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의 퇴사 외 일곱 번의 입사를 반복하면서 이십 대 동안 다양한 직군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서비스업, 사무직, 영업직에서 근무하면서 어쩌면 나는 모든 일은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어떤 직업을 가져도 사람과 마주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고, 직접적으로 고객 응대를 하는 서비스업이 아니더라도 회사 생활에서 적당한 서비스 마인드는 필요하기에 나의 모든 업무는 서비스 업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한 듯하다
사주를 백 프로 믿지는 않지만, 어떤 사주에서 나와 맞는 직업은 안내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신기하게도 서비스업에서 근무할 때는 청소년들에게 유적지를 안내하는 일을 했고, 테마파크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안내하며 근무했다. 돌이켜보면 사무직으로 근무했다고 생각했던 일들 또한 모두 서비스업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학 병원에서 비서로 근무할 당시에도, 한 기업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100명까지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근무를 해야 했던 일들 역시 완벽한 사무직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영업 사원으로 근무할 때는 고객들에게 정보를 전하는 사람이었으니, 이 정도면 나는 꽤 넓은 서비스업을 경험했던 것 같다
현재도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안내를 하는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질문하는 이들이 많고, 나 역시 답변을 해주는 일 또한 나의 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근무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 정도면 내 사주에 나와 있는 안내자의 역할이 꽤 맞다고 생각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회사에서 누구나 실 수 할 수 있다
업무 특성상 한 달을 마무리하는 월말과 월초가 가장 바쁜 편이다
유독 예민해지기도 하고, 사원들의 월급이 달린 문제라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였던 하루였는데, 다른 담당자가 실수한 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설마 아니겠지'
이미 여러 번의 실수를 했던 상태였고, 그때마다 다음번에는 더 조심해 주세요 라는 이야기로 마무리 짓곤 했다. 내가 잘못했던 걸까, 여러 번의 실수를 '그럴 수 있지'라는 마음으로 넘어가 준 게 문제였을까
"따르릉"
수화기 너머로 담당자가 전화를 받기만을 기다렸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묻는 나에게, 본인의 여러 번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건지 당장의 상황만 무마하려고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울컥하고 말았다. 최대한 침착하려고 했지만 인정하기보다 당장의 실수를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려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무례함
결국 다른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눈 후 일을 마무리했지만, 실수를 한 담당자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었다. 회사에서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여러 번의 실수를 하는 사람이었기에 항상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여러 번의 실수 끝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나 역시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려 노력했지만, 결국 나를 울컥하게 만든 사람이 되어버렸다
실수하다 [失手] (사람이) 부주의로 잘못을 저지르다
우리는 로봇이 실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로봇에게 실수를 묻지 않는다. 로봇의 실수는 실수가 아니라 기계적 오류일 뿐이기에 로봇을 탓하지 않는다. 실수하다 라는 말은, 사람이 부주의로 잘못을 저지른 일이 실수라고 한다.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고, 사람이기에 실수를 해도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에게 나는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까
앞으로 나는 업무처리를 할 때 그다음 당자의 말을 쉽게 믿지 못할 것이다. 한두 번의 실수는 부주의로 인한 잘못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러 번의 실수는 직장인에게는 신뢰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 역시 조금 더 단호하게 업무처리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날이기도 했다
결국 나는 오늘 회사에서 울컥하고 말았다
결국 자신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타인의 실수로 돌려버리는 이에게 나는 울컥하고야 말았다
실수를 인정했다면 서로의 마음이 상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그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결국 그렇게 타인의 뒤에 숨어 일을 마무리했다. 나 역시 나의 울컥함을 그에게 표현하지 않았다, 여러 번의 실수를 이야기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탓에 이미 지칠 만큼 지쳐있는 상태였으니까
나 역시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실수를 회피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다짐한다
사람이기에 실수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의 실수를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최소한의 양심은 지키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해보는 날이었다. 울컥하는 마음을 뒤로한 채, 나는 또 그렇게 직장인이 가져야 할 태도 중 중요한 신뢰를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