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연방경제기술부(BMWi)에서
1990년 10월 3일에 독일이 통일되고나서 벌써 32년이 지나가고 있다. 나는 이때 우리에게도 곧 통일의 바람이 불어올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독일 연방경제기술부(BMWi)에 파견되어 있었다. 이 부처에 ‘동독 경제국’이 있어 통일 관련 자료와 동독지역 경제정책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독일 통일과 관련된 몇 가지 사항을 소개한다.
1. 독일통일은 독일기본법(헌법)에 의거 동독의 주(Land)들이 연방공화국에 가입하는 방식이었다. 다시 말하면 11개 서독 주로 구성된 독일연방공화국에 5개 동독 주가 가입하는 방식, 일종의 ‘흡수통일’이었다. 각 주가 주민의 총의로 연방에 가입하였다.
2. 통일비용은 서독 주에서 걷은 재원을 동독 주로 이전했고, 유럽연합(EU)도 일부 부담했다.
3. 통일 당시에 서독 주와 동독 주의 차이가 엄청났다. 대체로 25년 정도 지난 뒤에야 통일 후유증이 가라앉았고, 통일 후 15년 지나면서 동독 출신 메르켈(Merkel)이 총리가 되어 16년 동안 총리로 재임하였다(2005.11.22.~2021.12.7.)
북한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나는 1981년부터 40개월간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면서, 김포·강화지역에서 휴전선을 지켰다. 군 복무 중에도 그랬지만 나는 ‘우리가 역사와 전통을 같이 해 온 한겨레인데, 왜 갈라졌고, 전쟁을 했으며, 지금까지 이러고 있을까?’를 생각해왔다.
이에 대해, 나는 우리가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남한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데, 북한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운운하는 집단(반국가단체)이 제대로 역사와 사실관계를 알지 못하는 북한 주민을 지배하고 있다. 통일에 있어서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는 민주시민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북한 주민을 어떻게 현대 사회에 적응시킬 수 있을까라고 본다.
해방 후 동서간 냉전의 이념이 대립되면서, 일본군 무장해제를 나누어하자며 38도선을 그어 놓고는 소련의 사주로 김일성이 전쟁을 일으켰다. 북한은 인권을 깡그리 무시하는 불량집단이다. 우리도 과거 권위주의정부는 민주적 정당성의 부족으로 남북통일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고, 민주화 항쟁 이후 등장한 정부에는 제대로 준비된 통일전략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젊은 세대는 남북한이 전쟁을 하지 말고, 이 상태로 영원히 단절되어 살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전세계가 연결된 현대 사회에서 지금처럼 철조망과 지뢰로 구분된 인위적 장벽인 군사분계선이 아니라면 육지로 연결되어 있고, 언어와 역사가 같은데 영원히 갈라서서 지낼 방법이 없다. 남북통일은 우리에게 부여된 숙명이라고 보아야 한다.
아래는 2008년에 쓴 『무심천에서 과천까지』에 써 둔 글인데 이 글부터 소개한다. 14년이나 지났는데도 주변 여건이 거의 변하지 않은 채 세월이 지난 것이 씁쓸하다.
나의 생각-남북통일을 준비하자(2008년)
독일은 갑작스런 통일로 인하여 현재(2008년)까지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이 분야에 많은 전문가가 있고, 시나리오가 있지만 나름대로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통일 전 서독은 동독보다 인구, 면적에서 약 3배였다. 우리의 경우 인구는 우리가 북한의 약 2배지만 면적은 북한이 약간 더 크다. 경제력을 비교하면, 통일 전 동독은 나름대로 동구 유럽에서 상당히 잘 사는 나라였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북한은 식량마저 자급하지 못하는 세계 최빈국의 하나이다.
나는 항상 독일처럼 우리나라도 어느날 갑자기 통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도 우리 세대에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일이 되면 우리는 사회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산에 나무도 없어 비만 오면 전 지역이 모두 휩쓸려 나가는 헐벗은 땅에서 살고 있고, 거의 모두를 우리에게 의존할 북한을 먹여 살려야 한다. 북한사람 1명을 남한사람 2명이 부양해야 하는 것이다.
