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해외봉사 : 내 생에 첫 아프리카! 짧지만 강렬한 기억
정말 오랜만에 앨범을 뒤적이다, 에티오피아 봉사다녀왔던 사진이 나왔다.
첫 해외봉사에, 첫 아프리카에, 모든게 처음이었던 그 때의 기억도 다시 살아났다.
내가 지금까지도 에티오피아의 기억을 아름답게 간직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아이들의 웃음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정말이지 그곳의 아이들은 모두 밝고 웃음이 많았다. 언제나 꺄르르 장난기 가득하게 웃어주는 모습에 나까지 기분좋아지고, 더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
이렇게 사랑스럽게 웃어주는데, 어떻게 안 행복할 수 없을까.
난 정말 이 아이들의 웃음을 볼때마다 너무너무 행복했다.
백명이 훌쩍 넘는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는 데에 우리 20명은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명당 적어도 10명씩 놀아주면서 모두가 아이들과 있을 때는 행복해보였다. 많은 아이들과 놀아줄때는 아이를 번쩍들어 안아주거나 빙빙돌리는 등 체력소모가 크게 놀아주면 금방 지친다. ㅋㅋㅋㅋ 비행기나 목마를 태워주다가 아이가 재미있어하면 금세 다른 아이들도 우르르 달려와 안아달라고 양 팔을 번쩍 올리며 웃고있기 때문이다.
체력좋은 오빠들도 아이들과 잡기놀이를 하다가 헥헥 거리며 바톤터치를 하기도 했다.
우리는 거의 childcare center에서 봉사했지만, 이렇게 에티오피아 청소년들과의 만남의 날도 가졌다. 훌쩍 큰 아이들과 만나니, 갑자기 어색했지만, 이내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친해지기도 했다. 세번째 사진은 양옆의 아이들과 서로 이름이나 나이를 물으면서 얘기하고 있는 모습인데, 애들이 다들 커서 그런지 내가 밀리는 것처럼 나왔다 ㅋㅋㅋ 너무 가까이 다가와서 당황했다는...
아이들은 오전반/오후반 시간나뉘어 센터에 온다. 저렇게 조회시간에는 질서정연하게 줄세우기위해 앞의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어 줄을 맞춘다.
아이들 중에는 옷을 멋쟁이처럼 차려입은 아이도 있고, 공주처럼 드레스치마를 입고 오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나같이 귀여운 아이들 :)
봉사활동중에서는 위생교육 시간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항상 손을 깨끗하게 씻는 연습을 시키는거다. 비누를 주고 아이들 손을 조물조물하면서, 스스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알려준다. 꾀죄죄한 아이들의 손과 얼굴이 말끔해지니, 아이들도 우리도 모두 기분좋았다 :)
사진을 처음 찍어본 아이들.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져가 한명씩 독사진을 찍어주니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아이들은 아직도 저 사진을 간직하고 있을까?
미술시간. 색종이를 작게 찢어 모자이크처럼 그림에 붙이는 시간을 가졌다. 고사리같은 작은 손으로 아이들은 오밀조밀 잘도 붙였다.
봉사 마지막날 우리가 직접 칠한 센터 벽화와 함께 단체사진.
인증서를 들고 센터 관계자분들과 원장님과 같이 찍었는데, 저 사진을 찍고나서 다들 폭풍눈물을 흘렸다. 마지막이라는 게 정말 믿기지 않았고, 2주라는 시간이 그렇게 짧다는 것도 실감했다. 아이들과 작별인사라도 제대로 하고싶었는데, 아이들은 너무 어려서 마지막이라는 말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마지막까지 꺄르르 웃어주던 아이들이 정말 예뻤다.
오랜만에 사진을 보니, 그때 행복했던 기억이 자꾸 생각난다. 또 해외봉사를 다녀오고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사실 '봉사'라는 말은 거창한 것 같다.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헌신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게 봉사인데, 나는 '봉사'라는 그 거창한 말을 빌어, 사실 내가 행복해지고싶어하는 것 같다.
요즘은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러기엔 생각할 것도 고민할 것도 많은 일상이다. 이럴 땐 다 내려놓고 주어진 순간에만 최선을 다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나한텐 그게 에티오피아에서의 시간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