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전 필요한 준비 5가지(2)
다음 책을 출간한다면 다시 준비해 보렵니다
멋모르고 첫 책을 출간하게 된 1인으로 다음 책을 출간한다면 이런 것들을 다시 생각해서 준비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써보았습니다. 지난 글 <첫 번째, 홍보에 대한 적극성 / 두 번째, 다양한 출판사와 편집자를 겪어보겠다는 열린 마음>에 이어 작성합니다.
세 번째, 작가로의 이력과 투고 리스트
기획원고에는 작가로의 이력을 적고 내가 가진 홍보 역량도 적는다. 그런데 첫 책 출간의 경우 이런 이력을 쥐어짜도 만들기 힘든 상황에 놓이니, 내가 가진 모든 이력을 총동원하여 일반 이력서나 자소서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사실 이것이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내가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왔는지를 대변해주기도 하지만, 출판사에서 좀 더 주목하는 것은 당연 작가로서의 이력일 것이다. 그런 이력을 한 줄 한 줄 쌓아간다는 마음으로 브런치뿐 아니라, 인스타, 블로그, 각종 채널을 통해 작가의 이력과 활동을 넓혀 ‘나는 작가로서 이만큼 준비가 되어있고, 글 쓰는데 이만큼 진심인 사람이에요’라고 미리 준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출간 의뢰는 보통 출간 기획서를 출판사 이메일로 보내는 경우와 출판사 사이트에서 그들이 원하는 양식에 맞춰 작성 후 업로드 하는 경우가 있다. 투고를 하려고 마음먹고 출판사에 관심을 가져보면 생각보다 많은 출판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중, 나의 원고와 결이 맞는 출판사에 투고를 하는 것이 연락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자기 계발서를 중점적으로 출간하는 출판사에 에세이나 시집을 엮어 투고를 하게 되면 방향이 맞지 않아 계약이 성사되기 힘들다. 그래서 내가 쓰고 싶은 책과 비슷한 책의 출판사를 수집하고 이메일을 모아 하나의 파일로 정리해 두면 좋다. 이메일 주소는 책을 펴낸 곳의 정보에 함께 실려있는 경우가 많고, 홈페이지가 있는 경우 웹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있다. 투고는 10군데를 해도 되고 100군데를 해도 된다.
다만 완곡한 퇴짜 메일이 내 메일함에 쌓여 마상의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질 뿐… 보통 출간 의뢰 퇴짜 메일은 너무 예의를 갖추고 너무 깍듯하여 오히려 묘하게 더 마음이 상하는 경우도 많다.
반려(퇴짜) 메일 문구 예
저희 출간 분야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출간이 어려우며 모쪼록 눈 밝은 출판사와 인연이 닿으시길…
유감이지만 사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결론이 눈앞에서 베스트셀러를 외면한 엄청난 실수일지도 모르나 그 역시 저희의 미숙함이나 한계이겠지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아쉽지만 출간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긍정적인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작가님의 훌륭한 작품과 좀 더 뜻이 맞는 역량 있는 출판사를 만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작품을 반려한 것일 뿐 작가님 자체를 반려한 것이 아니기에 다음번에 좋은 작품으로 또다시 투고해 주시면,,, 등등
‘눈 밝고 역량 있는 출판사가 그쪽이 되면 안 되나요? 어떤 현재상황을 고려한 것일까요? 그 상황 언젠가 나아지기도 하나요? 대체 베스트셀러를 왜 눈앞에서 놓치죠?’라는 마음의 소리를 메일에 담아 다시 보내고 싶지만, 그 시간에 다른 곳을 두드려 보는 걸로~~
네 번째,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의 의견도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악플에 흔들려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유연하고 단단한 마음)
글을 쓰는 사람들이 혹평, 악평을 받을 기회가 많지는 않다. 글이라는 것이 답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서로 다름을 존중하며 격려하는 분위기에서 글을 쓰는 분위기 덕분이기도 하고, 또 그리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출간 전에 많은 구독자가 생겨 호평과 혹평을 함께 받을 기회가 많이 있었다면 출간 후 겪는 평가에 좀 더 유연한 마음과 태도를 이미 지니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그렇더라. 100개의 호평이 있어도, 1개의 혹평만 마음이 마구 쓰인다. 마치 그 한 줄만 글자포인트를 100으로 키운 것처럼. 나 또한 그랬다. 나와 생각이 다른 어느 분의 댓글 공격에 ‘왜 굳이 이렇게 열성적으로 비판을?’이라 생각이 들었지만, '사람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고, 다른 생각을 좀 더 강하게 어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 아팠지만 또 아무는 과정에 단단함이 생겼다. 물론 내가 또다시 악플이 달리면 흔들리지 않을 거란 자신은 없다. 흔들리고 또 흔들리겠지만, 이 또한 글을 쓰는 사람에게 수없이 필요한 과정일 수도…
마지막으로, 인내심.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감사하는 마음.
책 출간 소식을 알리는 작가들을 보면서 많은 기다림과 인내의 과정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투고부터 시작을 했건, 계약부터 시작을 했건 모든 절차가 쉬이 그저 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정성과 공을 들인다. 한 권의 책은 저자의 마음과 시간과 경험을 담은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그 책이 선택되기까지, 그 책이 쓰이기까지, 그 책이 디자인되고 홍보되고 정산되기까지 그 한 권의 책을 위해 함께 정성을 쏟은 그 모두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어서 더 힘들기도 하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더 복잡해지기도 하지만,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더 완성도 있게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다른 많은 글들 가운데 나의 글이 책으로 엮이는 이 상황과 순간에 감사함을 잊지 않아야, 나와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에 감사함을 잊지 않아야 그래야 더 좋은 결과물은 물론이고 그 모든 과정이 나를 또 한걸음 나아가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진정한 나의 시간이 될 수 있다고, 그리 믿는다.
많은 예비 출간 작가님들, 그리고 나 역시 그 시간을 맘껏 감사하고 누리고 즐길 수 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