독일은 통일 전 동독의 각종 경제, 사회통계를 믿고, 통일재원을 아주 쉽게 생각한 것 같다. 우리는 지금부터 북한의 경제재건, 통일재원 등에 대해 준비해두어야 한다. 북한 정권의 붕괴, 그리고 이에 따른 혼란에 대해서도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
독일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북한지역 토지를 원소유자에게 반환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 일제 때의 토지공부를 가지고 있거나, 상속받은 사람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독일처럼 토지를 원소유자에게 반환하는 원칙을 세우면, 소유권 문제가 완결될 때까지 그 토지나 인접 지역까지도 시장기능에 따른 투자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각종 SOC사업을 할 때 문제가 되듯이, 몇몇 토지가 전체 계획을 방해할 수 있다. 토지소유자도 토지 자체보다 재산 가치에 관심이 있을 것이므로 전(前) 소유자에게 토지 대신 일정 범위의 금전 보상을 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선 북한지역에 나무를 심고 환경을 정화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언젠가 인공위성에서 찍은 북한지역 사진을 보니, 나무가 거의 없는 헐벗은 지역이 많았다. 비가 오면 금방 휩쓸려 나갈 우려가 있는 장소에 주택이든 공장이든 투자할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회간접자본에 대해 독일은 서독의 재원뿐 아니라 전체 유럽의 지원을 받았는데, 우리도 이와 유사한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 특히 주변 국가인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이 모두 남북분단 문제에 책임이 있으므로, 이들이 통일재원의 일부를 분담하도록 국제적 여론을 조성하자. 비무장지대(DMZ)를 조심스럽게 생태공원으로 조성하여 이곳에서 오염되지 않은 생태를 관광하는 자원을 통일재원으로 사용하자.
( 『무심천에서 과천까지』(2008) 136쪽부터 138쪽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을 분리하자
헌법 제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 북한은 반국가단체가 사실상 그곳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고, 북한 주민은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으로 되어 있다.
방어적 민주주의(defensive democracy)라는 말이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려는 세력으로부터 민주주의 스스로 방어를 위해 민주주의에 반하는 권리나 자유, 사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정치철학이다. 형식적인 가치 상대주의를 극복하고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를 수호함으로써, 실질적 법치를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위키백과)
김정은 등 북한 지도층은 우리 국토의 일부분을 무력 점거하고 있는 반국가단체이고, 그들에게는 분명히 형법상 내란(內亂)·외환(外患)의 죄와 국가보안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여기에 동조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부분 북한 주민은 태어나면서부터 김일성 유일사상에 세뇌되어 있다. 탈북 새터민을 보면 그들은 우리와 같이 생각하고 생활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내가 알기로 그들이 가장 놀라는 것은 6·25동란이 북한의 남침으로 일어났다는 것과 자기들이 곧바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취급된다는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통일정책은 북한 지도층은 반국가단체이고,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즉 북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요즈음 정치권의 싸움거리로 시끄러운 ‘북한어민 강제(?) 북송 사건’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통일방식은 자유민주적 평화통일이다
남북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방식으로 통일해야 한다. 독일(독일기본법을 동독 5개주가 수용하였다)처럼 북한이 대한민국 헌법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북한 주민의 민주화 시민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헌법 제4조, 제66조 제3항)에 동의하고, 스스로 대한민국을 받아들이게 하자. 대한민국헌법은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하고 있고 일단 통일까지 고려해서 만들어진 형태의 헌법이다. 만일 대한민국헌법 중 북한 주민이 정녕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항이 있다면 이걸 통일헌법에 반영해서 고치자.
북한은 1960년대부터 소위 ‘고려연방제’를 주장해 왔다. 이것은 남북한이 완전한 통일에 이르기 전에 남북이 서로 상이한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면서 연합된 연방을 구성하자는 것이다. 그들은 정치선전으로 남한 국민을 물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궁극적으로 김일성 유일사상으로 남한을 통일하려는 수작이다. 그들은 무력 적화통일(赤化統一)을 노리고 있다.
국가보안법 제5조에서 제8조에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情)을 알면서’라는 표현이 있다. 북한의 지도층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그들은 동독처럼 서독에 흡수되는 형태로 흡수통일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북한 주민 때문이 아니라 자기들 안위 때문이다.
