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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유쌤 Apr 30. 2024

왕초보의 투자일기 시작

투자? 먹는 건가?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쓴다. 요즘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어 이것저것 뒤져보다 결국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랜만에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글을 쓰며 내 생각을 정리해야 앞으로 꾸준함이 유지될 것 같단 생각에 왕초보의 투자일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시작해 본다. 


 부부 공무원으로 살면 어려울 것 없다는 주변의 시선을 받으며 살았던 결혼 생활을 돌이켜보면 코로나 이전과 이후를 기점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의 직격탄을 받았다. 

 조그마한 공무원 아파트 전세금도 대출로 시작했던 우리 부부에겐 초반 이 시기만 잘 견디면 좋은 날이 오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아끼고 아끼며 전세금 대출을 다 갚던 날 조촐한 파티를 하며 자축을 했었다. 그때까진 아끼고 대출금 갚으며 차곡차곡 쌓다 보면 어느 순간 남들이 말하는 부족할 것 없는 부부공무원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란 잡히지 않는 허상을 향해 열심히 달렸었다. 

 그러나 코로나라는 질병은 세상을 뒤바꿔놨다. 치솟는 물가에 지갑은 점점 얇아지더니 이것저것 사람 구실 하면서 살려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세상이 왔다. 3~4년에 걸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따라가기에 우리 월급인상률은 너무 귀여웠다. 이건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봉급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다 공감할 수 있으리라. 그나마 위안을 삼는 것은 예측 가능한 수입이기에 그 수입을 잘 조절하면 이 난관을 헤쳐나갈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공무원 생활을 한지 벌써 15년 차가 됐다. 15년 차를 기점으로 이제 퇴직이 얼마 남았는지 계산해 보니 20년 남짓 남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15년 차까지 정말 순식간에 지나온 것 같았는데 앞으로 그보다 조금 더 남았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난 내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무원은 연금이 있으니 괜찮지 않아? 하는 질문은 15년 동안 거짓말 하지 않고 백번은 들은 것 같다. 여전히 언론은 그동안 개악된 공무원연금의 내용은 차치하고 이미 연금 받는 퇴직자들의 달달한 잔고를 들추며 한번 더 칼질을 하라며 망나니의 칼춤에 흥을 돋우고 있다. 내가 퇴직하면 얼마나 연금이 나올까? 궁금해서 공무원연금공단에 들어가서 조회해 보니 현재 퇴직을 하면 90만 원가량 65세부터 수령 가능하다고 나온다. 이걸 내가 퇴직할 땐 지금 물가로 환산하면 200만 원 좀 넘는 금액을 수령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 금액만 믿고 살기엔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변할지 종잡을 수 없다. 얼마나 높은 인플레이션이 몰려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코로나 시즌2가 올지도 모르고, 전쟁으로 인해 현금 자산의 가치는 땅에 떨어질지 모른다.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한 불안감이 문득 운동을 하면서 열심히 걷던 중 내 뇌리를 강하게 스쳤다. 

  그래서 먼저 잘 모르는 분야기 때문에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가 구독하는 밀리의 서재, 와이프가 구독하는 스토리텔, 그리고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들의 노하우를 듣고 읽다 보면 내 생각이 좀 정리가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시작했지만 무작정 책을 읽는다고 답을 찾는다고 기대하진 않는다. 그러나 읽은 책이 10권 20권 50권이 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는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생각해 볼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일단 처음 잡은 책은 돈의 속성이란 책이라. 다 읽고 독후감 한편 써야겠다. 

 두 번째로 일단 우리 가정의 지출내역을 분석해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여겠다는 생각에 와이프와 마주 보고 앉아서 우리 집의 재정 상태를 체크해 봤다. 그래도 부부공무원으로서 사람 구실 하면서 살겠다고 양가 부모님께 들어가는 용돈과 선물, 가끔 밥을 사거나 경조사에 쓸 돈은 줄일 수 없으므로 그런 성격의 지출은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고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고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보험료도 우리 수입의 10퍼센트 이내로 조정하고 두 아이의 보험은 길게 가져가야 하므로 이 부분은 고정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그 외에 현재 갚고 있는 대출금은 최대한 단시일 내에 보너스등으로 처리하는 방향으로 가고 우리가 납입 가능한 금액이 얼마인지 매달 교직원공제에 내는 저축공제에 금액을 늘려가며 체크를 해봤다. 그랬더니 얼추 가능한 금액이 산정되었다. 그래서 그 금액 중에 절반은 교직원공제에 안전자산개념으로 매달 예치 하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 절반은 isa계좌를 둘 모두 만들어서 그 계좌에 자동이체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이 계좌를 가지고 현금자산을 모아 투자를 할지는 공부를 더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을 믿고 조급해하지 않기로 하자. 

 이 모든 것은 혼자만의 사색을 하다 문득 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원인이었다. 이 결정이 1년 뒤 , 2년 뒤, 10년 뒤에 후회가 될지 자랑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하고 싶다. 철저한 원칙을 가지고 투자를 하며 자산을 배분하고 수익을 실현하는 그 장기간의 레이스에 발을 들인 것 같은 느낌이라 벌써 버거운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모든 투자가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실패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감내하고 대처하는 그 부분을 위해 계속 공부해 나가야겠다. 이 일기가 1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계속 쓰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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