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방법

윤소평변호사칼럼

by 윤소평변호사
독서가 습관이 되지 않는 한,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1 책을 가까이 두라


책을 읽는 것이 좀처럼 쉽게 되지 않는 이유는 습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 습관처럼 독서가 몸의 일부가 되려면 책을 눈에 띄는 여러 장소에 두어야 한다.


화장실, 쇼파, 침대 머리, 식탁 여백 등 책을 동선 어딘가에 두면 잊었던 책의 존재에 대해 인식할 수 있다. 여러 장소에서 눈에 들어오는 책을 보게 되면 '아! 저 책 읽어야 되는데'라는 생각과 아울러 급기야 그 책의 몇 장을 보게 된다.


#2 당장 읽지 않더라도 기회가 되면 책을 사서 소장하라


같은 책이어도 다른 시기와 공간에서 다시 읽게 되면 책이 보유한 사상과 감정이 독자로 하여금 다른 느낌과 생각으로 다가온다.


과거 책대여방이 있었으나, 이제는 사라지고 없고, 디지털의 영향으로 제지산업 대부분은 사장되었으나, 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미래예측서가 내놓는 전망이다. 그만큼 책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은 디지털이 줄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현재는 책을 대여해 주는 곳도 흔하지 않지만, 책은 반드시 구매해서 소장해야 당장 읽지 않을지라도 언젠가는 읽을 수 있고, 재차 읽는다면 다른 느낌과 생각을 주는 책의 신비감을 경험할 수 있다.


#3 책갈피를 이용하라


책갈피는 컴퓨터로 하는 문서작성시 임시저장 기능과 같다. 보통 하드보드 제본의 책은 책갈피가 끈으로 내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단순 제본의 경우에는 책갈피가 없는데, 책갈피를 활용해야 '임시저장'을 할 수 있다.


특히, 책갈피가 책과 어울리는 경우는 궁합이 들어맞는 음식처럼 독서를 하도록 만드는 유인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어릴 적 형성된 지식수준에서 거의 지식은 발전하지 않는다. 다만, 생계를 위해 약간의 업데이트만 있을 뿐이다.


#4 방주, 각주, 미주를 쓰듯이 메모하라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에 공감을 하거나 반감이 생기면, 책의 귀퉁이에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놓는다.


시간이 지나서 그 책을 꺼내 보아 넘기다 보면 각주, 방주, 미주 속에 있는 개인적인 생각이 꽤나 유치했음을 확인하거나 그 당시를 기준으로 상당히 수준이 있었던 '나'를 현재 시점에서 발견하게 된다. 생각의 메모는 그 책과 함께 사진앨범처럼 오래도록 보존된다.


밑줄긋기는 저자의 생각을 도드라지게 하고, 독자의 기억을 좀더 오래 지속되도록 하는 기능을 가질 뿐, 교감과 소통의 작용은 할 수 없다. 형광펜으로 덧칠하고, 밑줄그어 얻은 지식은 일방적인 것일 뿐이다.


#5 시리즈로 되어 있는 것은 형편이 닿는 한 한 질을 구매하라


출판사, 작가 등의 상업적 전략과 전술에 의해 한권의 책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분량의 책도 여러 권을 한 질로 편집하여 세일링하고 있다. 독자로서는 경제적 부담이 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다소 불만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형편이 되는 한, 한질 전체를 구매해야 한다. 만약, 제1권이 흥미를 유발시켰다면 그 후권들을 읽어내는 것은 순식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속해서 읽어내야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사상과 감정을 연속하여 전달받을 수 있다.


만약, 제1권이 시시콜콜했다면 그 후권들에 손과 시선이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소장해 두고 동선 어딘가에 두면 언젠가는 읽기를 마칠 수가 있다.



어떤 책들은 일렬로 꼽아두면 장식이 될 수도 있다. 마치 그 책 수준이 내 수준이다라고 말하듯이


#6 고전인 경우 원문에 가까운 책과 쉽게 해설한 책을 함께 구매하라


철학, 사상, 법학, 의학 등 전문적인 책, 학문적 연구대상의 책, IT 관련 책, 기술관련 책 등은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이 읽기에는 생소하고, 난해한 책들은 독자로 하여금 의욕을 굴복시키고, 책의 허리를 넘기기도 전에 책에서 로그아웃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원문, 원문에 준하는 책을 접하기 전에 쉽게 의역, 해석한 책을 함께 구매해서 해당 분야로의 접근 가능성을 높인 뒤 '레알'에 접근하면 이전보다는 책장을 넘기기가 수월했던 경험들이 많았다.