통일의 모습
남북이 통일되면 국토면적이 2배로 늘어나고(북한 면적이 남한보다 약간 크다), 인구가 5,184만명에서 7,783만명으로 늘어난다. 전세계에서 인구로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제치고 유럽에서 제일 인구가 많은 독일(19위) 다음으로 20위가 된다. 이로서 인구감소 문제와 노동력 부족현상이 완화되고 약 8천만명에 이르는 내수기반이 확보될 것이다.
* 독일 8388만명(19위), 태국 7007만명(20위), 영국 6849만명 (21위), 프랑스 6558만명(22위), 이탈리아 6026만명(25위), 한국 5184만명(28위), 북한 2599만명(56위)
〔출처: KOSIS(2022년 기준, 통계청, UN, 대만통계청)〕
먼저 남북통일이 되고 나면 역사적으로 우리 겨레가 지배해 오던 만주 옛땅 문제가 거론될 것이다. 이때가 우리가 반도국가에서 대륙국가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나는 이런 과정을 그린 그레이트 게임(Green Great Game)이라고 부르려 한다.
우리 기술과 건설 인프라는 빠른 시일 내에 북한을 근대화시킬 수 있다. 통일이 되면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북쪽으로도 분산시킬 수 있다. 이로서 현재 겪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그랜드 플랜이 생긴다.
통일에 대한 주변국의 태도
우리를 둘러싼 4개국(미중일러)은 대체로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를 차례로 살펴보자.
중국은 남북통일을 원하지 않는 방해자이며,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적당히 ‘관리’하다가 유사시 북한을 흡수하려고 한다. 그들은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만리장성이 한반도 내부에까지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북한에 급변사태가 생기면 즉시 북한에 진입(사실은 또 다른 침략이다, 우리 강역은 한반도 전체이기 때문이다)하려고 압록강, 두만강 접경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일본은 남북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북한의 위협을 핑계 삼아 이른바 ‘평화헌법’을 폐기하고 교전권을 회복하려 한다. 북한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재무장 논리로 삼아 항공모함 건조 등 국방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7월 10일 참의원 선거 결과 개헌선(2/3)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제 곧 그들은 본색을 드러낼 것이다.
미국은 현재 중국을 견제하는데 한국을 이용하려고 한다. 쿼드플러스(Quad Plus)로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에 참가하라고 강권한다. 언제든지 신(新) 애치슨 선언(1950년 한국을 미국의 방어선 바깥에 둔다는 이 선언으로 한국전쟁이 일어났다)으로 갑자기 한국을 버릴 수 있다. 현재로는 우리와 동맹이자 자유민주주의 이념으로 가장 배짱 맞는 나라가 미국이지만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우리를 배신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러시아는 대체로 중립적이지만, 시베리아 등 동부 러시아 발전에 남북통일이 도움이 되므로 남북통일을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북쪽 대륙에 있던 나라(중국)와 남쪽 섬 나라(일본)로부터 여러 차례 침략을 받았다. 이런 점에서 나는 이들을 가상 적국, 즉 우리와 싸울 가능성이 높은 주적(主敵)으로 예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북한은 우리와 통일을 의론할 대상이고, 북한 주민은 우리 국민이며, 북한 지도층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할 집단인 것도 분명하다.
우리는 4개국에 대하여 2+4=1의 통일전략을 주장한다.
(2022년 6월 20일 발행자료「우리의 통일전략은 2+4=1이다」참조)
통일재원은 남한 재원의 이전, 북한 지하자원, DMZ 생태공원화, 국제 협조로 조성
남북한 통일에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것이 분명하다. 통일재원의 일부는 긴장완화와 국방비 감축으로 메꿀 수 있고 상당 부분을 남한에서 한참 동안 지원해야 할 것이다. 앞서『무심천에서 과천까지』에 쓴 글처럼 결국 남한주민 2명이 북한주민 1명을 지원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경제규모가 남한에 비해 미미하므로 당장의 부담은 크지 않을 수 있다.
