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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상혁 Jul 22. 2024

미래 세대가 꼭 알아야 할 환경 역사

'새만금 간척 사업’부터 ‘얼룩말 세로의 동물원 탈출’까지

함께 읽는 책 No. 44

정명희, 이다(2024), 『기억해야 할 환경 사건,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고요?



감히 2024년 7월 이달의 환경책이라 부르고 싶다. 청소년 도서로 출간되었지만 성인이 봐도 무방하다. 1991년 ‘새만금 간척 사업’부터 2023년 ‘얼룩말 세로의 동물원 탈출’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1990년대 이후 대한국민이라면 꼭 기억해야 할 26가지 환경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 몇 가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멀게는 ‘새만금 간척 사업’이 그렇고 가까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렇다. 갯벌 생태계를 위협하는 새만금 간척 사업은 그렇다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왜 환경 사건일까? 지은이의 말을 들어보자.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전쟁터가 되었어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산업·에너지 시설과 비료 공장을 파괴했고, 이곳에서 흘러나온 유해 물질이 대기와 땅, 바다를 오염시켰어요. 수력 발전소로 이용되던 댐을 폭파해 댐 하류의 도시가 물에 잠기고 동물원의 동물 300여 마리가 죽은 일도 있었어요. (…) 전쟁은 살아있는 모든 것을 죽이는 범죄이자, 최악의 환경 파괴 행위인 에코사이드의 현장임을 우크라이나가 보여주고 있어요.”     



1991년 새만금 간척 사업

1991년 두산전자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1994년 대법원 생수 판매 금지 무효 판결

1995년 쓰레기 종량제 시행

1996년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생태 복원

1997년 찰스 무어 선장 태평양 쓰레기 지대 발견

1998년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 백화 현상

2000년 동강 댐 건설 계획 백지화

2003년 백두대간 보호법 시행

2004년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2007년 삼성 1호-허베이스피릿호 기름 유출 사고

2007년 남극 오존층 회복 시작

2010년 동물 350만 마리 살처분

2010년 친환경 무상 급식 조례 제정

2011년 4대 강 사업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참사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2013년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방류

2013년 미세 먼지 발암 물질 분류

2017년 일회용 생리대 파동

2017년 뉴질랜드 황거누이강에 법인격 부여

2018년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2019년 아마존 산불

2021년 한국의 갯벌 세계 자연 유산 등록

2022년~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23년 얼룩말 세로의 동물원 탈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26가지 환경 사건을 연도순으로 나열해보았다. 1994년 ‘대법원의 생수 판매 금지 무효 판결’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다시 1994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그래서 생수 판매 금지를 유지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만드는 방향으로 갔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태양과 바람과 물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함께 누려야 할 공동재다. 이를 사유화하려는 모든 시도는 철저하게 배격해야 마땅하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들이 암울하고 절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1995년 쓰레기 종량제 시행이나 1996년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생태 복원은 전 세계가 감탄할만한 사례다. 2000년 동강 댐 건설 계획 백지화나 2003년 백두대간 보호법 시행도 자연의 보존과 생명의 보호를 위해 인간의 욕망을 내려놓은, 용기 있는 정책 추진이다. 2010년 친환경 무상 급식 조례 제정 역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추진되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다.     


이 책의 마지막 주제가 ‘2018년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나는 2018년이 기후세대가 등장한 원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제 청소년들은 역사를 배우는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가는 능동적 주체가 될 것이다. 지난 4월 23일과 5월 21일 두 차례에 걸쳐 헌법재판소에서 기후헌법소원 공개변론이 진행되었다. 빠르면 올가을 기후소송의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기후위기 방관은 위헌입니다. 땅땅땅.” 눈물나게 반가운 소식을 스물 일곱 번째 환경사건으로 담은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정명희(글), 이다(그림) (2024), 『기억해야 할 환경 사건,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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