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원의 투자
호구(호탕한 구매자)아닌 투자자입니다
인생은 공짜가 없다.
공짜로 무엇을 얻은 것만 같다면 그것은 이미, 혹은 언젠가 꼭 대가를 치르게 되어있으니 말이다. 갑자기 운수대통하여 쉽게 잡은 것만 같은, 마치 공짜인 것만 같은 무언가가 나타날 수도 있긴 하지만 계속해서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 노력하지 않는다면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릴 물거품에 불과하다.
난 어려서부터 투자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아왔다. 가난한(객관적으로 보아도 형편이 좋지 않았던) 우리 집에서 용돈 사용법이나 저축이라는 개념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내가, 투자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이 어불성설이긴 하다. 하지만 정말 엄마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 돈, 노력, 용기 무언가를 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알려주셨다. 다른 것은 몰라도 배우는 일에 대해서는 실제로 빚을 내서라도 지속하도록 했고, 돈 없는 집에서 무슨 대학이며 대학원이냐는 주변의 만류에도 배우는데 드는 돈과 시간은 절대 아까운 것이 아니라고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정신 승리에 가까운 세뇌까지 시켜주셨다. 덕분에 나는 ‘나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꽤나 적극적인 큰 손의 투자자가 되었다.
책의 출간 역시 그랬다. 글쓰기 연수, 정확히 말하면 책 쓰기 연수 공고를 보았다. 연수비가 자그마치 100만 원이었다. 과감한 큰손의 투자자인 나 역시 많이 망설여지는 금액이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그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도통 떠나지를 않는 거다. 그래서 의견을 구했다. 엄마와 남편에게… 사실 이 두 사람의 답은 이미 나도 알고 있었다. 그 둘로 말할 거 같으면 나보다 더 미래를 위한 투자에 망설임이 없는 대범이들이었으니까. 그냥 한 번 더 내 결정에 지지를 원한 것일지도.
연수를 듣고 나서 알게 되었는데 연수비가 100만 원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기획원고를 통해 출판사와 계약하게 되면 계약금으로 받게 되는 금액이 정확하게 100만 원이기 때문이었다.(책을 찍어낸 부수나 책의 금액에 따라서 출간 후 정산 비용은 모두 다를 수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동기부여가 되었다. 100만 원을 투자했지만, 계약을 해서 다시 그대로 받을 수 있고 책까지 낼 수 있으니 굉장히 솔깃한 제안이었다. 꼭 출간 계약을 성사시켜서 100만 원을 다시 받겠다는 마음으로 연수를 시작했다.
나는 후덜덜한 100만 원이라는 금액을 투자했고, 이뿐만 아니라 퇴근 후 꿀 같은 휴식시간과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달콤한 주말 시간도 투자했다.
글쓰기 수업을 들으면서도 책을 쓰는 과정에서도 투자는 지속되어야 했다. '이처럼 대단한 사람들 속에서 내가 정말 글을 계속 쓰고 책을 출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휩싸일 때마다 지금 쓰는 나의 글이 비루하고 볼품없을지라도 이 또한 나중의 나의 멋진 글을 위한 투자라는 생각을 지속했다.
그리고 마침내 나의 책을 손에 받았다.
나의 투자에 대한 보상과도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더욱이 과감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래야 그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으니까. 설령 그 투자에 대한 보상이 당장은 없을지라도 무의미한 시간은 아닐 거다.
분명 그 투자로 나는 변화하고 있고, 언젠가는 그 보상 같은 시간이 찾아올 것이라 믿기에...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우리는,
우리의 시간은,
결국은 이 모든 것이
책으로 엮어지든 아니든
분명 ‘가치 있는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
마음의 준비가 된 채 출간을 준비했다면 훨씬 더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다음번 글쓰기에선 '책 쓰기 특강에서 습득한 노하우들? 꺾이지 않고 계속 쓰는 마음? 컨셉잡기?' 무엇에 대해서 써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