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무엇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교육자치 시대의 교사: 교사 전문성의 새로운 지평
01. 교육자치 시대의 교육
왜 교육자치를 말하는가? 누가 교육자치를 말하는가? 교육자치를 말하기 전에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교육자치의 핵심은 가르침과 배움입니다. 가르침과 배움이 없는 교육자치는 빈껍데기에 불과합니다.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집니다. 가르침과 배움은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그것이 교육자치의 존재 이유입니다. 교육자치는 오직 가르침과 배움의 옹호를 위해 존재할 뿐입니다. 학교는 가르침에 대한 존중과 배움에 대한 경탄이 넘쳐나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학교는 교육자치의 구조 속에서 배움과 삶이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사회의 공유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까지 학교 자율운영체제를 정점으로 하는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교육자치 시대의 교사 전문성이 새로운 상상을 필요로 하는 까닭입니다.
사진출처 :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
교육자치 시대를 선언하다
2019년은 교육자치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듯합니다. 2019년 2월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정책토론회 <대한민국 새로운 교육 100년과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정권차원을 넘어서 시민사회와 교육자치의 바탕 위에 협력과 협치를 통해 미래교육체제를 구현”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1)
또한 8월 7일 교원대학교에서 발표된 <교육자치 실현을 위한 교육주체 공동선언>에서 풀뿌리 교육주체를 위시한 선언자들은 교육자치를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힘”이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삶으로써의 민주주의를 배워 이 땅의 진정한 주인으로 성장하게 할 자양분”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2)
교육에 관한 의사결정의 주체와 교육 운영 방식의 변화를 동시에 의미하는 교육자치의 핵심 키워드는 거버넌스governance입니다.3) 거버넌스란 일반적으로 “과거의 일방적인 정부 주도적 경향에서 벗어나 정부, 기업, 비정부기구 등 다양한 행위자가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국정운영의 방식”을 의미합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누가, 무엇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집약할 수 있는4) 거버넌스를 교육자치와 연결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분야가 바로 교육과정 거버넌스입니다.
교육과정 거버넌스란 국가 수준, 지역 수준, 학교 수준에서의 권한의 위임과 분배에 따른 교육과정 정책 결정 구조 및 교육과정 운영 체제를 말합니다. 또한 학교 자치 실현을 위한 지역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 전개되는 교육 활동과 관련된 의사결정 전 과정을 포함합니다.5)
교육과정 거버넌스란 국가 수준, 지역 수준, 학교 수준에서의 권한의 위임과 분배에 따른 교육과정 정책 결정 구조 및 교육과정 운영 체제를 의미합니다.
[표 1]은 기존의 국가교육과정 개정 절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절차 속에 현장의 교사가 참여하는 길은 교육부 또는 연구기관에 의해 선택받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이 표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그동안 교육과정 거버넌스는 소수 전문가 및 교육 관료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 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교육자치 시대의 교육과정 거버넌스는 소수 전문가 및 교육 관료에 의한 독점적 의사결정을 형식적으로 보완하는 역할을 넘어 미래교육체제 구현의 핵심적인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완전히 새롭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는 국가교육과정 연구・개발・고시 체제 재구조화로 대표되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개편 노력이 필수적임을 의미합니다. 교육부의 권한 이양이나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등이 이야기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권한이 시도교육청으로 이양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엄밀히 말해 이것은 교육자치가 아니라 교육청 자치입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권한이 시도교육청으로 이양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재편
시도교육청 수준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역시 기존의 관료적 행정체계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학교 입장에서는 교육부에서 공문이 내려오나 교육청에서 공문이 내려오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시도교육청은 학교와 상시적 상호 연결 관계를 유지하면서 학교 교육과정 지원을 위한 모니터링, 현장의 요구 수렴과 지원을 위한 연수, 학교 간/학교와 지역사회 간 협력체제 구축, 다양한 실천 사례와 교육자료 공유 시스템 구축 등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최종 목적은 학교 교육과정 내실화를 위한 지원이며, 학교와 지역사회, 학교와 학교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6)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최종 목적은 학교 교육과정 내실화를 위한 지원이며, 학교와 지역사회, 학교와 학교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국가 수준 및 시도교육청 수준의 재구조화를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이 학교 교육과정 설계, 즉 “교육과정의 맥락화”의 주체가 될 때 비로소 진정한 교육자치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교사 교육과정의 맥락화 구조는 [표 2]와 같습니다.7)
학교 공간 재구조화의 핵심
