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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Jan 25. 2024

HR과 HRBP

왜 HR에만 BP가 붙을까?

이직을 위해 직무 조건을 걸고 채용 공고를 찾다가 불현듯, 왜 HR만 BP(Business Partner)가 붙는지 궁금해졌다. 같은 지원부서라 해도 회계나 재무에는 BP가 붙는 걸 보지 못했다. 왜 HR에만 비즈니스 파트너가 붙을까?


내 생각엔, 예측이 불가능해지는 경영환경에서 기업이 어느 규모 이상으로 성장을 하게 되면, HR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때가 온다. 그때 HR이 구심점이 되어 기존의 일 외에 조직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HR이 사업을 모르니 그런 역할을 바라는 이유로 HR+BP가 탄생한 것 아닐까?

1) 그런데, 그 문제라는 것이 사업보단 사람(뽑고 나가고)에 국한된 문제가 더 많고, (사람 문제이니 HR에게 맡기는 것 뿐)

2) 그러면 다른 지원부서나 영업, 마케팅은 사업을 잘 알까? 그들 역시 사업의 변화나 시장 환경에 BP로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나?


1) 사람 문제라고 하지만 HR에게 사람을 채용하거나 통제하는데 전권을 주고 있나?

아니다. 인사권은 대표이사만이 갖는 권한이다. 그런데 채용된 사람이나 근무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발생되면 HR이 해결한다. 마치 뽑는 것은 차치하고, 구성원의 문제는 '인사가 해결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처음부터 사람을 뽑는 기준에 있어 리더와 요청부서, 운영부서간 서로 협의되고 합의되면 문제가 터졌을 때 알아서 판단이 된다. 그 문제가 우리회사라는 버스에서 내려야 할 사안인지, 아닌지 말이다. 


2) 그럼 다른 부서는 사업을 아는가?

글쎄다. 내 경험상(많지는 않지만) 우리 회사가 목표한 시장-목표한 고객이 누구인지 딱 정의해서 말하는 마케터나 영업, 전략 담당자를 보지 못했다. 대부분 파는 사람인 회사 입장에서 고객을 바라보더라. 이렇게 맛있는데 왜 안사지? 그래서 숫자(매출)를 되게 중요시 한다. 




조직 안의 모든 직무는 사업으로부터 파생되어 진다. 사업을 위해 조직이 꾸려지는 것이고 조직은, 목표한 고객에게 기업이 주고자 하는 가치를 전달하여 거래가 성사될 수 있는 활동들로 조직의 일을 세팅한다. 원/부자재 조달을 구매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면 생산이, 만든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마케팅이나 영업으로 이름을 만든다. 그리고 조직이 조금씩 커질수록 지원부서로 여러 부서들이 만들어 진다. 그래서 왜 유독 HR에게만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역할이 부여되는 것일까? 이미 영업이나 마케팅, R&D, 생산은 line 부서로 칭하고 지원부서는 staff 부서로 칭해서 우리의 인식에 자리잡아 그런것일까? 또한 너무 오랫동안 HR이 지원부서로서의 소극적 역할에 집중되어 그렇지 않을까? 어느 HR부서도 대표이사에게 HR의 역할이 원래 사람 뽑고 관리하는 역할이 아니라 초기부터 왜 사람을 뽑아야 하고, 뽑아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주어야 하는지를 잘 세팅하는 것이라고 생각지 않아서일 듯 하다.


그런데 비단 HR뿐만 아니라 모든 부서가 사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 사업이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인지, 고객의 반응을 얻기까지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앞으로 그 고객과 비슷한 문제를 갖는 어떤 고객까지 확장해 시장을 넓혀 갈 것인지 알아야 각 직무별로 책임을 다할 것 아닌가.



결론은, 굳이 BP가 붙지 않더라도 우리는 사업을 이해해야 한다. 수준에 대해서는 직무마다 이견이 있겠으나 내가 속한 사업의 고객, 시장을 모르고 일할 수 없다. 그리고 HR과 HRBP의 역할이 다르다고 하지만, 그 책임이 같다면 역할이 다른 것이 중요할까? 결국 우리가 맡고 있는 책임이란 사업이 잘 되도록 조직의 사람과 일의 관리를 통해 사업에 기여하는 것이다. 기존의 HR이 과거의 산업화 성장에 따라 대기업이 하던 방식으로 일이 정해져 내려오던 것은 어쩔 수 없으나 앞으로는 우리가 하는 사업의 변화에 맞추어 일과 사람을 조달하고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일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모두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자, HR이 사업을 모르면서 어떤 기준으로 제도와 정책을 짜야 하는가? 리더와 구성원 모두 만족하는 제도와 정책은 없으니 그럼, 리더의 맘에 들면 될까? 다른 계열사나 부서와의 소통에도 누가 고객인지 모르는데 고객을 위해 우리가 열심히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목표 달성을 위해 계획을 짜라 어떻게 가이드 수 있을까? 우리의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사업을 위한 것이고 사업에 도움이 되고, 사업의 성장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면 굳이 구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따로 포지션을 두지 않아도 HR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의 대표가, HR 리더가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럼 자연히 HRBP가 만들어 아니,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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