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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지 Sep 14. 2023

<아는 듯 모르는 듯 다시 만나요, 우리> 외

용기를 심어 드립니다

<아는 듯 모르는 듯 다시 만나요, 우리>

낡은 허물을 벗고
새 단장을 준비하는
우리 동네는
설렘과 아림이 함께한다

흐른 세월만큼이나 칠이 벗겨져
습기를 잔뜩 머금은 벤치에는
인자한 미소의 할머니들께서
차분히 담소를 나누고 계신다

녹슬어 끼익 소리가 나는 그네 옆에는
놀이터의 터줏대감마냥
지나가는 사람들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고양이들이 있다

새로 들어설 깨끗한 건물과
수분기 없는 보송한 벤치와
끼익 소리 하나 없는 놀이터가
나와 내 아이들을 반겨줄 생각에
설렘이 가득하다가도

우리의 어른들과
우리의 고양이와
우리의 모든 추억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될
이 오랜 공간이 벌써 보고 싶어
마음이 아려온다

어딘가의
햇살 좋은 공원에서
아는 듯, 모르는 듯
다시 만나요 우리

나의 새 보금자리가 기다리는
빛바래가는 이 오랜 공간은
기대와 그리움이 공존한다




<나와 나의 인연>


알고 있나요?

당신의 마음이

오늘도 얼마나 많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애썼는지


생각해 보았나요?

당신이 몸이

오늘도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견디기 위해

노력했는지


귀 기울였나요?

나를 가장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고

쉼 없이 속삭이고 또 속삭이는  

내 안의 소리에


충분하지 않은가요?

이리 나를 위해

애쓰고 노력하고 표현하는

연약하지만, 나약하지 않은

내가 나를 만났다는 것만으로



공모전 입상했던 시 2편을 올려봅니다.

이렇게 발행에 용기가 안 날 같았으면

그냥 입상 소식 글과 함께 시를 내놓을 것을 그랬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그저 운이 참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엄마가 그러시더군요.

"저 같은 시를 썼다고"

"예쁘게 꾸미지는 못하지만

진심은 담겨있다고"


이런 작품도 입상하는구나..

용기를 얻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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