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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Dec 15. 2019

아재 개그

아재 개그라는 말이 얼마 전부터 일상적인 단어가 되고 있다.

아저씨들의 개그라고 이해하는데 뭔가 어이없고 말장난스러운 개그를 말하는 거다.


아재 개그를 주로 하는 사람들의 배경을 살펴보면 왜 이 사람들이 아재 개그를 구사하는 지를 알게 된다.


아재 개그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학창 시절에 주로 접했던 것이 난센스 퀴즈였다. 또한 스무고개라는 걸 하고 지냈다.


개는 개인데 가장 큰 개는?

여기서 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개가 아니다.

답은 안개다.

안개는 상당히 넓게 퍼져있어서 가장 큰 개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난센스 퀴즈는 말장난이 많다.

또 하나!

제비는 제비인데 날지 못하는 제비는?

답: 수제비

예전 책에는 답이 거꾸로 써져있었다.


느낌이 어떤가 모르겠다.

뭔가 엄청난 개그라는 걸 알 수 있지 않은가?


이런 난센스 퀴즈를 겪고 난 후에는 갑자기 최불암 시리즈가 나타났다. 왜 하필 최불암 시리즈인가?

최불암은 어떻게 웃나?  

파~~


최불암이 붕어빵 장사였다. 어느 날 아들이 와서 학교에서 부모님 직업을 묻는다고 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하냐고 물어봤다. 최불암은 "아빠 직업은 수산업이야"라고 대답했다.


당시에는 최불암 시리즈가 신세대 개그였다.

이전에 있던 시리즈에서 주인공만 최불암으로 바뀐 게 많았고 전원일기에 출연한 전원이 등장인물로 나온다.



이후에는 만득이 시리즈가 나왔다.

학교에서 책임감에 대하여 글짓기를 해오라고 숙제를 줬다.

다음 날 만득이가 해온 글짓기.

할머니가 만득이 책을 들고 물어봤다.

이게 니 책임감?


이때부터 본격적인 단어 개그가 시작된 걸로 기억된다.

보다 글로벌한 시대가 되면서 영어도 활용해서 개그를 만들었다.


간단한 건 새로 나온 욕은?

뉴욕

이런 거다.


이후에는 허무개그가 나오다가

자학개그까지 나왔다.



어느 순간 아재 개그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저씨라기는 뭐해서 아재라는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아재 개그라고 하다가 그 이후는 모르겠다.


단어를 쪼개고 여러 의미로 해석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단어 하나를 분해 결합 변형 제거하는 과정으로 나오는 창의적 산출물로 볼 수 있다.


요즘에는 광고에도 간판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단련된 시리즈가 합해져서 이제는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위험하다.


전통적인 아재 개그는 사라지고 단지 가벼운 아재 개그만이 난무하다.

이제는 댓글 개그다.

댓글을 읽지 못하면 웃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그를 듣고 웃으려면 다양한 상식이 있어야 한다.

이런 개그를 만드는 사람은 다양한 상식과 경험뿐 아니라 개그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개그를 만들어내고 말겠다는 강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참고로 1989년에 Amabile 박사가 말한 창의성의 3 요소를 알려주며 글을 맺는다.


https://www.creativityatwork.com/2012/03/23/can-creativity-be-ta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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