더 확대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랜드마크로 기능하는 공원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하고 참여해서 바꿀 수 있는 공원이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도시숲은 도시-녹지 관계 재구축을 위한 실험실로 바라볼 필요 또한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발표의 부제를 “공공의 대화를 시작하자"로 두었습니다. 습지보호, 태양광발전, 생태훼손 반대 등 자산가치와 생태가치에 대한 우려가 뒤섞여 늘 갈등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희가 개발사업을 기획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온실가스와 지질 및 수질 환경 등을 고려해서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동의 여부에 따라 사업이 착수, 진행되거나 조정, 축소됩니다. 여기서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이나 환경영향평가에서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많은 갈등이 일어납니다. 최종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도 전문가 평가 결과에 대한 불신 등 많은 문제로 갈등이 계속 발생합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첫 번째는 공적 조직(지자체 공무원)의 조율 역할 강화입니다. 공적 조직이 적극적인 조율 역할을 수행하고, 갈등조정위원회 역할과 위상을 정비할 필요 있습니다. 현재 지자체가 이러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런 해법을 위해서는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의 협업이 필요하고, 가장 어려운 점은 이해관계자들은 한 테이블에 모으는 것입니다. 조정을 하더라도 이행사항은 ‘권고'에 그치기 때문에 분명한 효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해법은 생태 우려의 충분한 수렴입니다. 사전적 사회영향조사를 수행하고, 이 과정에서 전문가뿐만 아니라 주민에게도 의견을 구해야 하며, 갈등예방을 위해 초기에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합니다. 이어서 민관협의체에 환경 대리인 참가를 제도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생태-사회 거버넌스를 구성할 수 있는 ‘민간 공적 조직'을 육성해야 합니다.
세 번째 해법으로 자원 독점에 대한 이익 감시 구조가 필요합니다. 개발산업이란 공유자원의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이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사회적 필요에 따른 재생에너지 또는 대형 개발을 위해 선 지구지정 후 사업자 공모가 이어질 필요 있습니다. 그리고 생태 자본에 대한 중장기 목표 설정 또한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 목표는 시민들과 함께 수립하고, 미래세대에 대한 기회비용을 포함해야 하며, 생태지역 개발로 이어지는 이익은 사회적 인프라 투자 방식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1조, 기후변화와 산림생태계
김: 혹시 네이처링(시민 생태 모니터링, 생태조사 앱으로 민간에서 제작) 써보신 분 계시나요? 제가 보내드린 링크를 열어보시면 성북구에서는 어떤 나무가 어떤 형태로 있는지 통계로 만든 자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기후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저희는 여기에 맞춰 생태계를 변화시켜야 할까요, 아니면 최대한 기후위기를 막아야 할까요?
한: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를 늦추면서 기존의 나무나 식물, 곤충이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하지 않을까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도 어렵고요. 자생지역에서 최대한 생물 다양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가리왕산의 경우 하층 생태계는 남반구, 상층 생태계는 북반구 식생을 갖고 있어요. 국내 산간지역은 이런 경우가 간혹 있고요. 이것이 기후위기 이후의 모습인지 아니면 가리왕상 자체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 동백나무가 같은 나무에서 온 씨앗이어도 여수 쪽으로 가면 잎사귀가 뾰족해지는데, 충청도로 올라가면 잎사귀가 동그란 모양이에요. 기후에 따라 식생은 변화하지만 식생의 DNA가 달라지진 않죠. 그렇다면 식생이 멸종이 아니라 진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 저는 그런 부분에서 시간을 가능한 확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산림의 기능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임업의 체계화로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고, 휴양림처럼 사람들에게 주는 회복의 힘도 있다고 생각해요.
유: 홍수나 산사태 등의 재해를 막아주는 기능도 있고요. 우선 숲을 늘이는 것보다 숲을 줄이지 않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다고 봐요.
한: 그리고 도시숲 조성이 기후위기 대응과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공감했어요. 도시 공간의 녹지 확대는 도시로 집중되는 인구의 분산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김: 도시공원일몰제로 도시숲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다시 산림생태계 이야기로 돌아와서, 태양광 개발하시는 분들은 나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생각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나무를 자르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씀하세요. 하지만 생태계는 나무뿐만 아니라 곤충이나 다른 동물까지 포함하는 범위잖아요.
조: 현재는 태양광 설치가 개인 개발로 되어있어서 야산이나 농토, 밭의 주인들이 소유권을 갖고 있어요. 이윤과 편리성이 두드러지지만 정부가 다시 점검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공공건물에는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 곳이 없으면서 민간이 난개발을 하는 상황을 자초한 셈이죠. 지역의 경우 재정 확대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 이윤을 지역 재정으로 쓸 수 있게끔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재정이 탄탄해지는 건 중앙집권체제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고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재생에너지를 지자체에서 관리해야 합니다.
