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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ofilm Oct 19. 2021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2021)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톰 하디/마블/소니/히어로 영화/스파이더맨)

★ 스포일러 있음! ★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2021)

감독: 앤디 서키스

출연: 톰 하디, 우디 해럴스, 나오미 해리스, 미셸 윌리엄스, 스테판 그레이엄 등

장르: 액션, SF

개봉일: 2021.10.13

러닝타임: 97분

베놈과 에디, 드디어 한몸이 되다

 나름대로의 규칙을 정하고 '에디 브록(톰 하디)'의 몸 속에 기생하여 평화로운(?) 생활을 하던 '베놈'. '앤(미셸 윌리엄스)'의 결혼 소식을 듣고 심란해하던 에디를 위로해주려고 베놈은 나름대로 노력을 하지만, 그런 행동들이 에디의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킨다. 설상가상으로, 연쇄살인마 '캐서디(우디 해럴슨)'를 인터뷰 하던 도중 분노한 베놈이 그를 공격하게 되는데, 이 때 캐서디가 에디의 손을 물어 심비오트 조각을 흡수해버린다. 제대로 된 인터뷰에 실패한 에디는 베놈과 한바탕 싸우고, 베놈 역시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나가버린다. 

 한편, 캐서디는 사형 집행 직전 '카니지'로 각성하게 되고, 교도소에서 대학살을 저지른 후 탈출한다. 그리고 헤어진 연인 '배리슨(나오미 해리스)'를 찾아가 구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원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하객으로 삼아 결혼식을 올리려 한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잠시 갈라섰던 베놈과 에디는 비로소 한마음을 품게 되는데....

코미디적 요소만 발현될 뿐

 <베놈>은 1편이 개봉하기 전부터 굉장히 기대하던 시리즈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많은 장면이 잘려나간 것 같은 편집과 뚝뚝 끊기는 줄거리, 불친절한 캐릭터의 빌드업 등으로 1편은 혹평이 가득했다. 혹평과는 별개로 '톰 하디'의 티켓 파워가 캐릭터 자체에 대한 궁금증과 영화의 오락성으로 인해 상업적인 흥행을 거뒀기에 무난히 2편이 나올 수는 있었는데, 따라서 1편의 단점들을 어떻게 극복했을지가 이번 영화를 감상하는 주요 쟁점이었다.

 그러나 개선점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이번에도 러닝타임이 97분으로 굉장히 짧은 편인데, 쿠키영상과 엔딩크레딧을 제외하면 1시간 30분에 불과하다. <베놈2>의 메인 플롯은 1편 쿠키영상에서 예고했던 '카니지'의 등판과 빌런으로서의 빌드업, 그리고 카니지와 베놈의 대치일 터인데, 의외로 돋보이는 장면들은 베놈과 에디가 다투는 코믹한 장면들 뿐이다. 마치 두 인물의 갈등이 부부싸움인 것처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많아 종종 실소를 자아내게 만드는데, 아마 많은 관객이 <베놈>으로부터 기대한 부분은 아닐 것이다. 그나마 1편에서는 '베놈'을 처음 접했다는 이유로 그의 잔혹성과 무게감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났는데, 2편에서는 한결 귀여움만 더해졌다. 마블과 소니 계열의 히어로 영화들 중에서도 어두움 면에서 손꼽히는 캐릭터인데, 연출 때문에 많이 변질된 감이 있다.

여전히 부족한 캐릭터 빌드업 능력

 <베놈 1>에서 '베놈'이라는 캐릭터의 서사와 주인공으로서의 빌드업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는데, 이는 새로운 빌런 캐릭터를 구현하는데도 동일한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빌런 캐릭터인 '캐서디'의 흑화 원인을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설정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가 사형 집행을 앞둔 연쇄살인마가 되었다는 점에서 동정이나 공감을 느낄만한 여지를 없애버렸다. 

 무엇보다 '베놈'에게서 탄생한 심비오트 '카니지'에 대한 설명이 너무나 부족한데, 가령 베놈의 대사에 의해 전해지는 '빨간 놈은 위험해' 같은 부분들이 원작 만화를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굉장히 불친절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무래도 영상물 등급 판정을 낮게 받기 위해 여러 장면을 삭제하면서 개연성이 부족한 결과를 낳게 된 듯한데, 관객의 이해를 해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 생겨버렸다는 점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부분을 놓친 느낌이다. 그리고... 중요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캐서디의 여자친구인 '배리슨'의 숙적으로 등장하는 형사 '패트릭 멀리건(스티븐 그레이엄)'에게 꽤나 중요한 복선을 깔아놓고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짚어주지를 않는다. 결국 영화관을 나온 후 해석영상이나 영화 유튜버들이 설명해주는 영상을 찾아봐야 해당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만들어놓았으니 그야말로 불친절이 극에 달했음을 알 수 있다.

남은 건 쿠키영상뿐!

 그럼에도 <베놈2>를 봐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영화 본편보다 더욱 강한 임팩트를 남긴 쿠키 영상 때문. 바로 원작에서 대치 관계로 엮여 있는 마블의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이 쿠키 영상에 등장하며 역대 마블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렬한 결말을 남겼다. 이 때 똑같은 침대에서 아예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버린 '에디'의 모습을 통해 마블이 앞으로 그려나가고자 하는 '멀티버스'의 등장을 어느 정도 예고했는데 과연 <베놈> 후속작에 마블의 '스파이더맨'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인지, 12월에 개봉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어떠한 내용으로 펼쳐질 것인지 여러 방면에서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즉, 쿠키영상이 없었더라면 본편의 값어치 전체가 떨어져 보일 수도 있었을만큼 쿠키영상이 전부였던 후속작이다. 쿠키 영상에 대해서는 해석에 대한 의견도 갈리고, 다양한 가정이 등장하고 있어 어찌 됐건 <베놈2>를 통해 앞으로의 시리즈에 대한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는데는 일부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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