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흐르는 강물처럼

by 서영수

동이 트는 아침과 해가 지는 저녁은 비슷해 보이지만, 해가 질 때의 풍경이 사뭇 더 비장하게 다가온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조용히 사라지기 때문인지,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다. 자신의 할 일을 다한 자연은 마치 "오늘 하루를 나처럼 온전히 살았느냐?"라고 묻는 듯하다.


그래서 해가 질 무렵이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오늘 하루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한 것 같은 안타까움 때문이다.


심란한 마음에 창밖을 보니, 사람들이 저마다의 길을 걸으며 분주히 오가고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물어가는 하루를 뒤로한 채 각자의 집으로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시간은 변함없이 자신의 리듬을 유지한 채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다.


이 순간, 시간의 흐름과 침묵의 의미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마치 나이가 드는 것이 변하느냐 변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변한 자신을 받아들이느냐 받아들이지 못하느냐의 문제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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