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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들었던 동아줄이 끊어진다

by 새로고침

하나님 또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해요. 이렇게 우울감이 찾아올 때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하나님 나는 지쳐있어요. 그런데 여전히 부르신 자리에 서있어요.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의 말이 들리고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읽혀요. 난 그들의 하나님이 아닌데..

자꾸만 내가 그 감정의 주인이 되려고 했나봐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인데요.

하나님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상황은 마치... 이제 한 걸음 넘어서서 당신께서 부르시는 자리로 겨우 힘내어

나가려는데 내가 걸어놓았던 지렛대들이 하나씩 끊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희망처럼 걸어두었던 도움닫이들이 하나씩 끊어져 눈 앞에서 툭툭 사라져요. 그러면 힘껏 당기고 있던

나의 온 몸의 근육이 그냥 힘없이 주저 앉아버려요. 그렇게 한개 두개 세개.. 네개 툭 툭 끊어지는 것 같아요.

아마 .. 여전히 그것들이 없이는 하나님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일거에요.


번지점프에 로프 하나 내 몸에 채워서 안심하고 뛰어내리는 것처럼 내가 하나님 말고 다른 로프들을 내 몸에

잔뜩 묶어 두었나봐요. 뭘까요... 관계에서 오는 안정감. 인정. 성취감. 등등..

예수님 말고 다른곳에서 내가 평안하다고 생각했던 동앗줄 같은 거였던가봐요. 하나님 말고 다른 곳에서 나

자신을 확인받고 싶었던 굴욕적인 모습이 드러나요. 그래서 그 줄들이 끊어지니.. 불안하고 어려운가봐요.

하나님 이 줄들이 끊어지고 나니 다시 부르신 사역의 자리 앞으로 나아가는것이 두려워졌어요.


어떤 마음으로 어떤 시선으로 어떤 말로 시작하고 나아가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기쁨도 즐거움도 평안함도 사라지고 내가 왜 가고 서야 하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오늘이 지나면 내일은 조금 더 알 수 있을까요. 이 길고 긴 밤이 지나고 나면 내일은 조금 더 걸어가고 싶어질까요.

걷어진 썩은 동앗줄이 있던 자리에 예수님의 세마포 흰옷으로 입혀주시고 끊어지지 않는 부르심의 줄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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