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취향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그 사람의 전반적인 삶을 알아야 한다. 단지 외모나 옷차림 같은 겉모습만으로는 그 사람의 취향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물론 겉모습도 취향의 중요한 일부이긴 하다. 우리는 흔히 외적인 면을 보고 그 사람의 취향을 추측하지만, 그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그보다는 오히려 대화를 나눌 때의 자세나 태도, 업무 외 시간에 누구와 어울리는지,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음악을 즐기는지,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등 그 사람의 전반적인 생활 방식과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알아야 한다. 취향은 그가 살아가는 방식과 선호도, 가치관에 따라 다채롭게 형성된다.
그렇다면 내 취향은 어떤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취향을 갖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평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딱히 어떤 방향을 정하고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 없이 살다 보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결국 그 순간순간의 선택들이 내 취향을 대신하게 된다. 내가 의식하지 못한 채 형성된 취향이라면,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작가 최민석도 <피츠제럴드>에서 이렇게 말했다. "취향. 이것은 한 사람이 자라난 가정의 분위기, 여행 간 곳의 정취, 입어온 옷의 질감, 마신 차의 향, 대화를 나눈 사람들의 품격 등으로 결정된다. 살면서 체험한 모든 취미, 레저, 교양 행위로 쌓아낸 자산이다."
취향은 단순한 취미나 일시적인 선택이 아니라, 내 삶 속에서 쌓아가는 자산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어떤 음악이 나의 감성을 자극하고, 어떤 책을 읽을 때 내적인 충만감에 사로잡히는가?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할 때 기분이 좋은가? 취향 역시 생각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삶의 무늬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