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가 최고인 이유

나의 ‘야마하’들에 대하여

by Yowtham

피아노 좀 두들겨 본 인생이라면 눈이 반짝이는 그 이름 스타인웨이는 나의 관심대상이 아니다. 연식 오래된 스타인웨이가 날 괴롭힌 적이 있어서. 나에겐 스타인웨이보단 뵈젠도르퍼가 눈 반짝이게 하는 이름이고 뵈젠도르퍼는 결국 야마하다. 요즘은 시뻘건 건반 노드가 워낙 유행인데 나는 또 무조건적인 야마하.


그냥 처음에 접하여 사랑에 빠진 것들을 잘 놓지 못하는 후진 성격 덕이다. 다른 새로운 거에 사랑 빠질만큼의 열정은 전혀 없다.


어떤 한의사분이 당신은 남자인데도 몸이 너무 차서 문제라고 한 건 아마 기본적으로 뭐에 대단히 뜨겁지 못한 탓이지 않을까. 언제나 감정이 격해지면 열받는다는 흔한 말대로 몸이 뜨거워지는 게 아니라 너무 차가워져 덜덜 떨기 일쑤다. 어제는 결국 전기장판 온도를 높였다. 언제나 몸이 차갑다. 열정도 없고 몸에 온기도 없는 건 그래서 야마하 말고는 잘 보지 않는 건 뭐든 없는 와중에 뭐든 퍼줘서 그렇다.


퍼주는 미련한 ‘짓거리’는 하지 않으리 다짐은 초등학교 6학년 네 번째 전학 학교서였다. 어쩌다 그나마 친해진 아이 집에 놀러 갔을 때 닥스훈트 강아지를 만지면서였다. 그 학교는 가장 짧게 있던 학교. 한 3개월 있었나. 어느 정도 짧게 있을 줄은 알았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군 싶다. ’아 또 이렇게 금방 정 주다가는 괴로울 텐데.‘ 결국은 좀 괴로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주는 짓거리를 계속하는 이유는 무얼까. 다 노나주다가 열정도 잃고 체온도 잃었으매 그래서 야마하 밖에 사랑 못하는 주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마하가 제일 사랑스러운 건 야마하가 훌륭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의 대상에 속할 정도 된다. 처음 사랑스러웠던 것들은 여전히 사랑스럽다. 나는 여전히 처음 것들 못 놓고 후지다. 후진 인생들이 원래 좀 후진 법이다. 후진 인생이 후지다는 말이 너무 당연하긴 하나.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야마하를 계속 좋아할 예정이다. 언젠가는 야마하 피아노를 사서 집에 들일 요량이다. 누가 “거참, 이제 다른 것 좀 들여라!” 해도.


언젠가는 나의 ‘야마하’ 혹은 ‘야마하들‘에 대해 시시콜콜한 글을 쓸 겨를이 있었음 한다. 지금은 시시콜콜할 겨를이 없다. 아쉽게도. 사실 생각보다 시시콜콜하진 않다. 심각하기도 하지.


여하튼 야마하가 최고다. 사랑스러운 아름다운 야마하.

작가의 이전글애착은 생존본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