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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짜증나는 날 마음을 밝인 크리스마스 트리

 입안에 불평을 가득안고 온몸에서부터 가득 차있는 짜증과 답답함을 습관처럼 안고 이대로는 

안될것 같아서 집 근처 카페에 나온다. 한걸음만 앞으로 나오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그저 아무것도  

아니라는것을 알게 된다. 따듯한 커피한 모금에 향긋하고 고소한 향 


차가운 손을 녹여주는 뜨거운 온도에 적당히 내 손을 보호해주는 종이 슬리브. 

늘 나에게 무언가 원하는 관계 속에 지쳐있던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사람 소리는 카페한쪽 구석에 앉아 

3 자의 시선으로 창을 바라보는 고양이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바람들의 발자국 소리 , 

몇분 몇초간 흐르는 짧은 대화 속에 잔잔히 웃는 웃음소리 .. 나와 상관 없는 대화 속에 내가 있는듯 없는듯 

나는 함께있다. 그 속에서 나는 안정감을 누리고 있다. 그새 마음이 편안해진다. 


언제부턴가 였을까. 이런 묘한 안정감이 좋아졌었다.   내가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는 교회의 주일학교 

여름성경학교의 밤을 잊지 못하겠다. 하루종일 프로그램을 인도하고 아이들과 함께 만든 예쁜 조명을 켜고 

잠자리에 누웠다. 아이들은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고 나는 그 곁에 누워서 조용히 누워 이야기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편안한 잠자리도 아니었고 어색한 곳이었지만 어느때보다 아늑하고 평안해졌다. 왜일까?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중심이 되지 않은 그 이야기들.. 하지만 행복해 보이는 그 표정들 

편안하고 안전해보이는 아이들의 얼굴.. 목소리.. 그 시간 그 불빛.. 그제서야 나는 모든것이 끝났다. 

행복하다. 평안하다.. 하며 잠시 눈을 붙였다. 


이런 순간들이 종종 있었다. 어느정도 진전이 된 프로젝트에서 이제는 내가 없어도 될때..  

내가 존재하지만 그들끼리 화목할때 그 속에 나도 함께 존재하지만 있는듯 없는듯 함께 할때. 나는 어느때보다도 평안하고 감사함을 느낀다. 안식함을 느낀다. 어쩌면.. 이런것이 나에게 공동체의 느낌인걸까? 

최선을 다하고 난 후에 그런 안식..? 


정신없이 달린 후에 어느곳이든 따듯한 방 한켠에 앉아 도란도란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에게는 코코아한잔 내어준다면 더없이 행복하겠다.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해줄수 있고 토닥여줄수 있고 내가 그에게도 힘이 되어줄수 있는 작은 안식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보다 행복한 삶이 있을까? 


고민하며 없는 이야기를 애써 짜내지 않아도 마음에 없었던 말들 하지 않아도 되는 말들 진심이 아닌 소리들 

진짜 영혼에 필요한 말과 행동이 아닌것들은 거품처럼 다 녹여버리고.. 단 한번을 만나더라도 진심을 가진 

눈동자들이 모여서 정말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줄 수 있는 관계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리적인것들이 아니라 영혼의 소통 같은것들 말이다. 정말로 기뻐하는것을 함께 기뻐하고 정말로 슬퍼하는것을 함께 슬퍼하고 기대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내가 내 자신을 바라볼때에 꽤나 실망스러운 일들이 많았듯이.. 그러나 나를 또 보듬어야 하는 순간도 많았듯이.. 


굳이 모든순간 다 말로 설명하잖아도. 다른이도 그저 그런 순간이 있겠거니 넘어갈 수 있는 눈은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인 것일까? 오늘 좁디 좁은 집안의 루틴에서 한발자국 나아오니 따듯한 카페인이 주는 

선물은 작은 나의 생각들이 주었던 고단함의 눈물과 그리고 약간의 자유해짐의 해방감이다.  모두를 다 이해하고 소통하고 애쓸 필요가 없다. 모든 관계를 내 이성으로 해결하며 살아갈 필요가 없다. 

그냥 때로는 내 삶에 보듬음이 필요하고 살짝 잊어버림이 필요하듯이 .. 상황도 관계도 "그냥 그럴 수 있어" 

"그런 날이 있는거야.." 


세상에 그렇게 이상한 사람도 .. 또 그렇게 좋은 사람도 없는거야. 

내가 하나님앞에 죄인이지만 세상의 법 앞에 그렇게 나쁜 사람도 또 그렇게 좋은 사람도 아닌것처럼. 

스치던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이에게는 괜찮은 사람이었다가도 어떤이에게는 별로였던 사람이었겠지. 

모든일들이 그렇게 절대적인 일도 없고 꼭 다 맞는것도 아니야. 


하나님의 말씀 외에는 절대적인 진리는 없는데 ... 그렇다고 생각하니 가벼워진다.   

괜찮아. 뭔가 모를 가벼움이 찾아온다.  주님과 함께 걸어가면 언제나 그 답은 주님이기에 잘 가고 있는거야. 

힘든일도 이상한 일이 아니고 당연해.  당연한 일을 주님이 함께 가시고 힘을 주시고 .. 이미 이겼다고 하시니 

그저 꿋꿋이 걷고 있는것 뿐이야. 


따듯한 커피가 식어간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 불빛이 예쁘게 물들어간다. 

설레는 12월의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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