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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윤 Dec 12. 2022

물가는 올라도, 노동자는 임금보장 요구 말라는 건가.

93년생 당대표 이성윤의 청년정치 32화.

출처. 오마이뉴스

2020년 10월 CGV는 평일 관람료를 1만 원에서 1만 2천 원으로 인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관객 급감, 영업시간 제한, 기대작 개봉 연기 등 영화업계의 어려움에 따른 처사였다. 2021년 4월에는 또 1천 원을 올려 1만 3천 원이 됐고, 올해 4월에도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평일 관람료가 1만 4천 원에 이르렀다. CGV 측은 코로나19로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영화업계가 생존하기 위한 피치 못한 사정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현재는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영화관 영업시간이 해제됐고, 실내 취식도 가능해졌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영화 '범죄도시2'가 천만 관객을 모았고, 영화 '한산'과 '헌트'가 각각 7백만, 4백만을 돌파했다는 등 영화업계의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영화 흥행에 CGV는 지난 2분기에 흑자전환을 기록했다. 이처럼 영화업계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음에도 요금 인하 소식은 통 들리질 않는다.


물가 계속 오르는데, 임금 보장은 왜... 화물업계가 '안전운임제' 말하는 이유 

비용이 오르고, 적자가 누적되면 기업은 가격을 올릴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의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별도 조치도 없는 듯한 정부가 노동자 임금 보장에는 '엄중 처벌'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지난 9일 화물연대의 파업이 종료됐다. 화물연대가 이번 파업에서 요구한 것은 '안전운임제 보장'과 '품목 확대'였다. 화물차 기사는 월급이 아닌 건당 운임을 받는 '특수고용 노동자'로 최저임금 보장이나 노동시간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화물차 기사가 돈을 더 벌고자 한다면, 쉬는 날을 줄이고 과속해 한 건이라도 더 운반해야 하는 구조로 돼 있다.


이는 곧 위험한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하루 1.8건꼴로 화물차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올해 상반기에 일어난 고속도로 사망 교통사고 가운데 64.8%가 화물차에 의해 발생했다고 한다.


'안전운임제'는 국토교통부가 화물차 기사의 최소 운임을 정해 이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할 경우 화주와 운송사업자에게 과태료를 물리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한 이 제도는 화주와 운송사업자의 반발로 3년 뒤 종료되게끔 했는데 그게 올 12월이었다. 또 안전운임제 적용대상도 컨테이너와 시멘트로만 한정되어 있었다.


이에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영구 보장과 적용대상을 위험 물질, 철강재, 자동차,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등 5개 품목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름값과 물가가 올라 화물차 기사들의 비용이 늘어나면서 안전운임제의 필요성은 더 증가됐지만, 결국 파업이 종료됐다.


윤석열 정부는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해 거칠게 비난했다.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에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며 비난했고,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조폭"이라고 칭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정부가 화물연대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즉각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라는 것이었다. 또 윤 대통령은 파업을 불법행위로 보고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헌법이 노동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안전운임제 영구 보장', '품목 확대'라는 파업의 정당한 명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를 불법행위로 판단했다. 화물연대는 정당한 파업에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것을 토대로 국제노동기구(ILO)에 노동권 침해 의혹으로 개입해줄 것을 요구했고, 국제노동기구 인사들은 12일 방한해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기로 했다.


기업은 코로나19, 원자재값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쉽게 올리며, 소위 '엔데믹'이 찾아왔음에도 그전으로 쉬이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관련해 마땅한 정부의 제재도 없다. 그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소비자, 즉 국민들의 몫이다. 반면 노동자들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도,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닌 국제노동기구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 '강제 또는 의무노동에 관한 협약'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정치인들에 의해 '북핵 위협', '조폭'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것은 정당한가.


거칠게 말하면, 윤석열 정부는 기업의 가격 인상은 괜찮으나 노동자의 임금 보장 요구에는 그저 처벌 등 강경대응하겠다는 건가. 앞으로가 더 우려되는 이유다.


안녕하세요, 미래당 서울시당 대표 이성윤입니다. 
미래당은 '정치권 세대교체'와 청년의 목소리가 의회에 좀 더 반영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2017년 창당했고, 공동창당준비위원장과 1기 공동대표를 맡았고 현재는 서울시당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사 청탁, 섭외는 이메일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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