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시장 톺아보기
주의 - 글쓰기를 놓은 지 수개월이 지나 필력이 다소 떨어졌으니,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너른 이해를 바랍니다.
오랜만에 기존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한 달 정도 개인 프로젝트에 도전할 여유가 생겼다. 이번에 내 실력을 체크해보고자 브랜드를 하나 만들어 보고자 한다. 단순히 운영에서 그치지 않고, 가치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켜 언젠가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이커머스 프로젝트를 선택했다
사실 시장 분석을 통한 수요 검토도 고려할 수 있었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내가 필요로 하는, 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나부터 써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다이어트 제품이나 건강 보조식품, 화장품 등 이미 진입할 수 있는 시장과 인프라 등이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 흥미를 끌지 못했다. 나부터가 진실로 '필요함'을 느끼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의 반복적인 불편함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동업자와의 통화에서 그 힌트를 얻었다.
바로 내 머리가 곱슬, 그것도 악성곱슬이라는 사실이다.
그동안 매직과 고데기, 헤어 로션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시중 제품의 광고는 대개 모델들의 비포-애프터로 채워져 있었다. 이미 잘생기고, 머릿결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모델들의 비포 애프터만 깔려있는 것이 내심 못마땅했다. 정작 정말 강하고 억센 곱슬머리를 위한 제품은 찾기 어려웠다.
정말 억세고, 정말 강한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헤어의 '그 무엇'을 만들 수는 없을까?
평소에 먹지도 않는 건기식이나 화장품보다는 나부터 진짜로 필요한 '그 무엇'을 갖고 싶었던 것이다.
돈 될 것 같은 것, 인프라가 있는 것도 좋지만, 나의 선택기준은 재밌게 할 수 있어야 하고, 내가 필요한 것이어야 했다. 그렇게 이번 프로젝트의 사업군은 일단 억센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헤어케어' 시장으로 정해졌다.
사실 이미 5년 전쯤 이커머스를 이미 해봤었고, 운좋게 좋은 결과를 내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셀러도 많아지고 시장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최신 흐름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었다. 업데이트 된 내용과 체험이 필요했다. 그래서 글을 쓰는 24년 11월 1일 기준으로 수도권에서 열린 ‘코리아 이커머스 페어’와 ‘대한민국 우수상품전시회’에 참석해 새로운 정보를 얻기로 했다.
AI의 발달 덕분일까
물류와 고객지원 자동화를 돕는 서비스들이 줄지어 부스를 차리고 있었다. 하지만 상호를 가리고 바라보면 눈에 띄는 차별점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보였고, 그중에서 익히 들어본 서비스들의 특징을 도출했다.
아!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구나. 너무 뻔하다.
여기서 살아남는 모델은 결국 '제휴확보'에서 승리한 서비스들 뿐이야.
참석한 김에 지인 유튜버의 강연도 들었다. 일반적인 내용뿐 아니라 실제 경험에 기반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로직과 노출에 대한 이야기, 실무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도움 받았던 곳은 이곳이었다.
이커머스 페어가 SaaS 중심이었다면, 우수상품전시회는 시장에서 이미 반응을 얻은 제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헤어케어 사업을 염두에 둔 만큼, 뷰티 부스를 둘러보았다. 대학생처럼 보이기 위해 둥근 안경을 쓰고 첫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 창업자처럼 다가가니, 한 젠더리스 화장품 브랜드 부스에서 색조 화장품에 대한 MOQ 이야기와 요즘 화장품 업계의 트렌드, 해외 시장 진출 방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헤어케어 부스는 적었고, 마지막으로 코너를 돌았던 길에서 샴푸 부스를 만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재밌는 점은 GPT의 대화기능을 학습시켜, 내 머리 고민을 말하게하고, 그 회사 브랜드의 제품을 추천하도록 학습되었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구성이다"라고만 생각했지만, 팀장님의 말을 듣고 놀랐다. "네이버에 '샴푸'라고 검색하면 1등으로 나오는 브랜드"라는 것이다.
실제로 검색해 보니 그 말이 사실이었고, 이곳이 '실제 로직에 먹히는 마케팅'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자체 생산 능력도 갖추고 있어서 MOQ나 SKU 문제도 유리해 보였다. (수많은 샴푸 라인업으로 확인)바로 OEM, ODM 문의를 드렸고, 원하는 MOQ도 제안드렸더니 긍정적인 답변까지 받게 됨 (머릿결 기능성 관련 샴푸 구매까지 한 것은 덤) 덕분에 다음 주 미팅까지 잡았다.
불쌍하지만 열정넘치는 대학생 페르소나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오랜만에 모니터와 사무실을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오니 미처 다 적지 못하는 수많은 실제 이커머스의 현실과 현황들을 마주할 수 있었고, 덕분에 놓칠 수 있었던 위험들을 체크할 수 있었다.
아무리 AI가 발달하고 온라인으로 모든 것이 다 된다고 하더라도, 결국 진짜 좋은 정보를 얻기 위해선 오프라인에서 움직이고 명함을 나누며 얻어야 한다는 것을 느낀 하루.
1일차지만 세상 밖으로 바로 나온 덕에 첫날부터 사업군을 구체화하고, 제조사 미팅까지 잡았으며, 제품 샘플도 얻었다. 이번 주말에는 프랜차이즈 박람회와 여러 팝업 행사에도 가볼 예정이다. 이커머스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과연 어떻게 판매를 일으키는지, 어떻게 사람들을 부르고, 어느 부스가 어떤 방식으로 인기를 끄는지들을 조사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