2조, 산림과 산촌
1) 산림경영을 위한 거버넌스 구성
한: 아직 공동체 단위의 산림경영이 활성화되지는 못했습니다. 울주도 국내 평균 사유림 비율을 갖고 있고, 이렇게 소유권이 파편화된 것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지만 조직화할 방안에 대한 해법은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저희가 갖고 있는 해결 모델이라면 산주 협업체 구성입니다. 지금은 남아있는 조직이 거의 없는 상태고,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산림의 중요성 강조하고 산림을 경영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공유함에 따라 이 공동체를 상상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해부터 연구를 시작하고, 네트워킹을 진행하면서 내년부터 구체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 기관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한 거버넌스 구성 및 운영 문제에 있어서, 지자체 주무부서가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자체 단위에서 산림경영일자리센터 등을 설치한다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지역의 산림경영을 할 수 있는 핵심 주체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 목재 생산에 대한 인식개선
노: 보통 무분별한 벌채 때문에 벌채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정한 수준의 솎아베기와 숲 가꾸기는 필수적이고, 산림을 통한 탄소흡수 능력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다만 여기서 문제는 적정 수준의 기준입니다. 이건 지역별로 다를 것이고, 거버넌스 유무에 따라서도 달라질 문제라고 봅니다.
최: 저는 현재 지역에서 기후위기에 대해 교육하고 활동가를 양성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산림경영 활성화는 다른 기후위기 해법과 비슷하게 학교나 마을, 가족 단위에서 인식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개선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더 작은 단위와 여러 채널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고요. 어릴 적에 본 민둥산과 쓰레기 매립지 산을 넘어서 이후의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는 자리 또한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 뿌리 깊은 교육이 동반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숲 가꾸기에 대한 인식은 많이 나아졌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종합적인 산림경영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합법 목재 교역 촉진제도 등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산림경영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인식되는 벌채와 관련해서, 만약 국내에서 목재를 적당량 생산하지 않으면 결국 목재를 수입해야 하고, 이것은 열대우림이나 한대림에 대한 산림파괴를 외주화 하는 격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처는 탄소흡수원 문제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의 문제를 좌우하는 현상과도 이어지고요. 세계적 무역 망 안에서 지속 가능한 목재 생산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3) 순환경제를 통한 산림 경영
노: 순환경제 주체 양성에 있어서 청년이 주체가 되었으면 하는데, 청년 입장에서 아주 작은 숲을 가진 산주가 된다는 건 꿈꾸기 쉽지 않아 아쉽습니다.
최: 개인적인 일을 할 때 FSC에서 인증받은 곳에 인쇄를 맡기려고 하는데 전반적으로 용어가 너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더 낮은 문턱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청년들이 주체로 역할을 하려면 그 기반이 필요한데, 여전히 임업을 하대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정부 주도로 산림 부문 일자리 교육 지원 제도가 도입된다면, 이 일에 대한 인식을 재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조, 도시와 공원녹지
장: 생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좀 더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안: 녹색, 에코 등의 포장지에 싸여서 젠트리피케이션을 유발하는 것들을 인식하기 위한 개념입니다. 도시가 기업가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도시는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시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녹색 기업가 위주의 생태 혹은 그린이냐를 중요시하기보단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이미지적인 녹색과 친환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기업가주의는 모두를 위한 공원이 아닌 랜드마크의 문제로도 이어집니다. 땅의 가치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공원이 기능하는데, 우리는 왜 도시의 가치를 경제적인 것으로만 환산하고 이것을 증식하려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김1: 지자체가 시민들을 위해 공원을 만들면 탄소흡수량이 늘어나나요?
안: 오늘 발제 중의 핵심으로, 오히려 공원을 만드는 게 탄소를 더 배출하는 경로이기도 해요. 공원이 만들어지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나을 순 있지만 주변 환경과 지대, 지하 환경 등 도시의 작동 방법을 살피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많은 신도시에 도로를 지하화하고 있는데, 그 위에 녹지화를 한다고 해서 친환경 도시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김2: 도시숲을 공원뿐만 아니라 건물 녹지화 등 더 넓은 개념으로 볼 수는 없을까요?
안: 벽면 녹화를 예로 들면,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아직 모르겠어요. 이건 도시의 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려는 시도가 아니라, 건물은 그대로 두면서 녹화를 하겠다는 방향이라 도시 메커니즘을 바꿀 수 없어요. 도시숲을 탄소흡수 개념으로만 볼 게 아니라 다른 방식의 고민이 필요해요. (말씀하신 방식은) 지금의 도시 성장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4조, 개발과 갈등관리
촉: 에너지와 관련된 거버넌스가 즐거운 공간이 될 수 있을까요? 에너지 자립 마을 같은 사업이 하향식 산업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현재 지역 상황은 어떠한가요?
박: 공무원들은 갈등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수협 같은 대부분의 이익집단이 오히려 역할을 하면서 개발할 곳과 보호할 것을 구분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고요. 이런 갈등을 관리하는 제3의 민간 집단이 필요해요. 전문성을 가진 환경대리인도 필요하고요.
(N개의 기후해법 리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