2020년 기준 자료에 의하면 인구는 남한이 북한의 2배, 명목 GNI는 남한 1,948조원 북한 35조원으로 55.7배이고, 1인당 국민 총소득(GNI)은 남한이 3,762.1만원 북한 137.9만원으로 27.3배라고 한다. 경제 규모 차이가 엄청나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출처: 한국은행 남북한의 주요경제지표 비교)
북한 주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해 남한 주민의 호주머니에서 매년 약 2% 정도(1인당 3만5천불의 2%는 700불)를 떼어 북한으로 이전한다면 현재 연 1300달러 수준인 북한의 소득을 2배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 (독일에서는 서독 주의 세입에서 매년 2% 정도가 동독 주 쪽으로 이전되었다고 한다)
북한에는 희귀 광물 등 지하자원이 상당하다고 한다. 이를 가치로 따져보면 거액이라고 한다. 이걸 체계적으로 개발하면 통일재원의 상당부분을 조성할 수 있다.
1953년 종전 이후 사람의 왕래가 없던 DMZ 지역을 세계인의 생태관광자원으로 만들자. 아마존 등 열대우림지역이 그토록 유명한 관광자원이라면 4계절이 뚜렷한 우리쪽이 더욱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주변 나라들이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에 대해 모두 책임이 있으므로 북한지역 경제재건을 국제적으로 돕도록 만들어야 한다.
남북 협력이 시급한 분야
남북한 합의서 등에 주요 협력 분야가 명시되어 있겠지만, 다음 사안부터 시급하게 해결해야한다.
- 남북 주민의 일체감 형성을 위한 언어 협력과 신문·방송 개방
- 동북공정 및 임나일본부 등 역사문제에 대한 공동 연구와 대응
- 재해예방을 위한 협력(황강댐 방류 문제)
- 전염병 예방을 위한 협력(코로나19 대응)
- 산림녹화를 위한 나무 심기
- 주민 월경(탈북 또는 탈남)시 처리 매뉴얼 마련
지뢰제거문제
무엇보다 DMZ지역의 지뢰 제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하여 지뢰 관리체제가 무너지면 큰일 난다. 지뢰는 설치한 쪽에서 제거하는 것이 용이하다. 이게 문제가 생기면 지뢰제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완전 제거될 때까지 그 지역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된다. 라오스는 벌써 수십 년 전에 끝난 베트남 전쟁 때 설치된 지뢰 때문에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
북한을 변화시키는 방법, 새터민 활용과 선거제도 개편(중선거구제)
남북통일문제와 관련, 북한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1989년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독일통일과 소련 붕괴 등과 관련된 현상을 <역사의 종말>이라고 불렀다. 자연스레 민주주의의 승리로 이념논란이 끝났다고 하였다.
그러던 중 올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모든 게 뒤죽박죽되어 버린 모양이다. 역사가 다시 시작된 것일까. 새뮤엘 헌싱턴의 <문명의 충돌>이 맞는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하는데, 우리가 끼어야 하나 등등이 문제다.
나는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든지 그곳 주민의 자주적 결정으로 자기들 운명을 정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건 북한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우선 전세계에 유래 없는 공산세습왕조부터 끝나야 한다. 그리고 북한 주민이 자주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민주시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만일 통일을 하더라도 상당기간 남북간 자유왕래는 금지되어야 한다고 본다.
남북의 동질감 회복을 위해서는 우선 약 2만7천명으로 알려진 새터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들이 북한 실정을 남한에 충실하게 전달하고, 출신지역을 연고로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면 어떨까.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방법도 있다. 국회의원, 지방의원 선거구를 중선거구제로 바꾸어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을 선출하게 하고, 다양한 배경과 정치이념(여기에는 사회주의 등이 포함될 수 있다)을 가진 후보자가 출마할 수 있도록 하자. 이를 위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거나 보완하는 방법이 있겠다.
서구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공산당이 합법화되어 있다. 이렇듯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사회주의 이념이 서로 정책 대결을 펼치면서, 북한지역에는 남한 출신들이, 남한지역에는 북한 출신들이 출마할 수 있도록 서로 문호를 개방하면 실질적으로 통일이 앞당겨질 수 있지 않을까.
* 『푸른 나라 공화국』(2020)의 「남북통일을 생각한다」(143~153쪽)를 기초로 수정하여 발행