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기대하기 위해 빵을 굽기 시작한다.

실패를 거듭하는 나의 첫번째 사워도우

by 새로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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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굽기 시작했다. 빵에 대해 그 어떤 지식도 없지만 무언가에 홀린듯 그냥 그렇게

반죽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내 나이 40 하고도 한 살을 더 얻었다. 20대에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쫓기듯 달려왔고, 구멍 뿐인 내 인생에 한줄기 희망으로 오신 나의 주 하나님을 만난 후로는 뭔가를 반드시 갚아야 하는 사람처럼 또 그렇게 달려왔다.


나를 돌본다는것이 큰 잘못인 마냥 그렇게 모든 시간을 나를 외면한 채 살았다. 어쩌면 또다른 모습의 회피였을지 모르겠다. 말씀 앞에 나 자신을 돌아보며 잔잔한 교제와 안식에서 얻는 힘이 아닌 이전과 다를것 없이

나의 존재감에 대한 불안감때문에 스스로 채찍을 때리며 살았던가보다.


3년전부터 시작된 숨막히는듯한 두려움, 미친듯이 뛰는 심장, 이제는 그마저도 잘 뛰지 못하는 심장이 되며

약을 먹기 시작했다. 증상은 잦아드는것 같았지만, 언젠가부터 내일 뜨는 태양이 부담스러워진 마음의 상태는

변하지 않았다.


간단히 말하자면,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내일이 찾아오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은 누군가를 위해 나를 소진하는것 보다. 이제는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어야 한다는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오랫동안 가슴속에서만 울던 눈물이 터져 나오며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다.

"하나님 나는 이제 숨이막혀요. 내일이 다시 찾아오지 않으면 좋겠어요. "


잔잔히 나를 바라보시며 함께 하시는 주님과 함께 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때.. 사랑하는 내 딸아 , 안심하라.."



그러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심하라! 나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다시 숨을 고르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하나님은 제가 왜 이러는지 알고 계시죠? 저는 부끄러운 사역자 입니다. 저는 못난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런 저도 여전히 하나님 보시기에 소망이 있다면, 다시 쓰실 수 있는 그릇이라면 제 삶을 주님이 계획해 주세요. 먼저 내일이 두렵지 않고 기대가 되도록 저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세요."


부끄러운 기도였지만, 전도사로써 어디에도 말할 수 없었던 한심한 고백이지만, 주님앞에 솔직히 고백하게 되었다. 왠지... 주님이 기다리셨던 진실한 교제 같았다. 율법으로 행함으로 나를 억누르고 있던 못난 자아가

주님앞에 풀어진다.. 자아의 해결은 내가 하는것이 아니라 주님이 만져주어야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저는 할 수 없어요. 저는 혼자 감당할 수 없어요. 저는 무능력한 사람이에요.."


잔잔히 그 고백 가운데 들려오는 음성은 ..


"사랑하는 딸아 안심하라,, 너는 전도사이기전에 나의 사랑스러운 양이란다. 너는 내 딸이야."


그렇게 눈물로 침구를 적시며 오랜만에 아주 푹.. 단잠에 들었다. 마치 어린아이를 포근한 이불로 감싸고

평안히 잠들때까지 곁에서 지켜 주시는 어머니의 손길처럼 그 밤이 나에게 참 따스했다.




그리고 그 아침의 햇살이 나에게 참 따듯하게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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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시는구나.. 함께 하시는구나.. "


그러고는 여느날처럼 나는 해야할 일들을 저널에 적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잠깐 생긴 틈에 난 습관처럼 유튜브를 켰고, 그 순간 눈에 들어온것은 집에서 천천히 기른 천연 이스트 "르방"으로 사워도우를 굽는 영상이었다.


천천히 정성스레 빵을 빚는 모습에 마음이 갔다. 별 생각없이 "휴일에는 나도 빵을 구워볼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사워도우와 르방관련한 영상을 매일 보기 시작했다.

아직은 쌀쌀한 캐나다의 날씨 때문에 르방은 쉽게 부풀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선택한 방법은

르방은 르방대로 기르고,, 먼저는 사워도우 스타터의 힘을 빌려보는 것이었다.


영상을 따라 천천히 조금씩 따라해보기 시작했다. 반죽을 휴지 시키고,, 한 시간마다 살펴보고 반죽을 접어주고 그렿게 몇번, 그리고 또 한시간 뒤에 반죽을 늘려주고 , 시간마다 조금씩 보글 보글 기포를 만들며 아기 궁둥이처럼 부푸는 반죽이 귀엽게 느껴졌다. 소진되어 메마른 사막같던 나의 심경에 보글보글 부푸는 사랑스러운 일이 꿈틀거리는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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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들기전 다음날을 기대하며, 다시 어떠한 목적도 계산하지 않는 하나님과 나만의 대화를 마치고

단잠에 들었다. 아무 계획없이 내일의 할일들을 계산하지 않고 내일 만나야 할 사람들 혹은 그들을 위한 중보가 아닌 이번엔 그냥.. 아주 오래전 예수님을 처음 만났던 그 때처럼 주님과 나와의 대화를 하고 그렇게 평안이 잠을 청했다.


새롭게 눈을 뜬 하루, 정말 오랜만에 눈뜨게 해주심에 대한 얕은 감사로 시작하게 되었다. 이것은 빵을 굽기 전 르방이 부푸는것을 기대하며 보낸 단 2주만의 변화이다. 언제나 나의 머릿속은 행사와, 해야할 일,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꽉 차있는 삶이었는데 단순히 나를 돌아보고 단순히 나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하게 된것이 정말이지 오랜만이라 아직은 어색하면서도 감사하다.


한껏 부푼 빵반죽이 나를 미소짓게 했다. 반죽을 기대하고 일어나서 오븐에서 구워질 모습을 기대하게 되었다. 열심히 검색해본대로 오븐을 예열하는 동안 나는 오로지 내가 필요한 나의 영의 양식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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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는것만 같았다. 어쩌면 지금 나의 모든 멈춤의 시간은 내가 오래도록 걸어가기 위해 잠시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 너무 급하게 뛰어가지 않아도 괜찮은것이 아닐까? 나는 오래도록 가장 중요한것을 잊고 있었던 것일까?

얼마 지나지 않아 거실에 고소한 풍미가 진동을 하기 시작한다. 마침을 알리는 오븐의 알람이 시끄럽게 울리고 생전 처음 보는 부푼 빵은 나를 설레게 했다.

못생겨도 100 퍼센트 성공은 아니어도 처음으로 내 자신에게 괜찮다는 말을 했다.


"잘했어. 이 정도면 훌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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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구워본 사워도우 빵을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나누었다. 죽어도 베이킹엔 재능이 없으니 시도도 하지 말라던 남편의 입에서 "고소하고 맛있다"라는 말이 나왔다. 몇번이고 듣고 싶어 계속해서 물었고, 맛있다고 잘 먹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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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나의 미완성인 빵 기록을 해볼까 한다. 대단한 기대가 없는 삶이어도 괜찮고, 대단한 능력이 없는

나 자신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그냥 계획없이 한번 해보려고 한다.

언제나 나는 무거운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희생하고 살지 않으면 바른 삶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멈추었다가 나도 언젠가 진심으로 정말로 마음다해 기꺼이 나를 내어드리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겠지


생명이신 예수님 살아있는 빵으로 나에게 와주신 예수님의 사랑. 간단히 돈을 지불하면 마트에서 사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빵이 아닌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빵을 맛보며 나는 말할수 없는 사랑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되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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