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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yoyo Dec 01. 2021

밤 산책 중에 발견한 동화 같은 카페

 외도 물길을 걷다 찾은 ‘니모메’ 

밤 산책 중에 발견한 동화 같은 카페


  어두운 밤. 카페 마당에 한자리 차지한 커다란 나무가 동화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맞은편 밤바다 위 어선 불빛과 나무에 달린 노란 조명이 같은 색채를 띤다. 동화스러운 분위기에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안에 들어가 볼까 했지만, 주머니에 돈도 없고 카페도 이미 문을 닫았다. 다른 날 다시 오기로 마음먹었다.


불빛이 열매처럼 주렁주렁 열렸다


새로운 장소를 찾는 기쁨

원래라면 하루치 에너지가 정해져 있는 편이라 잘 돌아다니지 않는다. 육지에 계속 살고 있었다면 더욱더 집순이로서의 명분을 다 했을 것이다. 그때는 예쁜 카페를 발견하더라도 담아두기만 했었다. 이렇게 마음이 드릉드릉하지 않았다.


긴 코로나와 제주가 사람을 변하게 했다. 산책도 외출도 조금씩 잦아지는 중이다. 외도 물길에 이런 게 있었던가! 움직임의 기쁨을 알아가는 중이다.


제주의 흔한 산책길


다시 찾아가다.

결국 다시 찾아갔다. 

한 면이 오픈형이라 바다와 연결된 느낌이다. 그 개방감 덕분에 지난밤 보다 규모가 커 보였다. 한여름에 쨍한 날씨가 잘 어울리는 카페였다. 저녁 무렵에 도착해서 어둠이 내리는 게 조금 아쉬웠다.


밤에 볼 때는 단층 건물이라 생각했는데, 안에 들어서니 지하 공간도 있었다. 살짝 경사진 곳에 건물을 지어서, 지하인데도 지상 뷰를 지닌 특이한 구조였다. 흔한 칸막이 하나 없이 쨍한 색감만으로 공간 분할을 해뒀다. 특히 플랜트 인테리어와 나무 소파가 있는 자리가 내 취향이었다. 엔틱 한 소품이 잔뜩 쌓인 지하는 대화에 집중하기 좋아 보였다.


인상적이었던 색감 사용


반대로 밤 길에 내 눈을 사로잡았던 1층은 말없이 멍 때리기에 적절했다. 아무 말 없이도 시간 잘 가는 그런 느낌 말이다. 사진이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 (과거의 나, 반성해 ٩(๑`^´๑)۶)


1층은 생각보다 작고 조금 복잡해서 예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진 않는다. 결국 이 카페의 핵심은 이 오픈공간이다.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 놀러 온 사람, 운동하는 사람들이 오고 갔다. 거기에 바다까지 모두 카페의 연장선처럼 느껴지기 충분했다.


 바다멍 때리기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금세 어둑어둑해졌다. 

수평선 자락에는 물고기를 홀리는 불빛이 켜지고, 바위에는 낚시꾼이 자리를 잡았다. 노란등이 켜지고 바다는 밤과 같아졌다. 지난밤 보았던 동화 같은 풍경이 내려앉았다. 


시그니처인 티라미수, 티보다는 커피와 마시길 추천


하루가 이렇게 길었나

저녁 무렵에서 밤에 도달하기 까지. 하늘의 명도가 낮아지는 과정을 보고 나니 하루를 이틀처럼 쓴 기분이다. 퇴근 후 잠들기 전까지 시간이 이렇게 길었나 싶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단조로운 일상의 변화가 참 좋다는 말을 한 것 같다.




“다음에는 내 이야기를 써봐야겠다”

by.yoyoyo


*위치 : 제주시 일주서로 7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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