교사 교육과정 맥락화 구조는 3가지 차원으로 구성됩니다. 먼저 하부 구조를 이루는 집단 지성 공간은 교사학습공동체의 역할이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학교 전체 교육 계획 속에서 교육과정의 책무를 확인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펼쳐집니다. 또한 교육의 시장화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집단들을 포용하는 공동의 리더십을 창출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개인 역량 공간은 교사 각자의 성찰과 해석의 단계로 각자의 교육 활동에 실천의 지식들을 풀어놓는 단계입니다. 여기서 교사는 “실천의 쟁점들을 규명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의 학생들과 교실과 학교를 연구하고, 교육과정을 구성 및 재구성하고, 교실과 학교 및 사회 혁신을 위해8)” 개인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집단 지성 공간과 개인 역량 공간은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합니다. 배움과 삶은 분리되어 있지 않으므로 학교 공동체는 삶 속에서 배움을 창출하고 배움을 통해 삶을 변혁해나가야 합니다. 결국 교사 교육과정 맥락화 구조 전체가 교사의 전문성이 발현되어야 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학교 공간 재구조화에 대한 논의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자치라는 시대정신에 대한 고민 없이 ‘러브 하우스’류의 온정주의나 구글과 같은 소위 다국적 플랫폼 기업의 쾌적하고 자유분방한, 그러나 그 뒤의 성과지상주의는 세련되게 숨기는 시장주의적 관점의 디자인을 적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깊이 숙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이 글 <교육자치 시대의 교사>에서 학교 안에 집단 지성의 공간과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저는 <교육자치 시대의 교사>에서 학교 안에 집단 지성의 공간과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무실의 지배에서 탈출하기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관료적 행정체계라는 것이 정부와 시도교육청에만 해당하는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①국가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지식을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담아 ②정해진 공간에서 ③정해진 기간 동안 ④국가가 임명한 사람에 의해 ⑤‘학생’이라는 지위가 부여된 일정 연령의 사람들에게 ⑥가장 효율적이라고 여겨지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근대적인 의미의 학교교육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교육체제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관료주의/관료제인 것이죠.
관료들은 소위 ‘원 페이퍼’를 중요시합니다. 자신들을 문서를 통해 말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기도 합니다. 너무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평범하지도 않은 세련되고 정제된 탬플릿, 누군가에게 공격받을 여지를 주지 않는 철저함과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핵심을 드러낼 수 있는 문장 구성, 그리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부수적 장치들까지. 상관을 위한 보고 문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사이, 현장의 실천은 투박하고 불안하며 언제 어디로 튈지 몰라 예측 불가능한, 즉 관리를 받아야 할 대상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관료제Bureaucracy라는 말이 사무실(bureau)과 지배(cracy)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명심합시다. 사무실이 교육을 지배하게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교사와 학생에 의해 배움이 생성되고 공유되는 교실이 우리 교육의 가장 중요한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 하겠지만 교육자치의 필요성도 오직 여기에 있습니다.
교육청의 문화가 학교를 잠식하지 못하게 합시다. 교무실의 문화를 바꿉시다. 공문처리와 품의제도가 교무실의 본질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어쩌면 교무실이라는 명칭 자체를 바꾸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사들의 공간을 의미하는 교무실은 단지 행정업무만 보는 곳이 아니라 (행정업무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행정이 최우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할 뿐입니다.)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대화와 사색, 그리고 영감과 창작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교무실은 단지 행정업무만 보는 곳이 아니라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대화와 사색, 그리고 영감과 창작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교사 교육과정의 맥락화라는 것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교사 자신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 역시 관료적 행정체계의 자장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교장의 민주적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교사학습공동체의 민주적 리더십이 뒷받침되지 않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 학교 구성원 전체의 의사소통의 민주화, 즉 학교민주주의의 수준은 학교자치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적 요소가 될 것입니다. (계속)
1) <3.1 운동 100주년 맞이 새로운 백 년을 준비하는 미래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계 공동 선언>에 참여한 기관 및 단체는 다음과 같다: 국회교육희망포럼, 국가교육회의, 교육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아래에 선언 전문을 옮긴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 교육은 독립운동의 역사이자,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이며, 세계인이 부러워할 만큼 최단기간에 잘 사는 나라를 만든 국민의 역사이다. 일제식민지와 전쟁의 폐허, 그리고 분단국가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우리 국민의 저력이며, 그 힘의 원천은 바로 교육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산업화 과정에서 급격하게 성장하며 굳어진 우리 교육은 중앙집중적 권력의 과도한 하향식 개입, 교육의 시장화와 사적 영역화를 비롯하여 지나친 경쟁주의, 획일적 서열화와 학벌주의 심화, 계층 간 지역 간 불균형 등의 문제를 안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교육을 둘러싼 사회적 불신과 갈등이 자못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는 지금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초지능화, 자동화, 가상화, 초연결 등의 흐름 속에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인구절벽이라 불릴만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한편으로 우리 앞에 남북평화의 시대가 열리며,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의 평화와 번영은 동심원이 되어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과거 민주화와 산업화에 기여했던 우리 교육의 저력을 계승하고, 국민의 독창적 역량을 고양하는 교육을 새롭게 세울 절호의 기회이다.
