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판단에 맡깁니다!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정치인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서 가장 흔한 말은 "국민들께서 심판하실 것입니다", "국민들의 판단에 맡깁니다", "국민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입니다" 등등 국민을 주어로 하는 문장들이다.


그런데, 국민은 혼재된 개념이고, 정치성향에 따라 구분되며, 정치문제 외면여부에 따라 세분화된다. 정치인들의 투쟁, 정책적 갈등의 문제를 국민의 판단에 맡긴다는 것은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위임한 판단권한을 재위임하는 꼴이다. 문제는 그 국민이 혼연일체된 확정적 집단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좋다. 국민들이 나서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자. 아니, 민주주의, 국민주권이니까 국민에게 최종적 판단권한이 있는 것이 맞는 말이기는 하다. 하지만, 국민들 중 일부는 정치에 대해 문외한이거나 복잡한 함수에 대해 지나치게 정보가 부족하다. 여러 경로로 취합한 정보가 전부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판단이 객관적 타당이 함유된 정보에 기초하는 것일수가 없다.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판단을 맡기고, 국민을 내세워 우롱의 객체로 삼는 것은 대의제를 규정한 정치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스스로를 반성해 보고 있는데, 우리 삶은 정치로 둘러싸여 있다. 연애도, 가정도, 회사도, 친목도 일정 요소는 정치가 개입될 수 밖에 없다. 정치는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일정한 양보와 가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정치가 우리에게 환멸을 주고, '그 놈이 그 놈이다'라는 변하지 않는 깨달음을 선사하기도 하고, 개별 개인이 정치에 관심을 가진들 변화를 위한 충격력을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에 대해 무관심, 도외, 무관련성으로 나름대로의 삶이나 사는게 행복으로 체념해서는 안된다. 개별 개인들이 정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감시하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표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생업이 다들 있기는 하지만, 올바른 정치없이는 우리 삶이 나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실천해야 한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확인할 수 없고, 행동하지 않는 국민은 존재감이 없는 법이다.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감시하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하는 것은 민주주의 하에서 지당한 것이다. 국민에게 판단을 맡긴다고 했으니 그 판단에 복종하지 않는 정치인들이 있다면 그들은 더 이상 위임된 권한을 행사해서는 안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관계를 위한 모드전환 # 이기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