어떤 분야에 대해 숙려하지 못 한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런 내용을 몰라도 여지껏 문제없이 살아왔으니 말이다. 다만, 실제 칸트나 공자가 무얼 말하고자 했는지 궁금증이 생긴다면 우릴 위해 애써 용이한 책을 펴준 이들의 책을 먼저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2014. 7. 22. 강남교보 문고에서'


#7 책을 구매한 즉시 앞장에 구매한 날짜와 장소를 기입하라


서점에서 책을 살 수도 있고, 역이나 공항에서 책을 살 수도 있다. 또는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책을 구매한 시점으로부터 가까운 시일 내에 읽기를 마칠 수도 있지만, 사두고 읽기를 유보할 수도 있는데, 책 표지 뒤 바로 공백장에 책 구매시점과 장소를 기재해 두면, 구매상황이 기억된다.


이럴경우 책에 대한 애착이 좀더 생기고, 그 구매상황이 기억나면서 그 때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8 책을 사서 선물할 지언정 대여하지 마라


책을 선물하거나 선물받는 경우가 요즘은 그리 흔하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책을 선물할 경우에는 '내책'은 별도로 두고 선물할 책을 별도로 사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적으로 책을 빌려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그 이유는 책에 유치한 내 생각이 메모되어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책을 빌려간 사람이 반환의무 때문에 그 책을 반드시 읽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빌려간 사람이 읽지도 않고 원물 그대로 반환하는 경우가 더 많다.


빌려간 사람은 책을 소장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 그 책을 읽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지 않는다.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것은 그 책의 사상과 감정을 선물하고 싶다는 것이므로 별도로 사서 주는 것이 맞아 보이고, 빌려간 사람도 그 책을 읽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9 장르를 가리지 마라


책은 좋은 책과 나쁜 책을 구분할 수는 없고, 선호하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으로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 지인 중에 무협지를 무척 사랑하는 분이 있었는데, 하루에 십수권도 읽어내는 것을 보고 사람이 무언가를 선호할 경우 예상치 못 한 집중력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고기도 야채와 섞어 먹어야지 고기만을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이 올 수 있다. 무협지를 사랑한 그 분은 대화 중에 무협지에 사용되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생각도 어떤 면에서는 비현실적인 측면을 종종 드러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장르를 가리지 않아야 균형적인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역사책의 경우는 학창시절에 배운 국정교과서가 설파한 내용과 사뭇 다른 각도와 견지에서 저술된 것들이 많이 있다. 대학 초년생때 피지배층 관점에서 서술된 역사책을 일고, 그 내용이 그간 가지고 있던 배경지식과 충돌되면서 상당한 충격과 혼란을 겪었다.


관련 서적을 첨가하여 읽고, 나이를 먹으니 어느 정도는 세상의 현상에 대해서 치우치게 수용해서 효용이 떨어지는 열정을 가지지 않게 되었고, 정반합의 '합'의 범위라고 볼 수 있는 생각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혹자는 '회색'이 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정리하면, 마음과 정신의 양식도 편식하면 안된다는 명제가 책에도 적용되는 것이고, 장르를 의식적으로 구별할 필요는 없다.


#10 10분이라도 매일 읽어라


하루에 10분 정도는 책을 읽기 위해 시간을 빼두어야 한다. 혈액속에서 혈소판을 발견해 낸 '존스 홉킨스' 박사는 매일 빠짐없이 의학전공 서적을 읽고서야 잠에 들었다고 한다. 구내 가시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 안중근 의사는 매일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가르치시기도 했다.


10분은 행동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짧은 시간이지만, 실천하는 사람에게는 예상외로 긴 시간이 될 수 있다. 30분 읽기, 1시간 읽기의 계획은 실천하지 못 할 수 있고, 의무로만 작용할 수 있으니, 과감히 짤라서 10분만 읽자.



좋은 책은 인생의 등대

가을이 독서의 계절로 오랜 독재를 해 왔는데, 사철 전부가 독서의 계절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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