획일적 서열화와 과잉 경쟁을 지속시키는 산업사회의 교육체제를 벗어나, 새로운 미래교육체제를 수립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절실한 개혁 과제이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세계 속의 교육 강국, 사람과 사람-세계와 세계를 화해와 평화로 잇는 대한민국으로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이에 걸맞은 교육체제를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100년 전 우리 선열들은 이미 3.1독립선언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에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사람들이 저마다 인격을 발달시키고 우리 가여운 자녀에게 고통스러운 유산 대신 완전한 행복을 주려면, 우리에게 가장 급한 일은 민족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의 잘못을 바로잡기에도 급해서, 과거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도 없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지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양심이 시키는 대로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이, 서로 재앙을 피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우리는 원래부터 지닌 자유권을 지켜서 풍요로운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것이다. 원래부터 풍부한 독창성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세계에 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꽃피울 것이다.’
100년 전 선열들의 외침은 지금도 살아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간 교육정책의 결정과 추진 과정에서 학생, 학부모, 교원,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했다. 그러나 이제는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시민과 교육당사자가 함께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교육의 방향과 비전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미래교육체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바야흐로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평화의 시대를 맞으며, 오늘 우리는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100년,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데 함께 힘을 모을 것을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3.1운동을 계승한 우리 헌법 제31조1항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은 권리를 가진다.’를 실현하고, 모든 학습자가 자주적 생활능력을 함양하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며, 삶 속에서 자기실현을 잘 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체제 수립을 위해 다 같이 협력한다.
하나, 우리는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거쳐 희망찬 내일을 만들어 갈 미래교육의 비전과 체제를 수립하고, 평화시대에 걸맞은 공존의 교육을 위해 다 같이 협력한다.
하나, 우리는 정권차원을 넘어서 시민사회와 교육자치의 바탕위에 협력과 협치를 통해 미래교육체제를 구현할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이를 위해 다 같이 협력한다.
2019년 2월 28일
국회 교육희망포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서울학생참여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육혁신연대
2) <교육자치 실현을 위한 교육주체 공동선언>에 참여한 선언자들은 다음과 같다: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와 함께하는 풀뿌리 교육주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국가교육회의, 혁신교육지방정부협의회, 교육부. 아래에 선언 전문을 옮긴다.
교육자치는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힘입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삶으로써의 민주주의를 배워 이 땅의 진정한 주인으로 성장하게 할 자양분입니다. 시민의 교육주권을 확장하여 민·관·학이 교육 협치를 이행하는 일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일구어온 혁신교육은 이제 교육자치의 든든한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여 학교를 혁신해 왔습니다. 나아가 학교와 지역이 만나 마을교육공동체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소통하고 나누고 실천하면서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여기 모였습니다. 어린이·청소년, 대학생·청년, 학부모, 시민, 교직원이 함께 새로운 교육자치 시대를 선언합니다.
모든 시민은 학습자이며, 모든 학습자는 배울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 지역과 협력하는 마을교육공동체를 기반으로 삶과 앎이 함께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생태계를 만들겠습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입니다. 학교교육공동체는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에 공동으로 책임지는 학교자치를 실현하겠습니다.
교육자치 시대의 정책은 지역과 시민이 주도하는 풀뿌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정부는 유·초·중등 교육의 권한을 시도교육청에 신속히 넘기고, 국가교육위원회를 설립하여 미래교육체제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우리는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함께할 것을 약속합니다. 집단지성의 힘으로 교육자치 역량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오늘의 선언을 시작으로 교육현장에서 실천하고 성찰하며, 협치를 통해 교육의 새 희망을 만들어가겠습니다.
2019. 8. 7.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와 함께하는 풀뿌리 교육주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국가교육회의, 혁신교육지방정부협의회, 교육부
3) 김용(2019). 『학교자율운영 2.0 학교개혁의 전개와 전망』. 살림터. 142쪽. 김용은 이 책에서 이와 같은 개혁방식을 일컬어 ‘권한 이양 개혁’이라 지칭하고 있다. 교육자치선언의 핵심 키워드 역시 정부로부터 교직원·학생·학부모·지역주민으로의 ‘권한 이양’임을 기억한다면 교육자치=권한이양=거버넌스라는 관계가 성립함을 알 수 있다.
4) 김용(2019). 앞의 책. 142쪽.
5) 황현정 외(2018). 『학교 자치 실현을 위한 지역 교육과정 구성 방안』. 경기도교육연구원. 81쪽.
6) 황현정 외(2018). 앞의 책. 82쪽.
7) 황현정 외(2018). 앞의 책. 96쪽.
8) 서경혜(2015). 『교사학습공동체』. 1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