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연 곳이 어디냐고?

여유롭다는 오키나와, 사람들이 너무 여유 넘친다.

by youyou

고백한다.

사실 바쁘다는 핑계로 정보 습득이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자주 함께 하는 여행 메이트는 원래 그냥 털레털레 따라오는 성격의 소유자라, 거의 모든 여행의 준비는 내가 하는 편이었다. 최저가 티켓을 검색하고 묵기 딱 좋은 숙소를 찾아내고 일본 현지 사이트를 뒤져 합리적인 가격의 렌터카를 예약하는데 까지는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거기까지였 나보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가게들을 몇 군데 구글에 표기했고, 가고 싶은 곳들을 체크했는데, 휴무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컸다. 아니다, 정정한다. 휴무조사와는 상관관계가 없었을 수도 있다. '급한일이 있어서 오늘은 열지 못합니다.'라는 영업 날인 것이 분명한 가게들도 있었다.

당최 문 연 가게가 없다.

몇 번 좌절을 하더니 여행 메이트는 이제 그런 작은 가게들은 아예 도전도 하지 말자.라고 엄포를 놓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산 좋고 물 좋은 오키나와까지 왔는데 거대한 쇼핑몰이나 체인점들만 다녀야 하는 건 너무 슬픈 일인 것을.

문 닫은 가게들의 사진만으로 무언가를 할 수도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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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리모델링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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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힌 카페 앞에 주차장 표시는 왜 해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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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따뜻한 빵을 구으신다고 해서 찾아왔는데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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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기만 했으면 여행 메이트가 아무리 풀은 안 먹는다고 했어도 들어갔을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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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야, 이 집주인은 어디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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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음료수는 아래쪽 자판기를 이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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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다고 글이라도 남겨주시다니요, 다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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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을때 장사는 하시나요? 이 동네에 3일이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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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이렇게 큰 잡화점에 구경 갈 거라고 엄청 자랑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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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님이 찍은 이 곳 영업 종료 사진은 공방에도 걸려있어서, 나는 보란 듯이 먹고 오리라 했는데.. 그럼 그렇지.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이렇게 수도 없이 문 닫은 집 앞에서 화가 나거나 슬프지 않았다. 이 동네 사람들은, 이 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삶은 여유롭게 살고 있구나. 하루 종일 낑낑거리며 가게를 지키지 않아도 괜찮은 환경에서 숨 쉬고 있구나. 조금만 일하고 자신의 삶을 빛내고 있겠구나. 싶은 부러운 마음만 가득이었다.

여유로운 오키나와, 너무 여유로워 부러운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