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을 신청한 뒤, 대표자는 왜 더 바빠지는가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법인회생과 간이회생, 일반회생에서 대표이사·대표자·사업주가 직접 감당해야 하는 일들


회생을 고민하는 대표자들을 만나 보면 비슷한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이제 법원에 들어갔으니 좀 숨을 돌릴 수 있겠죠?”
그런데 실무에서는 오히려 그때부터 대표자가 더 바빠집니다.

회생절차는 누군가 대신 살아 주는 절차가 아닙니다. 회사를 어떻게 유지할지, 무엇을 멈추고 무엇을 살릴지, 어떤 채무를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해 대표자가 가장 많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생절차 안에서 대표자는 단순한 당사자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 관리인 또는 법률상 관리인이라는 무게를 지게 됩니다.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대표자가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은 ‘멈춤’입니다. 평소처럼 돈을 쓰고, 평소처럼 자산을 정리하고, 평소처럼 거래처와 합의하면 안 되는 순간이 생깁니다.


채무자회생법은 관리인의 일정한 행위에 법원 허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재산 처분, 자금 차입, 소송 제기, 화해 같은 결정은 이제 평소의 경영판단과는 다른 결을 갖게 됩니다.


그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자료정리’입니다. 회생은 감정이 아니라 자료로 말하는 절차입니다.
대표자가 아무리 “회사 사정이 어렵다”고 말해도, 법원과 이해관계인에게는 매출 흐름, 재고, 미수금, 세금, 임대차, 인건비, 담보, 소송, 거래처가 정리된 자료가 더 중요합니다.


관리인이 조사보고(실사자체는 조사위원이 함)를 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표자의 설명은 결국 문서와 숫자로 바뀌어야 합니다.


간이회생은 특히 오해가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름만 보고 “조금 가벼운 절차”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간이회생은 가벼운 절차라기보다, 짧은 시간 안에 구조를 설득해야 하는 절차에 가깝습니다.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에 CRO 제도가 별도로 정리돼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채권자목록, 시부인표, 회생계획안, 자금수지가 흐트러지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회생에서도 본질은 비슷합니다. 채무자가 직접 설명해야 하는 것은 “지금 얼마나 힘든가”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버틸 수 있는가”입니다.


실무에서는 결국 소득 구조와 지출 구조, 그리고 지속 가능한 변제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회생계획은 희망을 적는 문서라기보다, 현실을 견딜 수 있는지 검증받는 문서에 가깝습니다. 제가 이 주제를 설명할 때 대표자에게 자주 드리는 말이 있습니다.


회생절차에서 대표자의 역할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회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사실을 정리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지 책임 있게 설명하는 일입니다.
이 두 가지가 비어 있으면 절차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게 됩니다.
회생절차는 대표자에게 질문합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 판단을 자료와 숫자로 설명할 수 있는가.


회생절차별_관리인업무_체크표_수정본_최종.jpg 윤소평변호사


법인회생이든, 간이회생이든, 일반회생이든 대표자가 해야 할 일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허가가 필요한 행위를 구분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계획을 현실화하고, 인가 뒤에도 이행을 관리하는 것. 그 과정을 피하지 않는 태도가 결국 절차의 안정성을 좌우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tI_uPMbnbE&t=347s


회생을 고민 중이라면 먼저 대표자가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숫자와 사실이 무엇인지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절차 선택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지속 가능한 영업 구조(소득구조)와 자료 정리 가능성입니다.


FAQ


Q1. 회생신청만 하면 숨을 돌릴 수 있나요?
신청 자체보다 개시 이후의 협조와 자료 정리가 더 중요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Q2. 대표자가 꼭 관리인이 되나요?
원칙적으로 대표자가 관리인으로 선임될 수 있고, 별도 선임이 없으면 법률상 관리인으로 보게 됩니다.


Q3. 간이회생은 정말 간단한 절차인가요?
절차 구조는 간명하지만 준비가 느슨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CRO 실무도 함께 봐야 합니다.


Q4. 대표자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평소 경영처럼 자금 집행이나 자산 처분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허가가 필요한 영역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Q5. 계획안은 낙관적으로 쓰면 안 되나요?
실무에서는 낙관보다 정합성이 중요합니다. 실제 이행 가능한 구조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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